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단체의 '탈퇴압력' 안무서워요"..혁신서비스 잔류 택한 2030 전문직

대한변협이 징계 경고했지만
청년 변호사들 '로톡'에 남아
부동산매물 중개 '집토스'는
소속 공인중개사 99%가 2030
"고객접근 쉽고 광고 효율적"

2030세대 전문직들이 전문직 연결 플랫폼에 높은 충성도를 보이고 있다. 심지어 일부 플랫폼은 전문직 협회와 갈등을 빚고 있지만 개의치 않는 모양새다. 이들 플랫폼은 사회 초년생들이 보다 쉽게 고객에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운영 방식이 효율적이라는 반응을 얻고 있다.

29일 변호사 연결 플랫폼 '로톡'을 운영하는 로앤컴퍼니에 따르면 플랫폼을 이용하는 변호사 중 경력이 10년 이하인 청년 변호사가 81.2%를 차지한다. 이는 대한변호사협회(변협)와 갈등이 본격화한 지난해 4월(78.7%)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이다.

변협은 로톡이 변호사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해 왔다. 로톡과 같이 변호사가 아닌 '플랫폼'이 광고비를 받고 변호사를 소개·알선하는 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검찰은 직역수호변호사단이 로톡을 고발한 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지난 26일 헌법재판소도 변협이 개정한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에 대해 일부 위헌 결정을 내렸다. 앞서 변협은 지난해 5월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을 전면 개정해 '변호사 광고·홍보·소개 행위를 하는 단체에 참여 또는 협조를 금지'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변협과 갈등이 불거진 이후 로톡에 가입한 변호사 수는 4000명에서 절반 이하인 1700명대로 내려왔다.

이런 갈등에도 젊은 변호사들의 이탈은 상대적으로 적었고 비중은 오히려 올라갔다. 로앤컴퍼니 관계자는 "최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청년 변호사층을 중심으로 더 많은 의뢰인과 접점을 찾고 싶다는 동기가 부여된 것이 징계 위협을 이겨낸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유수의 대형 포털에 비해 로톡이 비교적 공정하게 변호사를 노출시켜준다는 점이 큰 호응을 이끌었다. 로톡에서는 최소 25만원, 최대 50만원으로 분야별 광고 상품을 정액 구매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검색 결과상 동일한 확률로 변호사를 무작위로 노출시키는 구조다. 대한의사협회(의협)와 갈등이 있는 힐링페이퍼에도 개원한 지 얼마 안 된 3인 이하 의원들이 모여 있다. 힐링페이퍼는 성형외과 의원을 소개해주는 플랫폼 '강남언니'를 운영하고 있다. 의협은 강남언니에서 의협의 광고 심의를 거치지 않은 불법광고가 유통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협은 강남언니에 게재된 이용자 후기도 의료 광고라며 관리 대상으로 지적했다. 강남언니 플랫폼에서 3인 이하 소규모 의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한다. 의협과의 갈등에도 불구하고 소규모 의원들은 여전히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로톡과 마찬가지로 소액의 금액으로 보다 큰 광고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힐링페이퍼 관계자는 "광고비만 많이 내는 병원이 아닌, 신뢰도 높은 의료 정보를 제공하거나 이용자에게 좋은 평판을 쌓는 병원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광고 노출 방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때 공인중개사협회와 소송전을 겪었던 '집토스'는 소속 공인중개사의 99%가 2030세대다. 집토스는 부동산 매물을 중개하는 플랫폼이다.

집토스는 소속 공인중개사를 직접 채용해 전문직이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로톡, 강남언니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2018년 임차인에게 중개수수료를 받지 않는 반값 중개 정책으로 공인중개사협회의 반발을 샀다. 현재는 임차인에게도 중개수수료를 받고 있다. 집토스에 젊은 공인중개사들이 몰린 건 손쉽게 전문성을 키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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