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개미들 잠 못드는데.. 美는 "증시부양보다 물가안정" [글로벌 리포트]

박종원 2022. 5. 29.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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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장 공포 덮친 금융시장
인플레에 경기침체까지 겹칠땐
주가 최대 30~40% 빠질 가능성
결국 경제지표 회복에 반등 달려
중간선거앞 지지율 급한 바이든
치솟는 물가 급한불 끄는데 집중
상승장 이끌 카드 꺼내긴 어려울듯
올해 주식을 비롯한 각종 금융자산 가격이 계속 추락하면서 세계 투자 시장에 '하락장' 그림자가 점차 짙어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하락장에서 벗어나려면 경제 지표가 나아져야 한다고 내다봤지만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함께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계속 커지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올해 선거를 앞둔 미국 바이든 정부는 증시 부양보다 물가에 신경 쓰는 만큼 하락장을 뒤집을 결단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추정된다.

■하락장 문턱에서 표류

주식 시장에서는 일반적으로 지수가 전 고점 대비 10% 이상 내려가면 조정장, 20% 이상 떨어지면 하락장으로 간주한다. 미 증시의 나스닥은 지난 27일 기준으로 지난 고점(지난해 11월 22일) 대비 25.17% 하락했으며 이미 지난 3월부터 하락장에 들어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20일 장중에 전 고점(올해 1월 4일) 대비 20% 넘게 추락해 하락장에 들어갔지만 반등에 성공하여 27일에 고점 대비 13.7% 떨어진 지점에서 장을 마쳤다.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전 고점(올해 1월 5일) 대비 약 10% 가까이 추락했고 20일 기준으로 8주 연속 하락해 1923년 이후 약 99년만에 최장기간 떨어졌다가 1주 만에 반등했다. 지난해 호황을 누렸던 가상자산의 대표주자인 비트코인은 앞서 지난해 11월에 하락장에 접어들었다.

미 증시에서 가장 최근에 발생한 하락장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던 2020년 3월이었다. 당시 다우 지수는 11거래일만에 하락장을 탈출해 반등했고 S&P500 지수는 하락장에서 벗어나 새 고점에 이를 때까지 126거래일이 걸렸다.

이러한 반전 속도는 매우 이례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시장조사업체 야데니 리서치를 인용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다가오던 2007~2009년의 경우 517일 동안 하락장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2000~2002년의 미 증시의 하락장은 929일이나 계속됐다. 미 경제 매체 배런스는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미 증시가 겪은 12번의 하락장 가운데 9번의 사례에서 증시가 고점 대비 최소 25% 이상 내려갔다며 주요 지수들이 더 내려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미 구겐하임 자산운용의 최고투자책임자인 스콧 마이너드는 미 경제매체 마켓워치 인터뷰에서 오는 7월 나스닥은 고점 대비 75%, S&P500은 고점 대비 45%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침체 공포 해소해야

미 경제매체 CNBC는 증시 반등 여부가 결국 경제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경기 침체는 국내총생산(GDP)이 2개 분기 이상 줄어드는 현상을 의미한다. 미 투자자문사 에버코어ISI에 따르면 미 증시는 1998년과 2011년, 2018년에 경기 침체가 아닌 상황에서 하락장을 겪었고 당시 주가는 평균 21.3% 빠졌다. 반면 미 증시는 닷컴버블이나 팬데믹 사태 등 경기 침체 상태에서 하락장 겹친 경우 평균 47.9% 밀렸다. 미 시장조사업체 CFRA의 샘 스토발 수석 투자전략가는 하락장에서 "경기 침체가 발생한다면 주가 하락 폭이 20% 후반까지 커질 수 있다"며 침체가 없다면 하락폭이 줄어든다고 진단했다. 독일 도이체방크의 빙키 차드하 수석 증시 전략가는 미 경기 침체가 임박하지는 않았지만 침체가 발생하면 미 증시가 최대 30~40% 밀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미 시장조사업체 무디스 애널리스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침체 위험이 불편할 정도로 높고 점차 고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가 침체를 피해가려면 연준의 매우 능숙한 정책 운용과 약간의 운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물가를 잡기 위한 가파른 금리 인상때문에 경기 회복속도가 느려져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난다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약 2년 동안 0~0.25%였던 기준 금리를 올해 3월(0.25%p)과 5월(0.5%p)에 걸쳐 대폭 인상하며 올해 약 40년만에 가장 가파르게 오른 물가를 잡겠다고 예고했다. 이를 두고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은 16일 CNBC에 출연해 연준이 너무 늦었다고 말했다. 그는 제롬 파월 의장이 이끄는 연준 지도부가 "실수했다"고 비난했다. 버냉키는 동시에 뉴욕타임스를 통해 "앞으로 1~2년간 경제 성장률은 낮고 실업률은 약간 높고 물가는 계속 고공행진을 하는 시기가 있을 텐데, 우리는 이를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물가부터 잡겠다는 연준

그러나 미 정부는 증시보다 물가가 우선이라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 11일 연설에서 물가 상승이 "미국의 가정들이 직면한 최대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물가를 매우 심각하게 다루고 있으며 현 정부가 물가를 최우선으로 처리하고자 한다는 것을 모든 미국인이 알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정부는 올해 11월에 중간 선거를 치러야 하며 지난 15일 발표된 바이든의 지지율은 39%로 취임 이후 최저였다. 파월 또한 17일 WSJ 주최 행사에서 "물가상승률이 분명하고 확실하게 내려가는 것을 볼 때까지 계속 (금리 인상을) 밀어붙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연준 산하 캔자스시티 연방은행의 에스더 조지 총재는 19일 인터뷰에서 금리 인상 등 통화 긴축을 계속 검토중이지만 정책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노력하는 것은 긴축 정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장이 이해할 수 있도록 정책을 전달하는 것"이라며 "특히 증시를 겨냥한 것은 아니지만, (증시의 특성상) 긴축 정책이 좀 더 반영될 수 있는 영역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준의 정책 방향은 물가상승과 관련한 자료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최근 물가상승 속도가 정점에 이르렀다는 희망도 있다. 미 상무부는 27일 발표에서 4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보다 6.3% 올라 40년 만의 최대폭이었던 3월(6.6%)보다 상승 폭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해당 지수는 일반 소비자가격지수와 달리 개인소비지출로 가늠하는 물가 지수로 연준이 주료 활용하는 가격 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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