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동안 불면증 시달린 양지호.."코스 나가는 게 겁날 정도였죠"

주미희 2022. 5. 29.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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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차때부터 지난해까지 13년 동안 불면증에 시달렸다. 경기 때 코스로 걸어나가는 게 겁날 정도로 두려웠다."

29일 경기도 이천시 블랙스톤 이천 골프클럽(파72)에서 끝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KB금융 리브챔피언십(총상금 7억원)에서 최종 합계 7언더파 281타로 우승한 양지호(33)가 투어 데뷔 15년 만에 첫 우승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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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투어 데뷔 15년 만에 첫 우승
13년 동안 불안함에 불면증 시달려
"올해부터 샷이 잘 되니 멘탈까지 좋아져"
"끝까지 버티면 좋은 날 온다" 후배들에 조언
양지호가 29일 KPGA 코리안투어 KB금융 리브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축하 물세례를 받고 있다.(사진=KPGA 제공)
[이천(경기)=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2년 차때부터 지난해까지 13년 동안 불면증에 시달렸다. 경기 때 코스로 걸어나가는 게 겁날 정도로 두려웠다.”

29일 경기도 이천시 블랙스톤 이천 골프클럽(파72)에서 끝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KB금융 리브챔피언십(총상금 7억원)에서 최종 합계 7언더파 281타로 우승한 양지호(33)가 투어 데뷔 15년 만에 첫 우승을 따냈다. 우승 상금은 1억4000만원이다.

마지막 날 이글 1개, 버디 5개, 보기 1개를 엮어 6언더파 66타를 몰아치고 역전 우승을 차지한 양지호는 “올해부터 아내가 놀랄 정도로 잠을 잘 자고 있다”며 “샷이 잘 되니까 불면증까지 없어졌다. 힘들었지만 앞으로가 더 기대돼서 행복하다”고 기쁨의 소감을 전했다.

2008년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양지호는 이전까지 우승은 커녕 한 시즌에 약 7200만원(2021년)을 번 것이 최다 상금액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우승 상금 1억4000만원을 포함해 벌써 2억원을 넘기며 지난해의 3배에 가까운 상금을 벌어들이고 있다.

양지호는 심리적인 변화에서 기인했다고 분석한다. 그는 “주변 분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면서 확신이 생겼다. 전에는 공이 잘 맞아도 불안했는데 올해는 컷 탈락을 해도 불안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전에는 불안함 때문에 잠을 못 잤다. 골프 성적이 상금와 연관되고 그것이 우리 가정의 생활과 연관되기 때문이다. 이제는 공이 잘 맞으니 멘탈도 좋아진다는 걸 느낀다”고 설명했다. 양지호는 올해 5개 대회에서 4차례 컷 통과에 성공했고 그중 3번을 12위 안에 들었다.

양지호가 KB금융 리브챔피언십 정상에 오른 뒤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사진=KPGA 제공)
양지호는 첫 우승의 가장 큰 공신은 아내 김유정 씨라며 아내에게 공을 돌렸다. 2018년부터 양지호의 캐디를 하고 있는 김유정 씨는 이날 18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앞둔 양지호가 우드를 꺼내들자 “끊어가”라고 조언하며 우드를 뺏어 눈길을 끌었다. 결국 양지호는 아이언을 잡고 세 번에 끊어 그린에 올라갔고 파를 기록했다. 뒤 조에서 경기하던 공동 선두 박성국(34)이 17번홀(파4)에서 티 샷 실수를 크게 범하고 더블보기를 적어냈기 때문에 양지호가 안전하게 2타 차로 우승할 수 있었다.

그는 “아내에게 보너스를 두둑하게 주고 싶다. 올 초에 ‘우승하면 기부해보고 싶다’고 말했는데 이를 이룰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어머니 용돈도 드릴 것”이라며 기뻐했다.

데뷔 15년 만에 감격의 첫 우승을 차지한 양지호는 “지난주 (박)은신이가 13년 만에 첫 우승한 것을 보면서 내 마음도 더 단단해진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그동안 남을 의식해서인지 성적이 좋지 않아도 ‘쿨’한 척을 했지만 속은 썩어 문드러졌다. 15년 만에 첫 우승을 했다는 건 심리적인 스트레스, 불안함을 다 뛰어넘은 힘든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우승이 없는 선수들에게 ‘끝까지 버티면 좋은 날이 온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주미희 (joom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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