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푸드 "머리카락 한올 용납하지 않아요"

송경은 2022. 5. 29.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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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파스퇴르 이유식공장 가보니
에어샤워만 두번 전신 소독
UV 살균된 물로 야채 세척
철저한 멸균·위생관리 강조
롯데푸드 주력사업으로 부상
이진성 대표 "실버푸드 확장
해외시장에도 적극 진출할것"
지난 26일 롯데푸드 평택공장 내 `파스퇴르 아이생각` 이유식 생산라인의 멸균(레토르트) 공정 설비 앞에서 공장 관계자가 멸균 이유식 제조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국내 첫 멸균 배달 이유식으로, 상온 보관이 가능하고 유통 기한이 최대 9개월로 길다. [사진 제공 = 롯데푸드]
지난 26일 경기 평택시 롯데푸드 평택공장. 3층 '파스퇴르 아이생각' 이유식 생산라인까지 들어가기 위해서는 여러 차례 까다로운 위생 작업 관문을 통과해야 했다. 우선 건물 입구에서 신발을 벗고 위생복, 장갑, 모자, 고글 등을 착용해 머리카락 한 올조차 나오지 않도록 머리부터 발끝까지 꽁꽁 싸맸다. 이후 두 차례에 걸쳐 테이프 클리너로 먼지 등 이물질을 제거했다. 그러고도 두 번의 에어샤워와 전신 소독을 거쳐야만 생산라인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의약품이나 반도체 생산이 이뤄지는 클린룸을 방불케 했다. 내부에서도 한 시간 단위로 위생점검이 반복됐다.

롯데푸드는 그동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단됐던 일반인 대상 이유식 생산라인 견학 프로그램의 다음달 재개를 앞두고 이날 공장 내부를 공개했다. 문인주 롯데후레쉬델리카 제2호 대표는 "이유식 생산라인은 평택공장 가운데서도 영·유아가 먹는 제품을 생산하는 시설인 만큼 식품 안전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푸레쉬델리카 제2호는 평택공장을 독립 법인화한 롯데푸드 자회사다.

2010년 유업체 파스퇴르를 인수한 롯데푸드는 2018년 이유식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재 이유식 150여 종(시판 8종 포함)을 비롯해 생유산균, 유기농주스 등 5~36개월 영·유아용 식품을 생산하고 있다. 파스퇴르 아이생각 이유식은 고온·고압의 멸균(레토르트) 공정을 거친 멸균 이유식으로 유통기한이 최소 90일로 길고 실온 보관이 가능하다.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약 30% 성장하는 등 안정세를 보였다.

식재료 전처리실에서는 직원들이 당근, 청경채, 브로콜리 등 채소 상태를 일일이 살펴보며 검수하고 있었다. 검수를 통과한 채소는 UV살균을 거친 물로 꼼꼼히 세척한 뒤 자동화 설비로 이유식 단계별로 크기에 맞게 자른다. 중기(생후 7~8개월)는 폭 3㎜, 후기1·2(9~11개월)는 5㎜, 유아식 입문(14~15개월)은 7~10㎜ 등으로 나뉜다. 문 대표는 "이유식의 경우 아기 개월 수에 맞는 크기가 중요하기 때문에 기계로 자르고 난 뒤에도 조리 전 단계보다 큰 것은 없는지 사람이 한 번 더 점검한다"고 설명했다. 육류는 식감과 풍미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직화로 가열하거나 삶는 대신 고온 스팀으로 익히고 영양소가 풍부한 쌀눈도 별도로 첨가한다.

다만 섭씨 123도에서 11~15분간 멸균 공정을 거치기 때문에 열에 약한 채소에 포함된 일부 영양소가 파괴될 위험이 크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롯데푸드 관계자는 "영양 측면도 롯데중앙연구소와 식단 구성을 통해 관리하고 있다. 실제로 멸균 공정 후에도 비타민 등 영양 성분이 보전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이생각 이유식은 아기가 좀 더 부드럽게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도록 일반적인 5개의 이유식 단계를 최근 8개로 세분화했다. 또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양이 적거나 이유식을 먹다 마는 아기가 있는 점을 고려해 180g 정량을 90g씩 2개로 나눠 소포장했다.

최근 출산율 저하에도 롯데푸드가 이처럼 이유식 사업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는 장기적으로 고령사회 연화식 시장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진성 롯데푸드 대표는 "이유식에서 쌓은 노하우는 '실버푸드'로 확장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 향후 해외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평택 =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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