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3% 이자 '후원용 펀딩'부터 레트로 게임까지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이삭 기자 2022. 5. 29.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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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각은 중국집 아닙니다’
이름 활용 선거 홍보 문구
철모·머슴 복장 등 차별화

자신의 이름을 유권자에게 각인시키기 위한 6·1 지방선거 출마 후보들의 이색 선거운동이 눈길을 끌고 있다. 펀딩으로 선거자금도 마련하고 유권자들을 조직하려는 후보, 젊은 세대에게 익숙한 뉴스레터를 이용해 선거운동에 나서는 후보 등이 등장했다. 유튜브를 활용하거나 독특한 복장과 재치 있는 문구로 선거운동을 하는 후보들도 있다.

우형찬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 후보(양천구 신월1·3·4·5·7동)는 ‘우렁찬 펀드’ 이름으로 펀드를 모집 중이다. 1만원 이상 투자하면 선거가 끝나고 2개월 뒤인 8월1일 원금과 약속한 연 3%의 이자가 지급된다. 우 후보는 29일 “지방자치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깨끗한 선거를 실천하기 위해 펀드를 시작했다”면서 “1만원부터 최고 200만원까지 펀딩하는 유권자들이 400명에 달해 힘이 난다. 선거비용을 보전받으면 약속대로 이자를 붙여 되돌려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선거펀드는 공직선거법에 규정된 후원금이 아닌 개인 간 채무 계약이다. 연 3% 시중금리로 채무 계약을 맺는 것이기 때문에 기부행위에 해당하지 않아 자금이 부족한 후보들이 활용하고 있다.

서울 강동구 바선거구에 출마한 권대훈 정의당 구의원 후보는 ‘구의원 키우기’ 게임을 이용해 뉴스레터 구독자를 모집하고 있다. 목표는 8000명이다. 유권자 8000명의 지지를 받으면 후보가 당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후보가 공약으로 내건 정책과 선거운동 소식을 받아보기 위해 e메일을 등록하는 페이지에 들어가면 ‘권대훈 구의원 만들기 8000GOGO’라는 8비트 레트로 게임이 뜬다. 구독자가 늘어나면 캐릭터 레벨이 상승한다.

경기 여주시장 선거에 출마한 이항진 민주당 후보는 유튜브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 후보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영상에는 이 후보의 배우자 자매가 주로 등장한다.

이들은 민주당 상징인 파란색 옷을 입고 선글라스를 낀 채 출연해 누리꾼들 사이에서 ‘펭귄자매’로 불리고 있다. 펭귄자매는 이 후보 공약을 핵심만 간추려 소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홍성각은 중국집이 아닙니다.’ 충북 청주시의원 서원구 바선거구에 출마한 홍성각 국민의힘 후보는 이 문구가 적힌 홍보판을 들고 지역구를 돌아다니며 선거유세를 벌이고 있다. 홍 후보는 “재치 있는 문구로 시민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지역구에는 주성각, 태성각, 삼성각, 왕성각 등 수많은 중국집이 있지만 홍성각은 없다”고 말했다.

대전 서구청장 선거에 나선 서철모 국민의힘 후보는 자신의 이름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철모’를 쓰고 거리유세를 하고 있다. 서 후보 측은 철모 유세가 시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자 ‘청년철모유세단’을 결성해 활동하고 있다.

충남 보령·서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나소열 민주당 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은 공룡 인형 옷을 입은 뒤 기호와 이름이 적힌 팻말을 들고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충북 옥천군의원 옥천읍 가선거구 안효익 무소속 후보는 흰 바지와 저고리를 입고 선거운동을 한다. 머리에는 ‘진짜 일꾼’이라고 적힌 띠를 둘렀으며, 지게도 져 영락없는 머슴 차림이다. 안 후보는 “열심히 일하겠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머슴 복장을 했다”고 말했다.

윤희일·김보미·이삭 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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