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전 133기' 양지호, 캐디 아내에 바치는 눈물의 우승컵

정대균 2022. 5. 29.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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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18번홀(파5), 우드를 빼들고 두번째 샷을 하려고 하자 캐디인 아내가 제지했다.

5번홀(파5)에서는 65야드 지점에서 친 세번째 샷이 그대로 홀속으로 빨려 들어가 이글, 그리고 6번홀(파4)에서 두번째 샷을 홀 1m 지점에 떨궈 가볍게 버디를 잡는 등 3개홀에서 4타를 줄였다.

11번홀(파4)에서 2m가량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공동선두로 올라선 양지호는 12번홀(파4)에서 2.5m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단독선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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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리브 챔피언십 최종
양지호, 투어 15년만에 생애 첫승
2승 도전 박성국을 2타 차 따돌려
1억4000만원 상금에 2년 시드권
제네시스 포인트 부문 1위로 올라
29일 경기도 이천 블랙스톤GC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 KB금융 리브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양지호(오른쪽)가 캐디로 내조한 아내 김유정씨와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KPGA 제공
【파이낸셜뉴스 이천(경기도)=정대균 기자】 마지막 18번홀(파5), 우드를 빼들고 두번째 샷을 하려고 하자 캐디인 아내가 제지했다. 아내의 조언대로 아이언으로 두번째 샷을 날렸다. 그리고 세 번째 샷을 홀 2m 지점에 떨궈 무난히 파를 잡았다. '132전 133기'에 성공한 순간이었다.

양지호(33)가 투어 데뷔 15년만에 생애 첫승의 감동 드라마를 썼다. 양지호는 29일 경기도 이천 블랙스톤GC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 KB금융 리브챔피언십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로 틀어 막고 이글 1개와 버디 5개를 잡아 6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를 기록한 양지호는 통산 2승에 도전한 박성국(34·케이엠제약)의 추격을 2타차 2위로 뿌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상금 1억4000만원을 획득한 양지호는 2년간의 투어 시드권을 보너스로 획득했다. 또한 제네시스 포인트 1000점을 추가해 이 부문 1위로 올라섰다.

양지호의 생애 첫승은 아내 김유정씨(29)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이들 부부는 4년간의 열애 끝에 지난 2020년 12월에 결혼했다. 연애 시절인 2018년부터 캐디백을 맸던 아내는 결혼 이후에도 남편의 백을 맸다. 이번 대회서도 캐디백은 예외없이 아내 몫이었다.

국군 체육부대에서 함께 군생활을 했던 후배 박은신(32·하나금융그룹)의 생애 첫 우승도 큰 자극제가 됐다. 박은신은 지난주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에서 데뷔 13년만에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후배의 우승을 보고 양지호는 '나도 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갖게 됐다.

2타차 공동 4위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간 양지호는 4번홀(파4)에서 첫 버디를 잡으며 역전의 서곡을 울렸다. 5번홀(파5)에서는 65야드 지점에서 친 세번째 샷이 그대로 홀속으로 빨려 들어가 이글, 그리고 6번홀(파4)에서 두번째 샷을 홀 1m 지점에 떨궈 가볍게 버디를 잡는 등 3개홀에서 4타를 줄였다.

후반 들어서도 샷감은 식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11번홀(파4)에서 2m가량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공동선두로 올라선 양지호는 12번홀(파4)에서 2.5m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단독선두가 됐다. 기세가 오른 양지호는 13번홀(파3)에서 버디를 추가해 2타차 리드를 지켜 무난히 승리를 가져 가는 듯했다.

하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15번홀(파5)에서 세번째 샷이 짧아 그린 사이드 벙커에 빠지는 바람에 보기를 범했다. 그리고 바로 뒤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펼친 박성국이 같은 홀에서 버디를 잡아 다시 공동선두가 됐다.

그러나 박성국의 추격은 거기까지였다. 17번홀(파4)에서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린 것이 빌미가 돼 더블보기를 범한 것. 그러자 2타차 리드로 승기를 잡은 양지호는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승부수를 띄웠다. 드라이버가 아닌 아이언으로 티샷을 날린 것. '지키자'는 아내의 조언을 받아들여 두번째 샷도 아이언을 잡았다. 그리고 무난히 파를 잡아 승리를 거머 쥐었다.

양지호는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으로 2008년에 투어에 데뷔했다. 2012년 일본투어 2부투어인 챌린지투어 노빌컵과 2016년 스릭슨투어서 우승이 있으나 정규 투어에서는 그동안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코리안투어 역대 최고 성적은 올 GS칼텍스 매경오픈 4위다.

지난주 매치플레이 대회에서 우승한 박은신은 3위(최종합계 3언더파 285타), 지난해 KPGA선수권대회를 석권한 서요섭(26·DB손해보험)은 최종합계 1언더파 287타로 전성현(29·웹케시그룹), 고군택(23·대보건설), 황재민(36) 등과 공동 4위 그룹을 형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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