직속 부대 "전투 거부"·야당선 "철군"..내부서 커지는 '반푸틴'

박용하 기자 2022. 5. 29.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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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근위대 115명 "전장서 싸우는 건 임무 아냐" 주장 끝 해고
연해주 의회선 이례적 '이견'..NYT "러 내 반전 여론 확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직속 부대로 알려진 국가근위대(Rosgvardia) 소속 대원 115명이 우크라이나에서의 전투 임무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극동 연해주에서는 최근 야당인 공산당 소속 주의원들이 우크라이나에서의 철군을 촉구하는 공개 성명을 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며 러시아 내부의 이견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8일(현지시간) 모스크바타임스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군사법원은 지난 25일 우크라이나에서의 전투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115명의 국가근위대 대원들이 제기한 소송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2016년 창설된 국가근위대는 대통령 직속 부대로, 반정부시위 진압 등 러시아 내 공공질서 유지가 주된 임무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점령지 질서 유지를 명목으로 국가근위대를 전장에 보냈으나, 주요 지역들의 장악에 실패하며 이들까지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에 노출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송을 낸 근위대원들은 지휘부가 당초 자신들에게 전장에서 직접 싸우지 않아도 되는 선택권을 줬기에 해고는 불법이라 주장했다. 일부 대원들은 법정에서 “우리와 함께 주둔한 근위대원들의 임무는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거리와 교차로를 지키는 것이었다”고 증언했다. 이들의 변호사는 재판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며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러시아 내 이견은 지난 27일 극동 연해주 주의회에서도 돌출했다. 야당인 공산당 소속 주의원들이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에서 즉각 철군할 것을 촉구하는 공개성명을 발표한 것이다.

성명에 참여한 공산당의 레오니드 바슈케비치 의원은 “(우크라이나에서) 군사작전을 멈추지 않는다면 러시아엔 지금보다 더 많은 고아가 생겨날 것”이라며 “군사작전 중 많은 이들이 장애인이 됐다. 이들은 나라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젊은이들”이라고 성토했다.

성명이 발표되자 올레그 코제먀코 연해주 주지사와 다른 주의원들은 성명을 발표한 의원들을 ‘반역자’라 비난했으며, 주의회는 투표를 거쳐 바슈케비치 의원 등의 회의 발언권을 박탈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서방 외신들은 이번 사건을 두고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반대하는 여론이 퍼지는 징후라고 분석했다. 명목상 야당이지만 그간 실질적으로 푸틴 대통령을 지지해온 공산당에서 전쟁 반대 성명이 발표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며 러시아에서는 최근 공개적인 반대 여론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스위스 제네바 주재 러시아 외교관 보리스 본다레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항의로 주제네바 러시아 대표부에 사직서를 내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외국 외교관 등에게 보낸 서한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월24일만큼 내 조국이 부끄러웠던 적은 없었다”면서 “공직자로서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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