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인사 기조 변화 조짐에..첫 '여성 고검장' 나오나 관심
윤석열 대통령이 ‘성별이나 지역 안배를 하지 않겠다’던 인사 기조를 바꿔 여성 3명을 장·차관에 임명하자 고등검찰청장 등 검찰 고위직에도 여성 검사가 발탁될지 관심이 모인다. 여성 고검장은 역대 한 명도 없었다. 검찰 내부에선 이르면 다음주 검찰 고위간부 인사가 추가로 단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현재 여성 검사장은 노정연 창원지검장(54·사법연수원 25기), 고경순 춘천지검장(49·28기), 홍종희 서울고검 차장검사(54·29기) 3명이다. 그 전에 조희진 변호사(60·19기)와 이영주 변호사(55·22기)가 검사장으로 직을 마쳤다. 검찰 74년 역사를 통틀어 여성 검사장은 이들 5명에 불과하다.
노 지검장은 첫 여성 고검장 후보로 거론된다. 첫 여성 검찰총장에 깜짝 발탁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노 지검장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2019년 대검 공판송무부장으로 승진해 보좌했다.
그는 2020년 서울서부지검장일 때 ‘정의기억연대 후원금 유용’ 의혹 수사를 지휘해 윤미향 무소속 의원을 재판에 넘겼다. 당시 서울서부지검은 보도자료에 수사 주체로 담당 부장검사의 이름이 아니라 노 지검장의 이름을 적어 배포했다. 여권(현 야권) 인사를 수사한 검사들이 잇달아 좌천당하자 노 지검장이 담당 부장검사를 보호하려고 이례적으로 수사 책임자를 자신으로 공표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박지영 춘천지검 차장검사(52·29기)는 검사장 승진 대상으로 거론된다. 박 차장검사는 2020년 9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대전지검 차장검사로 근무하며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수사를 지휘했다. 박 차장검사는 여성 최초로 2006년 법무부 검찰과, 2010년 대검 중앙수사부에서 근무했고 2016년 서울중앙지검 총무부장을 지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18일 단행한 첫 고위 간부 인사 때 검찰에선 ‘여성이 배제됐다’는 말이 나왔다. 이노공 법무부 차관(53·26기)이 고검장급 보직에 발탁됐지만 검찰 내부 승진이 아니라 검찰 출신을 외부에서 데려온 경우이다. 2020년 기준 전체 검사 2191명 중 여성이 700명(31.9%)이었지만 부장검사, 차장검사, 검사장 등 고위직으로 올라갈수록 여성 검사 비율은 급감했다.
한 여성 부장검사는 29일 “이른바 ‘출세 부서’인 특수부(반부패수사부)나 공안부(공공수사부)는 가정을 버리다시피 합숙하듯 일하는데 여성은 가사와 육아에 쫓겨 이런 부서에서 근무하기 어렵다”며 “남성 검사는 이런저런 ‘라인(연줄)’으로 분류되지만 여성 검사에게는 ‘라인’조차 내려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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