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 3억원 후학 양성에 쓰겠습니다"
대용량 메모리 서버기술 공로
올해 삼성호암상을 수상한 차상균 서울대 교수(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원장)는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수상 소감을 밝혔다. 차 교수는 대용량 메모리 기반 서버 시스템이라는 새로운 시대를 연 공로를 인정받아 삼성호암상 공학상을 수상했다. 시상식은 31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다.
차 교수는 기존 대용량 데이터 시스템이 처리 속도가 느린 하드디스크에 데이터를 저장해 빠른 연산과 다양한 유형의 데이터 분석이 어려웠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처리 속도가 빠른 D램을 큰 용량으로 사용하는 아이디어를 고안했고, 실제 대용량 메모리 시스템을 구현하는 성과를 거뒀다. 현재 구글과 아마존, 메타, 인텔, HP 등 1만7000여 개 기업이 그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 플랫폼 SAP HANA(하나)를 사용할 정도로 기술 수준은 독보적이다.
차 교수는 20여 년 전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 플랫폼을 상용화하기 위해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택했다. 주변에서 '말도 안 되는 일을 한다'고 말렸지만 그는 2001년 창업을 목표로 미국 실리콘밸리로 떠났다. 부푼 꿈을 안고 미국에 갔지만 곧바로 시련이 닥쳤다. 닷컴 버블이 붕괴되는 가운데 9·11 사태도 일어난 것이다. 차 교수는 현지에서 TIM이라는 회사를 설립했지만 투자 시장이 꽁꽁 얼어붙어 투자자를 찾기가 어려웠다. 차 교수는 "백면서생으로 지내던 내가 시장에서 돈 버는 방법을 알 리가 없지 않냐"며 "계속 투자자들을 만나고 시장을 공부하면서 2005년에야 겨우 독일 소프트웨어 회사인 SAP에 기업을 매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차 교수는 "스펙 쌓기에 성공한다고 인생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항상 안전한 쪽으로만 가려고 하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때는 나도 실패의 연속을 겪었다"며 "작은 실패를 극복할 줄 알아야 훗날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차 교수는 이번에 받게 되는 삼성호암상의 상금 3억원 전액을 후학 양성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차 교수는 국비유학생 제도 덕분에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박사 과정을 밟을 수 있었다며 "내가 국가로부터 받은 혜택을 돌려줘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유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IT 실적한파"…개발자 몸값 낮추고, 가성비 `중니어` 우대
- [단독] 단돈 12만원이면 한국軍 내부망도 해킹한다
- "상금 3억원 후학 양성에 쓰겠습니다"
- [단독] 네이버마저 채용 군살빼기…`코로나 특수` 사라진 IT 고용 한파
- 클라우드부터 협업툴까지…스마트테크쇼서 기술향연
- 강경준, 상간남 피소…사랑꾼 이미지 타격 [MK픽] - 스타투데이
- 아파트 낙찰가율 90% 돌파…빌라는 ‘눈물’ [감평사의 부동산 현장진단]
- “결혼 전제로 열애”…에일리 연인은 ‘솔로지옥’ 최시훈이었다[공식입장] - MK스포츠
- 이찬원, 이태원 참사에 "노래 못해요" 했다가 봉변 당했다 - 스타투데이
- 양희은·양희경 자매, 오늘(4일) 모친상 -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