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경기만에 우승..양지호 "아내 말 잘들어서"
프로 데뷔 15년 만에 첫승
최종일 샷 이글 포함 6언더
"캐디로 경기 함께 한 아내
욕심부리지 말라며 조언"
양지호는 29일 경기도 이천시 블랙스톤 이천GC(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쳤다. 합계 7언더파 281타를 적어낸 양지호는 단독 2위 박성국(34)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코리안투어 데뷔 15년 만이자 133번째 대회에서 챔피언에 등극한 양지호는 우승상금으로 1억4000만원을 받았다.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인 양지호는 큰 기대를 받으며 2008년 코리안투어에 데뷔했다. 그러나 한국 최고의 골퍼들이 모이는 코리안투어에서 살아남는 것은 쉽지 않았다. 2020년까지 최고 성적이 공동 7위에 불과할 정도로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던 그는 불안감에 10년 넘게 하루에 2시간밖에 잠을 못 자는 심각한 불면증에 시달렸다.
그러나 2020년 12월 아내 김유정 씨와 결혼한 뒤 양지호가 달라졌다. 지난해 GS칼텍스 매경오픈 공동 6위를 차지하는 등 조금씩 두각을 나타낸 양지호는 올해 출전한 다섯 번째 대회인 KB금융 리브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이라는 값진 결실을 봤다.
선두에게 2타 뒤진 공동 4위로 이날 경기를 시작한 그의 첫 버디는 4번홀에서 나왔다. 5번홀에서는 59m 거리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샷 이글을 잡아냈다. 아내와 함께 이글의 기쁨을 나눈 양지호는 이후에도 무섭게 타수를 줄여 나갔다. 6번홀에서 또 하나의 버디를 잡아낸 그는 11번홀부터 13번홀까지 3연속 버디를 적어내며 2타 차 단독 선두가 됐다. 마무리도 완벽했다. 양지호는 15번홀에서 첫 보기를 적어냈지만 남은 홀에서 모두 파를 잡아내며 우승을 확정했다.
양지호는 "아직도 우승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지난주 친한 동료인 박은신(32)을 보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는데 정상에 오르게 됐다"며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니까 좋은 날이 오는 것 같다. 꿈에 그리던 우승을 차지하게 돼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대회 우승의 원동력으로 양지호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는 아내의 조언을 꼽았다. 그는 "아내가 욕심부리지 말고 차분하게 치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해서 한 타, 한 타 집중해 쳤는데 우승까지 하게 됐다. 앞으로도 아내의 말을 잘 들어야 할 것 같다"며 "블랙스톤 이천GC에서 부진했던 만큼 대회 출전 자체를 고민했는데 안 나왔으면 후회할 뻔했다. 아내가 2개 홀마다 욕심부리지 말라고 한 효과가 확실히 있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프로 데뷔 이후 최다 상금을 받은 양지호는 아내에게 두둑한 보너스를 주고 기부도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올 시즌을 시작하기 전부터 우승하면 아내에게 특별 보너스를 주기로 약속했다"며 "아내 덕분에 우승한 만큼 확실하게 보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큰 금액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꼭 한 번 기부하고 싶었는데 이번에 실행하려고 한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에 내 마음이 전해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5언더파 283타로 단독 2위에 자리한 박성국은 2018년 10월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이후 약 2년7개월 만에 통산 2승에 도전했지만 17번홀 더블 보기에 아쉬움을 삼켰다.
[이천 =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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