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총 막는 건 좋은 총뿐” 美총기협회, 총기 참사에도 규제 반대
3년만의 컨벤션… 트럼프도 참석
잇단 참사에도 “총기 더 확대하자”
정치인·법조인 등 회원 550만명
미국 텍사스주 유밸디 롭 초등학교에서 총기 난사로 어린이와 교사 21명이 숨진 가운데, 불과 사흘 만에 현장에서 차로 3~4시간 떨어진 휴스턴에서 미 최대 규모의 총기 판촉 행사가 열려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총기협회(NRA)가 27일(현지 시각)부터 사흘간 팬데믹 이래 3년 만에 첫 대면 연례 컨벤션을 개최,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총기를 더 확대하자”는 주장을 쏟아내고 있다.
- NRA는 무슨 단체인가.
미국 총기 관련 최대 이익단체다. 남북전쟁 직후인 1871년 군인 사격술 신장을 위해 설립됐다. 지금은 거세지는 총기 규제론에 맞서는 게 최대 임무다. 실제 미국 내 총격 사망 급증에도 의회는 지난 10년간 총기 구매자의 신원 조회 같은 기본적 총기 규제 입법조차 실패했으며, 총기 생산·구매량은 매년 급증하는데 그 배후에 NRA가 있다.
- NRA는 왜 막강한가.
우선 정치인과 법조인, 연예인 등 여론 주도층 인사 550만여 명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NRA는 연 4억달러(5000억원) 이상의 예산 중 절반 이상을 대관 로비와 홍보 자금으로 쓴다. 대통령부터 연방·주의원, 판사 등 공직자들의 ‘총기 옹호 성향’을 파악, A~F 6개 등급을 매겨 관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A급은 주로 공화당 유력 정치인들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현재 각 지역 후보들의 TV 광고전에서 총기 규제 내용은 20여 건에 불과한 반면, 총기 옹호 관련은 100건이었다. NRA 로비의 결과다.
- 18세 고교생이 초등생들을 쐈는데 무슨 논리로 총기 확대를 주장하나.
‘나쁜 총을 막는 건 좋은 총밖에 없다’는 논리다. 교사 등 ‘선량한’ 일반 시민을 더 무장시켜 ‘악한’ 총격범을 제압하라는 것이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컨벤션에 참석해 “(총기 규제는) 법을 지키는 시민까지 무장해제하라는 것”이라며 “악(惡)의 존재는 오히려 시민들을 무장시켜야 할 이유”라고 했다.
NRA는 총기 난사는 정신병이나 가정 붕괴 등 개인의 문제일 뿐, 미 독립 혁명과 개척의 수단이었던 총기 자체를 죄악시하거나, 수정헌법 2조에 보장된 총기 소유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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