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칸영화제] 한국영화 겹경사 뒤에는 CJ ENM의 큰 그림
27년간 2조원 투자배급
'기생충' 황금종려상 등
영화 12편 칸에 진출시켜
◆ 칸 접수한 韓영화 ◆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은 CJ ENM 투자·배급 영화는 2005년작 '달콤한 인생'이 첫 시작이었다. '달콤한 인생'은 비경쟁 부문 진출작으로, 본상 수상 후보인 경쟁 부문은 아니었어도 1995년부터 영화 세계화라는 큰 그림을 그려온 CJ ENM에는 감격의 순간이었다. 이후 '밀양'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아가씨'가 차례로 경쟁 부문에 진출하면서 CJ ENM은 칸을 밟았다. '기생충'까지 포함하면 CJ ENM의 한국영화 칸 진출작은 총 10편, 이번 두 작품까지 합치면 12편이다.
올해 초 박 감독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 2편이 칸을 노린다는 후문은 있었지만 그것은 엄연한 현실이 됐고, 또 한 해에 본상 트로피 2개를 가져오는 최고의 결과를 낳을지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 단일 투자·배급사 작품이 2편이나 경쟁 부문에 진출하는 건 단순한 일이 아니라 사건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번 수상의 영화산업적 의미는 글로벌 영화와 국내 영화의 경계를 CJ ENM이 허물었다는 점에 있다. 박 감독이 세계적 배우 탕웨이와 협업하고, 칸 황금종려상을 이미 수상한 고레에다 감독이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 송강호와 호흡을 맞췄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거장과 기라성 같은 배우의 국적 불문 협업을 이끌어내면서 초국적 영화의 시대를 열었다.
과거 한국 영화에는 '국내 영화'와 '글로벌 프로젝트'가 구분돼 있었다. 후자의 경우 언어 장벽에 대한 핸디캡뿐 아니라 할리우드 문법을 따라가야 하는 난제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 한국영화가 시도하는 프로젝트 자체가 이미 내수용이 아닌 글로벌 프로젝트로 바뀌었다. 봉준호 감독이 은유한 '1인치의 장벽'인 자막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졌고 로컬 색채가 진한 영화도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여지가 커져서다.
이번 수상에는 박 감독과 CJ ENM의 긴 인연도 눈길을 끈다. 박 감독은 2000년 '공동경비구역 JSA'를 시작으로 '복수는 나의 것' '친절한 금자씨'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박쥐' '아가씨' 등을 협업했고 '헤어질 결심'까지 도합 세 작품을 칸영화제에 진출시켰다. 박 감독도 28일(현지시간) 칸 감독상 수상소감 중에 CJ 이름을 직접 거명하면서 오랜 파트너로서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칸 =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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