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종횡무진 화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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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베토벤협회가 경매를 통해 구입한 베토벤의 머리카락에 대해 싱크로트론(synchrotron) 입자가속기를 이용해 정밀 분석을 했다.
화학적 지식이 깊어지면서 베토벤 사후 170년 후 사인을 밝혀낼 수 있었다.
화학용품은 물론 화학첨가물이 든 음식이나 플라스틱 제품처럼 아무리 피하거나 줄이려 해도 현대 인류는 화학에서 벗어날 수 없다.
비록 폭력, 테러, 살인에 이용되지만 화학은 생명을 구하는 의학품 생산의 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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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묻고 화학이 답하다 장홍제 지음/지상의책 펴냄
1994년 베토벤협회가 경매를 통해 구입한 베토벤의 머리카락에 대해 싱크로트론(synchrotron) 입자가속기를 이용해 정밀 분석을 했다. 정상수치의 수백 배에 달하는 납이 확인됐다. 베토벤이 말년에 청력손실과 복통에 시달리며 격렬한 감정적 반응을 보였던 이유가 납중독 때문이었음이 드러났다. 화학적 지식이 깊어지면서 베토벤 사후 170년 후 사인을 밝혀낼 수 있었다.
이렇듯 화학은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화학용품은 물론 화학첨가물이 든 음식이나 플라스틱 제품처럼 아무리 피하거나 줄이려 해도 현대 인류는 화학에서 벗어날 수 없다. 무엇인가 먹고 바르고 씻고 쓰고 버리는 순간순간 화학 물질은 이미 우리 곁에서 혹은 우리 몸속에서 부지런히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화학은 전쟁에서 악역을 담당하기도 한다. 화학무기는 핵에 버금가는 치명적 무기다. 예술에서는 숨바꼭질도 도와준다. 은밀한 음모에도 관여한다. 비소 이야기다. 역사적으로 비소와 비소가 주성분인 비상은 독살을 위한 인기품목이었다. 비소는 공기 중에서 가열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산화시키면 강한 독성의 산화비소로 변한다. 그런데 맛도 냄새도 없으며 그저 밀가루와 비슷하게 보이는 하얀 가루일 뿐이다. 음식이나 음료에 혼합해도 전혀 알아차릴 수 없다. 그래서 비소가루는 '상속의 가루'(inheritance powder)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하지만 화학은 문명의 일등공신이다. 화학 없이 문명은 존립 불가다. 비록 폭력, 테러, 살인에 이용되지만 화학은 생명을 구하는 의학품 생산의 원리다. 기계적 공정을 제외한 모든 생산공정은 화학공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독을 만들지만 해독제도 만든다. 화학과 인문학의 경계를 종횡무진 넘나드는 화학자의 흥미로운 잡담에 동참하다보면, 그 복잡하고 난해한 화학식이 실은 얼마나 우리 가까이서 중요한 기능을 하는지 깨닫게 된다. 저자는 첨단 나노화학 연구에 집중하는 화학자이면서 대중적 화학서의 작가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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