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의 나눔정신 잇는 마을카페

박임근 2022. 5. 29.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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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마을카페는 수십년 동안 남모르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주신 얼굴없는 천사님의 고귀한 선행과 나눔의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노송동 마을계획수립단에서 운영하는 카페입니다. 천사님! 당신을 사랑합니다."

지난 26일 오후 3시께 찾은 전북 전주시 완산구 문화3길 14-3에 위치한 천사마을희망문화센터 4층의 천사마을카페 복도에 붙은 안내문이다.

주민들의 주도로 마을공동체 활성화 계획을 수립하고, 천사마을 정체성 확립을 위해 노송동마을계획수립단을 2017년 2월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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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주도로 운영하는 전주 노송동마을계획수립단
최근 천사마을희망문화센터 4층에 카페 문 열어
다문화가정 일자리 창출..수익 환원·협동조합 계획
전주시 완산구 천사마을희망문화센터 4층에 최근 문을 연 천사카페 안내문. 박임근 기자

“천사마을카페는 수십년 동안 남모르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주신 얼굴없는 천사님의 고귀한 선행과 나눔의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노송동 마을계획수립단에서 운영하는 카페입니다. 천사님! 당신을 사랑합니다.”

지난 26일 오후 3시께 찾은 전북 전주시 완산구 문화3길 14-3에 위치한 천사마을희망문화센터 4층의 천사마을카페 복도에 붙은 안내문이다.

익명의 한 중년 남자는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21년 동안 해마다 성금을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 주변에 놓고 가서 ‘얼굴없는 천사’라 불렸고, 그동안 기부한 금액은 8억원이 넘는다. 전주시는 얼굴없는 천사의 숨은 뜻을 기리기 위해 노송동주민센터 화단에 ‘얼굴없는 천사의 비’를 세웠고, 또 주변 도로와 마을을 각각 ‘천사의 길’과 ‘천사마을’로 이름붙였다. 노송동 일대 주민들은 숫자 천사(1004)를 본따서 10월4일을 ‘천사의 날’로 정하고 불우이웃을 돕는다.

김성국 단장이 지난 26일 안내문 앞에서 천사마을카페를 설명하고 있다. 박임근 기자

주민들의 주도로 마을공동체 활성화 계획을 수립하고, 천사마을 정체성 확립을 위해 노송동마을계획수립단을 2017년 2월 설립했다. 지난 13일 마을계획수립단은 천사카페를 열었다. 시가 소유한 문화센터 4층을 임차해 개소했다. 수립단은 카페를 비롯해, 반찬 봉사 등 소외계층 후원을 위한 공유주방, 마을 문화예술 공연 및 공예품 창작 체험 등을 위한 다목적홀, 천연염색·전통민화 등 주민자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배움터를 갖췄다. 주민간 소통과 자치역량을 키우도록 유지비 마련을 위해 현금 유동성이 큰 카페를 시작한 것이다.

이곳은 일자리 창출도 기여한다. 다문화가족을 위해 노송동에 사는 다문화가정 바리스타 2명을 고용했다. 한국에서 6년 거주한 대만 출신 바리스타 리아우 궤이화(37)씨는 “점심시간 대에 주변 직장인 등이 많이 이용한다”며 “바리스타 자격증을 활용할 수 있는 일자리가 생겨서 너무 감사하고, 카페에서 일하다 보면 모르는 한국어도 더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노인 3명을 더 뽑고, 마을관리형 사회봉사자도 늘려갈 계획이다.

김성국 단장이 전망이 좋은 천사마을카페 옥상에서 포토존 등에 대해 말하고 있다. 박임근 기자

건물 옥상에는 전망이 좋아 전주시내를 조망할 수 있다.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을 제대로 갖춰 주변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을 이곳으로 이끌 계획이다. 마을 주민들이 직접 생산한 팩음료, 수제청 등도 판매하고, 다른 지역과 자매결연을 맺어 직거래장터도 운영할 예정이다.

김성국 단장은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마을계획수립단이 과거에는 마을가꾸기협의회 등으로 불리다가 명칭이 바뀌었다. 이 일대는 전형적인 원도심으로 주민 연령이 비교적 높고 경제 활력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는데, 이를 극복하려고 마을계획수립단을 꾸렸다. 얼굴없는 천사 정신을 잘 살려 수익이 발생하면 지역에 환원할 방안도 검토 중이고, 협동조합과 마을기업까지 성장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주민들의 주도로 운영하는 전주 노송동마을계획수립단의 회원들 모습. 노송동마을계획수립단 제공

박임근 기자 pi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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