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도부 혼선 사과"..당내 '쇄신안 갈등' 일단 봉합

박홍두 기자 2022. 5. 2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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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밤 긴급 비대위 개최 "단합해 선거 승리 매진" 입장문
정치교체·성폭력 무관용 등 '5대 쇄신 과제' 발표 절충안도
쇄신 일단 뒤로..선거 후 8월 전당대회까지 충돌 불씨 여전

더불어민주당이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86그룹 용퇴론’ 등 쇄신안 갈등을 봉합했다. 지난 28일 밤 긴급 비대위 회의에서 “지도부의 혼선으로 걱정을 끼쳐 사과드린다”고 밝히면서다.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일단 내홍을 일단락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뜻을 모은 것이다. 다만 박 위원장이 제안했던 ‘더 젊은 민주당’과 ‘팬덤정치와의 결별’ 등 5대 쇄신과제를 선거 이후 추진하기로 해 갈등의 불씨는 살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28일 오후 8시부터 2시간 동안 긴급 비대위 회의를 한 뒤 “향후 단합해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박 위원장과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이 혼란에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비대위원들은 공동 유세 등 함께할 것은 함께하기로 했다”며 “당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기 위한 진통이라고 인식하고, 지방선거 승리와 당 혁신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위는 ‘5대 쇄신과제’를 발표했다. ‘청년 정치문을 넓히고 정치교체를 완성’ ‘성폭력 등 범죄 행위에 대한 무관용 원칙 확립’ ‘대선 때 대국민 공약을 신속히 이행’ ‘해당 행위와 언어폭력에 엄정히 대처’ ‘양극화 해소, 기후위기, 국민연금, 인구소멸, 지방청년 일자리 등 해법 추진’ 등이다.

민주당은 지난 24일 박 위원장의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부터 시작된 내부 갈등을 마무리하는 수순을 밟는 분위기다.

앞서 박 위원장이 ‘86그룹 용퇴론’과 ‘폭력적 팬덤정치와의 결별’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지도부와 86그룹 의원 일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내부 갈등이 커지자 박 위원장은 27일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공동 유세문 발표를 윤 위원장에게 제안했으나 거부당했다”고 밝혀 파문이 증폭됐다.

이날 합의는 민주당이 박 위원장의 쇄신 의지를 존중하면서도 선거라는 시점을 고려한 절충안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대위 관계자는 29일 “박 위원장 제안에 이견이 큰 게 아니었지만 시점과 상황이 맞느냐는 반론이 적지 않아 선거 이후 추진과제로 정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5대 혁신안을 지도부가 모두 수용했다. 감사드린다”며 “낡은 기득권을 버리고, 오직 국민만 바라보겠다. 당 역량을 총동원해 지방선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선거 직후가 더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 위원장이 쇄신 의지를 다시 세울 경우 격돌이 불가피하다. 강성 지지자들과 일부 의원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이재명계와 비이재명계 간 당권 경쟁이 예고된 상태이다.

박 위원장이 비대위 회의 전 윤 위원장,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 ‘3자 회동’을 제안하고 회동에서 쇄신안 추진을 설득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지자 당내에선 선거 직후 치열한 ‘쇄신 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고 대변인은 3자 회동이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3자 회동은 선대위원장 세 분의 회동인데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당 쇄신 내용”이라며 “그래서 비대위원들이 논의했다”고 전했다. ‘86그룹 용퇴’에 대해선 “그 얘기는 안 나왔다”고 말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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