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공백 사태 가시화..장관 인사청문회도 차질 빚나(종합)

고상민 2022. 5. 29.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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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박병석 의장 임기 종료..후반기 원 구성 논의 '공전'
의장만 있어도 청문회 가능..'의장 공백'에 여야 네탓 공방만
국회 본회의장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이슬기 기자 = 21대 국회 전반기의 임기가 29일로 종료된다.

30일부터 21대 국회 후반기가 시작되지만, 법사위원장 배분 문제 등을 두고 대립하며 여야 간 원 구성 논의는 결론을 내지 못한 상황이다.

사실상 30일부터 국회의장단도 없고 상임위 위원들도 결정되지 못하는, 원 공백 상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원 공백 상태가 되면 국회 대부분의 기능이 멈춰 서지만, 그 중에서도 현재 정치권의 관심은 장관 등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가 어떻게 되느냐에 쏠려 있다.

긴장한 듯한 표정으로 첫 출근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 지명된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가 27일 여의도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2.5.27 hama@yna.co.kr

국회는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김승겸 합참의장 후보자를 비롯해 지난 16일 인사청문요청안이 넘어온 김창기 국세청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해야 한다.

그러나 29일을 넘기면 소관 상임위에서 이들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실시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현행 법률에 따르면 기존 상임위에서는 청문회를 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원 구성 협상 지연에 따른 상임위 공백이 드문 일은 아니지만 인사청문회가 영향을 받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 할 수 있다.

새 정부 출범과 후반기 국회 출범이 시기적으로 맞물리며 벌어진 현상이다.

상임위가 구성되지 않더라도 인사청문회를 할 방법은 있다.

국회법 65조2의 3항에 따르면 상임위가 구성되기 전에 공직후보자 인사청문 요청이 있으면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서 청문회를 할 수 있다.

이 경우 인청특위의 설치·구성은 의장이 교섭단체 대표와 협의해 제의한다.

사전 투표하는 윤석열 대통령 내외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6·1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7일 서울 용산구 용산구의회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2022.05.27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seephoto@yna.co.kr

상임위를 비롯한 원 구성이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여야는 인청특위를 통해 인사청문회를 실시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분위기다.

물론 일각에서지만 원 구성이 되지 않는 상황 등을 고려해 윤석열 대통령이 청문회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장관들을 임명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되고 있다.

현행법상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요청안이 국회에 송부된 지 20일이 지나면 이후 열흘 내에 국회 동의 없이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이 같은 '청문회 패싱' 방식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당내에서는 크게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청문회 없이 장관을 임명할 경우 국민의 검증을 피했다거나, 입법부를 등한시했다는 여론의 역풍에 직면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교육·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검증부실 논란 속에 전임 후보자들이 낙마한 자리여서 더욱 그렇다.

민주당 역시 인사청문회가 정부·여당을 견제하고 야당의 존재감을 보여줄 기회임을 고려하면 청문회를 하는 쪽이 이득이다.

그러나 인청특위를 구성하려 해도, 구성 권한을 가진 의장단 선출이 난망하다는 점이 논의를 한층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현재 여야는 법사위원장을 누가 가져가느냐를 놓고 첨예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상임위 구성은 물론 의장단 구성까지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여·야·정 추경안 협의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박병석 국회의장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여·야·정 추경안 협의 전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박 의장,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2022.5.29 [국회사진기자단] uwg806@yna.co.kr

민주당은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을 처리하기 위한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국회의장 선출안도 처리하자며 국민의힘을 압박했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 24일 의원총회에서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김진표 의원을 선출해 놓은 바 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대승적으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문제와 코로나19 추경에 대해 결단하고 협조했다"며 "국민의힘이 책임감 있는 집권당이라면 오늘 본회의에서 추경 뿐만 아니라 국회의장 선출안도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국회의장 선출 문제는 원 구성 협상과 직결된 문제라고 간주, '일괄 타결'을 요구하며 맞섰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의장 선출은 상임위원회를 어떻게 배분할지를 합의해 한꺼번에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장 부재시 국회 공백이 발생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무한정 의장을 뽑지 말자는 것도 아니고 민주당이 합의했던 법사위원장을 못 주겠다고 몽니를 부리니 원구성이 지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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