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사곡3' 이민영 "응원보다 분노에 기뻐했어요" [인터뷰]

황서연 기자 2022. 5. 29.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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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민영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 시리즈는 배우 이민영의 연기 인생에서 가장 큰 터닝 포인트가 됐다. 2년 간 모든 것을 쏟아부었던 드라마가 끝난 다음 날, 기자들과 만난 이민영은 "끝이 실감이 안 난다"라는 말부터 꺼냈다.

최근 종영한 TV조선 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3'(극본 피비(임성한)·연출 오상원, 이하 '결사곡3')은 잘 나가는 30대, 40대, 50대 매력적인 세 명의 여주인공에게 닥친 상상도 못 했던 불행에 관한 이야기, 진실한 사랑을 찾는 부부들의 불협화음을 다룬 드라마다. 이민영은 30대 남편 판사현(강신효)과 불륜을 저지른 송원 캐릭터를 연기하며 시즌 1,2에 이어 극의 중심축을 맡았다.

'결사곡3'는 이민영에게 있어 또 한 번의 도전이었다. 극 중 송원이 방송 첫 주에 아이를 낳다가 사망을 하고, 이후 이민영은 귀신 분장을 한 채 극에 등장해야 했던 것. "우선은 소복을 벗었다는 시원함이 크다. 소복이 보기보다 무겁다"라며 말문을 연 이민영은 "인터뷰를 하니 이제야 끝났다는 게 조금씩 실감이 나는 것 같다. 시원섭섭하고, 열린 결말에 대한 섭섭함도 조금은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민영은 시즌1 초반부터 이미 송원의 사망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임성한 작가님이 정확한 뒷이야기를 잘 안 알려주시는 편이지만 송원의 사망에 대해서는 미리 들었었다. 시즌1에서는 캐릭터들이 만나는 과정이 그려졌고, 시즌2에서 일이 벌어지지 않을지 막연히 생각하며 언제 죽을지를 기다려 왔다"라며 "솔직히 시즌3 초반에 죽을 줄은 생각도 못했고, 초반에는 충격과 슬픔을 느꼈었다"라고 연기를 하던 당시를 회상했다.

이민영은 송원이 죽어가는 과정을 묘사하기 위해 촬영 전부터 병원을 찾아가 실제 출산 과정을 의료진에게 배우고, 영상을 찾아보며 연구했다. '입을 다물면 이가 망가진다', '대변을 보듯 힘을 주라' 등 출산 과정을 생생하게 묘사한 대본 속 대사들을 직접 체화하며 연기를 펼쳤다고. 이민영은 "무엇보다도 송원이 사망한 뒤 눈을 부릅뜨고 있는 장면에서는 나도 신기할 정도로 몇 분씩이나 눈을 뜨고 있었다"라며 "시청자 분들이 마네킹이 아니냐고 하셨는데, 내가 정말 그렇게 굳어 있었다. 다음 날 눈을 떠보니까 눈앞이 뿌옇게 보일 정도로 각막이 상했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송원의 사망 이후, 이민영은 사망한 송원의 원귀 모습을 연기하며 시즌 마지막까지 등장해 활약을 펼쳤다. 드라마 내내 등장한 흰 소복 차림의 송원은 해외 시청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민영은 귀신으로 등장하는 전개는 상상치도 못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가벼운 소복을 제작해서 입었는데, 나중에는 분위기를 더욱 살릴 수 있도록 삼베로 새로 제작을 했다. 삼베가 수분을 머금으니 무거워지더라"며 나름의 고충을 전했다. "의상이 한 벌처럼 보이셨겠지만 나름대로 세 벌이었고, 방한 재질까지 제작해 야외 촬영에서 착용했다. 귀신이지만 옷도 갈아입는 섬세함이 있었다"라고 농담하기도 했다.

"시청자분들은 무서우셨을 수도 있지만, 사실은 굉장히 웃으면서 촬영했어요. 죽어서 귀신이 됐다고 생각하면 무섭기는 하지만 촬영 현장 분위기는 정말 좋았거든요. 다만 송원이 갑자기 동미의 침대에 눕는다거나 하는 장면에서는 연기하는 저도 소름이 끼쳤죠. 재밌는데도 순간 무서움이 느껴지는 '화기애매'한 현장이었어요."

배우 이민영


송원은 부혜령(이가령)에게 빙의하는 등 계속해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극 중 송원이 부혜령의 남편 판사현(강신효)과 불륜을 저질렀던 만큼, 지난 시즌에서는 이민영과 이가령이 마주치는 상황이 드물었다. 이민영은 "이번 시즌에서는 부혜령 캐릭터가 상대역이지 않았나 싶다. 이가령과 완전히 일심동체가 됐고, 현장에서 굉장히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 같이 통화도 많이 하며 연구를 했다"라며 "평소에 이가령이 환하게 미소 짓는 스타일이라서, '웃을 때 송원처럼 이가 적게 보이게 웃으라'는 조언도 했었다"라고 말했다.

시즌3에서 새롭게 합류한 강신효와의 호흡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이민영은 "기존 배우와 키나 체격도 비슷하고 외형도 비슷하고 연기도 잘해서, 상대역이 바뀌었다는 부담감은 느끼지 못했다"라며 "처음으로 호흡을 맞춰본 친구인데 굉장히 잘 맞았다. 만나자마자 송원이 죽고 판사현이 오열하는 신을 촬영해야 해서 힘들었을 텐데도 연습을 많이 해와서 리얼하게 연기해줬다"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성훈과 촬영했던 진한 러브신이 회상 장면으로 등장해 이를 다시 촬영해야 했던 순간에는 어색함도 느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배우가 바뀌었다는 생각을 잊게 됐다는 그다.

배우 이민영


'결사곡3'는 파격적인 엔딩으로도 화제를 모았었다. 이민영은 "매듭이 지어졌는지는 모르겠다. 작가님이 생각하신 방향으로 엔딩을 낸 것인데, 사실 내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다 풀지 못하셨다고 말씀하신 것 같더라. 나도 시청자 분들과 입장이 같고, 상상 이상의 전개를 보며 매회 놀랐다"라고 말했다. 시즌4 제작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면서도 "송원은 너무 구천을 오래 떠돈 것 같다. 이제 보내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민영은 "캐스팅 당시부터 욕을 먹을 것이라고 생각한 캐릭터가 송원이었다. 의외로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서 당황했었고, 나중에 그 사랑이 분노로 돌변했을 때 내가 송원을 잘 연기하고 있다는 확신을 얻었었다. 새로운 장르의 불륜녀 캐릭터가 아니었나 싶다"라고 자평했다. "유튜브나 OTT로 짧은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 익숙한 세상에서 이렇게 긴 호흡의 영상물을 본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시즌3까지 시청자들과 함께 호흡하고 이야기를 끌어올 수 있어 정말 값지고 영광스러운 시간이었다. 함께 기뻐해 주시고 분노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싶다"라며 시리즈를 마무리 짓는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이민영은 TV조선 새 드라마 '마녀를 살아있다'를 통해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계획이다. 복잡한 심경의 변화를 겪는 재벌집 외며느리 캐릭터를 맡아 블랙코미디 장르에 도전한다. 이민영은 "송원은 조금만 기억해주시고, 새롭게 변신할 다음 이민영의 모습을 기대해 달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지담 미디어]

결혼작사 이혼작곡 | 이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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