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컸지만..K제약 화장품 사업 신통치 않네

정슬기 2022. 5. 2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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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매출 수억~수십억 그쳐
인지도·유통역량 부족해 고전
의약 접목 화장품 급성장 예상
종근당·한미·셀트리온 등 업계
마케팅·유통 경쟁력 확보 사활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기술력을 앞세워 잇달아 화장품 시장에 진출했으나 성과가 신통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코스메슈티컬(화장품과 의약품의 합성어)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사업을 접기보다 유통·마케팅·인력 강화 등 재정비에 나서는 모양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화장품 사업으로 연매출 100억원 이상의 실적을 거둔 회사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상당수가 실적 공개에 미온적인 가운데 대부분 매출이 수억~수십억 원에 머물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처럼 화장품 시장에 진출한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고전하는 이유와 관련해 바이오 업체 한 관계자는 "화장품은 트렌드에 민감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재인 데다 제약·바이오 회사들이 유통과 마케팅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술력에는 자신이 있지만 경쟁이 치열한 화장품 시장에서 확보할 수 있는 유통 경로가 협소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대부분 병원을 주요 유통 경로로 삼고 있다. 그보다 조금 더 나아간 것이 홈쇼핑 정도이며, 일반 소비자가 접하기 쉬운 생활용품점, 대형마트, 백화점까지 진출한 곳은 많지 않았다.

한 제약 업체 관계자는 "화장품은 의약품과 달리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디자인, 향, 사용성과 흡수성, 편리함, 마케팅과 고객 소통까지 모두 갖춰야 한다"며 "소비자에게 선택되기까지 수많은 고민과 치밀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기존 화장품 브랜드보다 인지도가 떨어지는 데다 화장품 업체들의 유통 노하우를 따라잡는 것도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GC녹십자·종근당·한미약품·셀트리온·메디톡스 등 업계는 더마코스메틱(더마톨로지와 화장품의 합성어) 혹은 코스메슈티컬 시장의 성장세를 감안해 오히려 화장품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와 환경오염, 기후변화 등으로 피부 트러블과 유해 성분에 대한 소비자 우려가 커진 데다 노년 인구가 늘면서 제약·바이오 기술을 접목한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마케팅·유통 전문가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세계 코스메슈티컬 시장은 2025년까지 700억달러(약 9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시장 규모도 몇 년 안에 1조원까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종근당 관계자는 "최근 Z세대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확연한 인디 브랜드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화장품 사업으로 재미를 본 제약사도 있다. 동국제약이 2015년 출시한 '센텔리안24' 브랜드는 지난 4월 기준 누적 매출액이 5300억원에 달한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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