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뽀 정신"으로 시작해 세계적 배우로..송강호 '칸의 남자'가 되다 ['K무비' 칸 2관왕]

이강은 2022. 5. 29. 18:2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연극배우 출신 무명배우로 '무대뽀 정신'을 외치며 스크린에 등장했던 송강호.

세계 최고 권위를 지닌 영화제에 일곱 번이나 초청된 끝에 마침내 우리나라 첫 남우주연상을 꿰차며 세계적 배우로 우뚝 섰다.

1967년 부산에서 태어나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그저 배우가 되고 싶었다던 송강호는 1990년 겨울, 부산에서 공연한 극단 연우무대에 흠뻑 빠졌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연기인생
25년전 '넘버3' 단역으로 눈도장
'기생충' 등 화려한 필모그래피
韓서 가장 티켓파워 센 男 배우
칸 초청 일곱 번 만에 수상 쾌거
호명된 순간 배우 송강호(가운데)가 28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5회 칸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호명되자 옆자리에 앉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왼쪽)과 배우 강동원의 축하를 받으며 무대로 나서고 있다. 칸=AP연합뉴스
“그 양반 스타일이 이래… 딱 소 앞에 서면 말이야. 너 소냐. 나 최영의야…. 그 무대뽀 정신… 무대뽀… 그게 필요하다.”(1997 ‘넘버3’ 중 송강호(조필 분) 대사)

연극배우 출신 무명배우로 ‘무대뽀 정신’을 외치며 스크린에 등장했던 송강호. 세계 최고 권위를 지닌 영화제에 일곱 번이나 초청된 끝에 마침내 우리나라 첫 남우주연상을 꿰차며 세계적 배우로 우뚝 섰다.

1967년 부산에서 태어나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그저 배우가 되고 싶었다던 송강호는 1990년 겨울, 부산에서 공연한 극단 연우무대에 흠뻑 빠졌다. 이듬해 연우무대를 찾아가 “청소부라도 시켜달라”며 줄기차게 문을 두드린 끝에 입단했다. 당시 강신일·김윤석·김의성·문성근·안석환·양희경 등 쟁쟁한 선배들이 포진한 연우무대에서 송강호는 허드렛일을 마다하지 않으며 연기를 배웠다. 영화 데뷔작은 홍상수 감독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1996). 선배 김의성이 추천해 소설가 ‘효섭’(김의성)의 동창생 중 한 명으로 출연했다. 두 번째 영화는 이창동 감독의 ‘초록물고기’(1997)에서 깡패 ‘판수’로 나왔다. 단역이었음에도 “진짜 깡패를 출연시킨 것 아니냐”는 말이 나돌 만큼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를 눈여겨본 송능한 감독이 영화 ‘넘버3’에 말더듬이 삼류 깡패 두목 ‘조필’ 역으로 송강호를 캐스팅했는데 특유의 어투로 ‘무대뽀·헝그리 정신’을 강조하며 부하들에게 일장연설을 하는 장면이 대성공이었다.

이어 ‘조용한 가족’(1998)과 ‘쉬리’(1999)를 통해 조연급 영화배우로 올라선 그는 2000년 개봉한 ‘반칙왕’과 ‘공동경비구역 JSA’를 통해 주연급 배우로 자리 잡았다. 이후는 그야말로 ‘송강호 시대’. 봉준호 감독과의 인연은 더욱 깊다. 두 사람은 영화 ‘살인의 추억’(2003)에서 첫 합을 맞췄다. 이후 국내 관객 1000만명을 넘긴 ‘괴물’(2006)과 ‘설국열차’(2013), ‘기생충’(2019)을 잇따라 찍었다. 특히 ‘기생충’은 제72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제92회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하며 세계 영화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한국에서 티켓파워가 가장 센 배우로 평가받는 송강호는 2016년 개봉한 ‘밀정’으로 주연 영화 누적관객 수 1억명을 기록했으며, 1000만 관객 영화만 4편(‘괴물’, ‘변호인’, ‘택시운전사’, ‘기생충’)이나 된다.

모든 영화 제작자와 감독이 작품을 함께 하고 싶어하는데 작품 선정에 신중하다. TV드라마는 단 한 번도 출연하지 않았다. 자신의 연기 철학에 대해 송강호는 언론 인터뷰에서 “나만의 의견이라기보단 같이 만들어나가는 거다. 감독님뿐 아니라 여러 사람들이 의견을 내고 연구하고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