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불명 급성간염' 전 세계서 650명 확인
WHO "5세 미만이 75%"
사람 간 전파 가능성 사례도
세계보건기구(WHO)가 주시하고 있는 원인불명 급성간염 의심 사례가 전 세계적으로 650명 확인됐다. 특히 일본에서 31명 발생해 영국·미국 다음으로 많다.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으며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이 있는 사례도 보고됐다.
29일 WHO와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4월5일 영국에서 원인불명 급성간염 의심 사례가 처음 보고된 후 지난 26일까지 33개국에서 모두 650명이 확인됐다. 영국이 222명으로 가장 많으며 그다음은 미국 216명이다. 일본이 31명을 확인해 그 뒤를 잇는다. 스페인 29명, 이탈리아 27명, 네덜란드·벨기에 각 14명, 이스라엘 12명, 포르투갈 11명 등이다. 유럽이 22개국 374명(58%)으로 가장 많다. 650명 중 최소 38명이 간 이식이 필요했으며 9명이 사망했다. 국내에선 지난 1일 10세 미만 어린이의 의심 사례 1건이 신고됐다.
급성간염 의심 사례의 대부분은 어린이들이다. 유럽 질병예방통제센터(ECDC)에 따르면 5세 미만 어린이가 75%에 이른다.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WHO는 “어린이 간염은 해마다 발생했는데, 올해 특히 더 많이 발생하는 것인지 파악하고 있다”며 “몇몇 국가는 예상보다 많은 수가 보고되고 있다고 밝혔다”고 했다. 의심 사례 간의 특정 장소나 음식, 약물, 동물 등 공통점을 발견하지 못한 상황이다. 다만 WHO는 스코틀랜드·네덜란드에서 보고된 일부 사례를 두고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의 관련성도 아직 조사 중이다. 의심 사례 중 상당수는 감기·독감과 비슷한 증상을 일으키는 아데노바이러스 양성을 보였고, 영국은 최근 코로나19와 함께 유행한 아데노바이러스 활동성이 증가하는 양상을 관측했다고 밝혔다.
ECDC에 따르면 급성간염 의심 사례 중 코로나19 양성이 확인된 건 188명 중 23명(12.2%), 아데노바이러스 양성이 확인된 건 181건 중 110건(60.8%)이다.
원인불명 급성간염 의심 사례는 주로 황달, 복통, 설사, 구토 등 위장 관련 증상을 보인다. 대부분 발열 증상은 없고, A·B·C·D·E형 간염이 확인되지 않는다. WHO는 예방법으로 손 소독, 환기, 거리 두기, 마스크 착용 등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용해 권고하고 있다.
허남설 기자 nsh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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