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사막화 '갯녹음' 기장해역에 급속 확산

김진룡 기자 2022. 5. 29. 19:0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부산 기장군 연안해역의 생태계를 3년간 살펴봤더니, 바다의 사막화라 불리는 '갯녹음' 현상이 빠르게 확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해안의 다른 연안해역보다 심각한 상태는 아니지만 서둘러 생태계를 복원하는 바다숲 사업 등을 진행해 갯녹음 현상을 막아야 한다는 전문가의 지적도 나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3년간 연안 해조자원 조사
대형 해조류는 사라지고..무절석회조류 크게 늘어
과한 채취, 기후변화 원인.."바다숲 사업으로 복구"

부산 기장군 연안해역의 생태계를 3년간 살펴봤더니, 바다의 사막화라 불리는 ‘갯녹음’ 현상이 빠르게 확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해안의 다른 연안해역보다 심각한 상태는 아니지만 서둘러 생태계를 복원하는 바다숲 사업 등을 진행해 갯녹음 현상을 막아야 한다는 전문가의 지적도 나왔다.·

기장군 해조류육종융합연구센터가 진행한 기장군 연안해역 해조자원 서식 실태조사 결과 나타난 권역별 해역의 모습. 기장군 해조류육종융합연구센터 제공


29일 기장군 해조류육종융합연구센터에 따르면 2019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진행한 기장군 연안해역 해조자원 서식실태조사 용역이 마무리됐다. 군은 3년간 총 6억 원의 군비를 투입해 기장군의 모든 연안해역을 조사했다. 그동안 몇몇 지점별로 연안해역의 생태계를 조사한 적은 있지만, 모든 연안해역을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용역은 부경대 생태공학과(책임연구원 최장근 교수)가 맡았다. 조사 지점은 18개 어촌계 연안해역의 수심 5m와 10m였고 수중 잠수로 조사가 이뤄졌다. 계절별로 진행된 조사는 1곳당 총 12차례 이뤄졌다.

용역 결과를 보면 기장군 연안해역에서 출현한 해조류는 178종이었다. 홍조류가 129종으로 가장 많았고, 갈조류(28종) 녹조류(21종) 순이었다. 해조류를 섭식하는 동물은 고둥류 소라류 성게류 군소류 등의 순으로 많았고 전체 평균 밀도는 15.41개체/㎡ 정도였다. 국내 해양보호생물종으로 지정된 게바다말, 거머리말 등의 해조류(해초류 포함)도 발견됐다.

그러나 갯녹음 현상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었다. 갯녹음 현상은 과도한 연안개발, 환경 오염, 해조류 섭식 동물의 증가, 고수온 등 기후변화 등으로 연안해역에서 서식하던 대형 해조류가 사라지고 시멘트와 같은 무절석회조류가 암반을 뒤덮어 바다가 사막화되는 현상이다. 기장군 연안해역에서는 과도한 해조류 채취 활동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제주도 남부해안, 동해·남해안 등에서 광범위하게 갯녹음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기장군 연안해역을 3개 권역으로 분류했을 때 기장해역(두호 월전 대변 신암 서암 동암 공수)에서 갯녹음 현상이 가장 많이 진행됐다. 한국수산자원공단이 정한 갯녹음 진단과 판정 기준에 따르면 기장해역은 2기인 진행단계에 해당했다. 공단은 1기를 초기 단계로 분류하고 석회질을 함유한 무절산호조류(무절석회조류)의 피복도 40~60%, 해조류의 피복도 60~80% 등으로 정하고 있다. 진행단계인 2기는 각각 60~80%, 20~40% 심화 단계인 3기는 각각 80% 이상, 20% 미만 등이다. 무절산호조류가 늘어날수록 갯녹음 현상이 심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밖에 장안해역(길천 월내 임랑)은 초기 단계, 일광해역(문동 문중 칠암 신평 동백 이동 이천 학리)은 초기와 진행 사이 단계로 관측됐다.

용역을 진행한 최 교수는 “기장은 동해안의 울진이나 포항보다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현재 갯녹음이 진행되는 단계라서 지금부터 바다숲 사업 등으로 바로잡지 않으면 금방 망가질 것”이라면서 “부산시와 기장군이 나서서 지속해서 모니터링하면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해조류가 필요하다고 해서 뭉텅이로 뽑게 되면 그곳의 갯녹음이 빨리 진행되니 이런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기장군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국가사업인 바다숲 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기장군 해조류육종융합연구센터 신재향 소장은 “이 자료를 바탕으로 갯녹음이 심한 지역에서 바다숲 사업 등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자체적으로도 어떤 해조자원을 보호해야 하는지 등도 지역 어촌계에도 지속해서 홍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