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김은혜 초박빙..선거 막판 '민생'으로 부동층 공략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문광호 기자 2022. 5. 29.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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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간 31개 시·군 방문 김동연 6·1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 지사 후보가 29일 경기 연천군 전곡초등학교에서 열린 총동문회를 찾아 지지를 호소하자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산본 로데오거리 유세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 지사 후보(오른쪽)와 안철수 경기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29일 군포 산본 로데오거리에서 열린 유세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대선 연장전 상징에 총력전
여론조사 대부분 접전 양상
김은혜 ‘정권 안정론’ 강조
김동연 “견제를” 지지 결집
윤석열 정부 초 정국 영향에
민생·부동층 등이 막판 변수

6·1 경기지사 지방선거는 최대 격전지다. 선거일을 사흘 남겨둔 29일까지 김동연 더불어민주당·김은혜 국민의힘 후보 간 초박빙 접전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가장 많은 인구가 몰려있는 광역자치단체인 데다 두 달 전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이재명 민주당 후보에게 5.32%포인트차로 패배한 곳이다. 여야는 사실상 ‘대선 연장전’을 벌이듯 사활을 걸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권안정론으로, 민주당은 국정균형·인물론으로 맞섰다. 경기지사 선거 결과가 6·1 지방선거의 승패는 물론 여야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기도는 지난해까지 이재명 전 후보가 지사였던 곳이다. 민주당은 2018년 지방선거와 2020년 총선, 3·9 대선까지 최근 전국 선거에서 내리 세 번 이긴 지역이다. 지난 대선에서 이 후보와 손을 잡았던 김동연 후보가 ‘명심’ 후보로 불리는 이유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를 역전할 전초기지로 경기지사 선거를 지목하고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김은혜 후보는 대표적인 ‘윤심’ 후보로 꼽힌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선대위 공보단장을 맡았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는 당선인 대변인을 지내며 측근으로 자리매김했다. ‘윤심’에 힘입어 경선에서 대선 주자였던 유승민 전 의원을 제치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여론조사 결과는 초접전 양상이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일(지난 26일) 이전 실시된 10여개 여론조사 중 거의 대부분 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결과가 나왔다. 방송 3사(MBC·KBS·SBS)가 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입소스에 의뢰해 지난 23~25일 조사한 결과(경기도민 1000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김동연 후보 39.1%, 김은혜 후보 37.7%였다.

민주당 지지세가 대선 이후 다시 결집하고 최근 윤석열 정부 초반 국정안정 여론 역시 상승 추세를 보이면서 두 후보 지지율이 박빙 양상인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지사 선거를 가를 막판 관건은 ‘윤석열·민생·부동층’이 열쇳말로 꼽힌다. 윤석열 정부 초반 국정에 대한 기대 효과가 점점 높아지는 상황이 표심으로 직결될지가 주목된다. 김은혜 후보는 “윤석열 정부에 힘을 실어달라”며 ‘정권 안정론’을 내세운다. 김동연 후보와 전임 지사이자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인 이재명 전 후보를 동시에 비판하는 양면 전략이다. 김은혜 후보 측 관계자는 “현장에서 지난 4년간의 도정을 심판해달라, 이번 여당은 뭔가 이뤄내달라는 기대를 많이 듣고 있다”고 전했다. 김은혜 후보가 지난 24일부터 유세용 흰색 점퍼를 당 상징색인 빨간색 점퍼로 바꿔 입은 것도 이 같은 기대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됐다.

김동연 후보와 민주당은 국정균형론을 내세우며 윤석열 정부 견제 심리를 부각하고 있다. 김동연 후보는 전날 유세에서 “윤석열 정부의 오만과 독주를 비판하고 견제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또 24일에는 정치개혁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의 변화도, 정치교체도 제가 앞장서겠다”며 나섰다. 최근 당 지지율이 급락한 것과 관련해 ‘혁신 승부수’를 띄우며 중도층 표심에 호소한 것이다.

민생 문제도 후보들이 집중하는 부분이다. 가장 많은 인구가 살고 있지만 서울에 비해 낙후된 교통·주거 문제 등 민생 현안이 산적해 있다고 보고 갖가지 공약을 제시했다. 김동연 후보가 “경제부총리 등 37년간 경제관료로 활동하며 민생을 책임진 유능한 일꾼”이라고 자부하자, 김은혜 후보는 “민간 주도 경제성장에서 경기도가 중심이 되게 할 후보, 중앙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이끌어낼 후보”임을 자임했다. 두 후보는 특히 이재명 전 대선 후보의 ‘기본소득’ 정책 시리즈를 놓고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김은혜 후보는 “폐지”를 외친 반면 김동연 후보는 “업그레이드”로 맞받았다.

부동층 향배와 투표율 등은 막판 승패를 가를 요소로 분석된다. 양측 지지층이 결집해 승부가 첨예해질수록 마음을 결정하지 못한 10% 안팎의 부동층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두 후보 측은 ‘네거티브전’을 비롯해 정국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김동연 후보는 방송 3사 TV토론에서 김은혜 후보의 ‘KT 부정청탁’ 의혹 등을, 김은혜 후보는 김동연 후보의 고액 후원금 의혹 등을 제기하며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의 용산 집무실 이전 논란과 내각 인사 비판 여론 등을 악재로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은 박완주 의원 성비위 의혹,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 입법 강행 처리, 당내 쇄신 갈등 등이 걱정거리다. 두 후보 측 모두 승리를 자신하고 있지만 당 안팎 상황이 부동층 표심에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홍두·문광호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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