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이후 7차례 칸의 문 두드린 끝에..송강호 남우주연상 거머쥐어

김유태 2022. 5. 29.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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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받기위해 연기하지않아
좋은 작품에 끊임없이 도전"
넘버3·살인의 추억·괴물..
대체불가능한 연기 선봬

◆ 칸 접수한 韓영화 ◆

28일(현지시간) 프랑스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배우 송강호가 남우주연상을 받은 뒤 기뻐하고 있다. [AFP = 연합뉴스]
한국인 최초로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송강호가 수상 직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자신에게 쏟아지는 집중 조명을 영화 '브로커'를 연출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그리고 영화에 함께 출연한 배우들에게 전부 돌렸다.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한 손에 들고, 박찬욱 감독 옆에서 쏟아지는 함성과 박수소리 속에서 기자들을 만난 송강호는 오히려 차분한 목소리로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은 작품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저뿐만 아니라 강동원, 배두나, 이지은, 이주영 배우를 비롯해 수많은 깨알같은 보석과 같은 배우들의 열연과 앙상블을 대표해서 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런 마음을 동료들도 아는 듯 송강호가 수상자로 호명된 직후 강동원은 그와 뜨겁게 포옹했다.

송강호가 칸영화제에 초청된 건 이번이 일곱 번째다. 송강호는 2006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로 처음 칸영화제를 찾았고, 이듬해 2007년 이창동 감독의 '밀양'으로 경쟁부문에 진출했으며 2008년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으로 또다시 찾았다. 이후 '박쥐'(2009년), '기생충'(2019년), '비상선언'(2021년)까지 도합 7회 칸을 밟았다.

그런 송강호에게 주어진 이번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은 한국 영화로는 최초라는 소중한 의미를 지니게 됐다. 송강호의 칸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은 아시아에선 4번째다. 1994년 영화 '인생'에서 푸구이 역으로 나온 중국 배우 거유가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최초로 받았고, 2000년 홍콩 배우 량차오웨이는 '화양연화'로, 2004년 일본의 야기라 유야는 '아무도 모른다'로 받았다. 한국이 보유한 칸영화제 연기상은 배우 전도연이 '밀양'으로 받은 여우주연상 기록이 유일했다.

송강호는 다만 "상을 받기 위해 연기를 할 수도 없고, 상 때문에 하는 배우도 없다. 좋은 작품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최고 영화제에 초청받고, 격려받고, 수상도 하게 되고 이런 과정 자체가 있을 뿐"이라며 "매우 행복하고 영광스럽지만 이게 목표가 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송강호의 이번 수상은, 그의 연기 인생에서 4번째 막을 여는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영화 '넘버3'에서 경상도 사투리를 쓰며 '무데뽀 정신'을 주장하던 조필 역과 특유의 웃음기를 싹 뺀 '쉬리'의 이장길 역은 송강호의 연기 인생 1막을 이룬다. 이후 송강호는 '반칙왕'을 필두로 '공동경비구역 JSA' '살인의 추억' 등 명작에서 그가 아니고서는 해낼 수 없는 연기를 하는 '명품 주연'으로 발돋움(2막)했고, 이후 '설국열차' '기생충'으로 세계적인 배우로 도약하는 데 성공(3막)했다. 이번 남우주연상 수상은 연기 인생 4막을 여는 또 하나의 변곡점인 셈이다.

[칸 =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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