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려한 미장센에 담긴 대담한 상상력.. '박찬욱' 새로운 장르 되다 ['K무비' 칸 2관왕]

권이선 2022. 5. 29. 18:2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국 관객들은 웬만한 영화에는 만족하지 못해요. 장르 영화 안에도 웃음, 공포, 감동이 다 있기를 바라는 편이죠. 우리가 많이 시달리다 보니 한국 영화가 이렇게 발전한 것 같아요."

'깐느 박' 박찬욱 감독은 28일(현지시간) 제75회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 트로피를 들어올린 뒤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 감독은 이 영화로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받아 2회 수상 기록을 세웠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작품세계
'복수 3부작' 새로운 세계관 선봬
'올드보이' '박쥐' 이어 세 번째 수상
"헤어질 결심, 마법같은 연출" 극찬
박 "韓 관객 수준 높아 영화 발전"
거장의 품격 박찬욱 감독이 28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5회 칸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감독상 수상자로 호명되자 참석자들 갈채에 호응하며 무대로 나서고 있다. 한국 감독이 칸영화제 감독상을 받은 것은 임권택 감독 이후 20년 만이다. 칸=AP연합뉴스
“한국 관객들은 웬만한 영화에는 만족하지 못해요. 장르 영화 안에도 웃음, 공포, 감동이 다 있기를 바라는 편이죠. 우리가 많이 시달리다 보니 한국 영화가 이렇게 발전한 것 같아요.”

‘깐느 박’ 박찬욱 감독은 28일(현지시간) 제75회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 트로피를 들어올린 뒤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그의 작품 역시 마찬가지다. 박 감독은 몇 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다면체 영화를 만들어낸다.

대중성보다는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탐구해온 박 감독 작품은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다. 그러나 장르 관습을 따르지 않는 박 감독 작품 세계에서는 이견이 없다. 그는 대담한 상상력, 사회적 금기를 건드리는 파격적 형식, 복잡하고 섬세한 서사, 블랙코미디, 새로운 캐릭터를 결합해 기존 공식을 뛰어넘는 ‘박찬욱표 영화’를 만들어왔다. 이야기를 품은 미장센은 더없이 강렬하며, 뻔한 공간은 삐딱한 구도를 통해 낯선 곳으로 탈바꿈한다.

특히 유려한 영상미는 박 감독 트레이드 마크다. 칸을 비롯한 유럽 평단은 원죄와 구원이라는 서구적 테마를 완성도 높은 미장센으로 스크린에 옮기는 그의 작업 방식에 주목해왔다.

‘박찬욱’ 이름을 본격적으로 대중에 알린 작품은 2000년 개봉한 ‘공동경비구역 JSA’. 이 영화는 최고 흥행작이 됐고,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박 감독은 흥행으로 입지가 탄탄해지자 자신의 기호를 유감없이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때 나온 영화가 신하균·배두나·송강호 주연 누아르 ‘복수는 나의 것’(2002)이다. 이를 자신의 ‘복수 3부작’ 첫 작품 삼아 박 감독은 복수 3부작을 완성해냈다. ‘올드보이’(2003)는 2004년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받아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으로 떠올랐고, ‘친절한 금자씨’(2005)로 제62회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2009년작 ‘박쥐’는 박 감독을 ‘거장’으로 자리 잡게 한 영화다. 박 감독은 이 영화로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받아 2회 수상 기록을 세웠다. 국내에서 관객 223만명을 모으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2016년작 ‘아가씨’에서 특유의 영상미를 최대치에 가깝게 끌어올렸다.

이번 감독상 수상으로 박 감독은 한국 영화계에서 처음으로 본상을 세 번 거머쥔 감독이 됐다. 그의 영화 세계는 새로운 단계로 진화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외신은 “마법 같은 연출력” “눈부시게 아름다운 영화” 등 극찬을 쏟아냈다. 이야기는 변사사건을 수사하는 형사 해준이 사망자 아내 서래에게 사랑을 느끼면서 시작된다. 수위 높은 정사신이나 폭력적 묘사가 많던 전작과 많이 다르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