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고용보다 외주로 전환"..스타트업도 채용축소 조짐
인력 수 늘리기 보다는
우수개발자 옥석 가리기
◆ IT업계 인력 군살빼기 ◆
뛰어난 개발자가 핵심 자산인 새싹 기업(스타트업)에서도 채용 축소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라 시장 유동성이 축소되는 등 금융시장 변화가 벤처 투자에 부정적 효과를 미치면서 '무조건 뽑고 보자'던 중소 테크기업이 개발자 채용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개발자를 직접 고용하기보다 외주를 늘리면서 외주를 맡기는 국가도 인도·동남아시아에서 몽골 같은 지역까지 확대되고 있다. 프리랜서 개발자를 공급하고 이들의 원격근무를 관리해주는 새로운 형태 외주업체도 나타나고 있다.
국내 정보기술(IT) 기업의 한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개발자가 충분하다고 말할 수 있는 기업은 거의 없을 것"이라면서도 "과열 현상이 일어난 작년에 비해 확실히 기업들이 좀 더 신중해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IT기업에 대한 '거품' 논란이 제기되며 기업가치 재조정 얘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지난 몇 년처럼 대규모 신규 투자를 받는 게 힘들어졌다"면서 "이런 상황에서는 개발자를 받을 때도 옥석 가리기를 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4년제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서비스 경험을 갖춘 고급 경력 개발자는 여전히 '부르는 게 값'이다. 반면 기업들은 개발자 단기 양성 코스인 부트캠프(단기 육성 프로그램)에서 갓 배출된 신입 개발자 기용에는 좀 더 신중해졌다. 우수 개발자가 10명 몫을 하기도 해 인력 수를 늘리는 것보다 핵심 개발자를 뽑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개발자 뽑기 경쟁에서 낭패를 본 경험도 신규 채용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스타트업의 한 CTO는 "부트캠프가 급증해 신입 개발자는 많이 배출되지만 급하게 채용했다가 처음부터 다시 가르쳐야 할 때가 많았다"며 "부트캠프에서 이력서와 포트폴리오까지 그럴듯하게 가르쳐서 이것만 보고 뽑았다가는 곤란해질 수 있다"고 토로했다.
고정비 부담을 줄이려고 외주 개발에 의존하는 사례 역시 늘었다. 계약을 맺는 외주 개발사도 인도 베트남 태국에서 최근에는 몽골까지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몽골에서는 프로젝트 단위로 계약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기간 프리랜서 개발자를 공급하는 업체도 등장했다.
이 같은 업체들은 현지에서 다수의 개발자를 직접 고용한 뒤 개발인력이 필요한 국내 기업에 프리랜서 형태로 공급한다. 원격 영상회의에 통역을 제공하거나 개발자들이 원격으로 성실하게 근무하도록 현지에서 관리도 해준다.
업계 관계자는 "프로젝트 단위로 외주 개발사와 계약하는 것보다 본사가 프로젝트를 주도할 수 있게 개발자만 따로 공급받는 외주 계약을 선호하는 곳도 많다"고 전했다.
장기적으로는 20년 전 닷컴 버블 붕괴와 함께 개발자 수급에서 역전이 일어난 것처럼 개발자 몸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국내 IT 스타트업의 한 대표는 "요즘 투자업계가 신규 투자에 대해 관망하는 자세로 돌아섰다"며 "신규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버티지 못해 개발자가 시장에 '대방출'되고 여기에 늘어난 신규 진입 인력까지 더해지면 고급 경력 개발자를 제외하고 몸값이 더 낮아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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