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랑외교 부활?.. 왕이 "국제질서 장애, 미국 때문"

이귀전 2022. 5. 29.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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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 고위 당국자들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최근 중국 견제 연설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강하게 날을 세웠다.

29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남태평양 도서국을 순방하고 있는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블링컨 장관의 연설에 대해 "미국이 현 국제질서의 난맥상을 뒤흔들고 국제관계 민주화를 추진하는 데 사실상 장애가 되고 있다"며 "14억이 함께 현대화를 향해 가는 것은 인류의 거대한 진보이지 세계에 대한 위협과 도전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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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美, 냉전적 사고로 패권 논리 답습..국제사회 분열시킬 뿐"
화춘잉 "블링컨 연설, 전면적 전략경쟁·전쟁 선언처럼 들려"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AP연합뉴스
중국 외교 고위 당국자들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최근 중국 견제 연설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강하게 날을 세웠다. 미국과 국제사회에서 대결이 표면화하면서 한 동안 잠잠하던 중국의 공격적인 외교 방식인 ‘전랑(늑대전사) 외교’가 다시 부상하는 듯한 분위기다.

29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남태평양 도서국을 순방하고 있는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블링컨 장관의 연설에 대해 “미국이 현 국제질서의 난맥상을 뒤흔들고 국제관계 민주화를 추진하는 데 사실상 장애가 되고 있다”며 “14억이 함께 현대화를 향해 가는 것은 인류의 거대한 진보이지 세계에 대한 위협과 도전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왕 부장은 “미국 측에 알려줘야 할 것은 이 세상이 미국 측이 그리는 세상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미국은 냉전적 사고를 갖고 패권 논리를 답습해 집단정치를 고집하고 있으며 이는 국제사회를 분열시킬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중국은 미국의 억측 속에 있는 중국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결코 공갈·협박에 물러서지 않을 것이며, 중국인은 이러한 기개와 패기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미 관계는 미국이 설계한 제로섬 게임이 아니고 중·미간에도 경쟁이 있을 수 있지만 악성 경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부연했다.

국가와 국가 간에는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고, 미국과 중국 간에는 경쟁이 있을 수 있지만 나쁜 경쟁은 없어야 한다. 누가 나라를 더 잘 다스릴 수 있고, 세계에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는지 공평하게 겨루어 보자는 중국인들의 믿음과 저력이 있다.
중국 외교부 화춘잉 대변인.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캡처
외교부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은 지난 27일 밤 블링컨 장관의 연설에 대해 “전면적인 전략경쟁이나 전쟁 선언처럼 들린다”며 분노의 ‘폭풍 트윗’을 날렸다.

화 대변인은 ‘주요 강대국으로서 중국의 역할을 중단시키려는 것이 아니다’라는 블링컨 장관의 말을 인용한 뒤 “미국· 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의 기밀정보 공유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 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 미국·일본·호주·인도 협의체인 쿼드(Quad)를 만든 이유가 뭐냐”고 따져 물었다.

또 ‘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이 중국과 다르다’는 말에 대해선 “‘세계에 단 하나의 중국이 있으며 이는 미국 정부가 1979년 체결한 외교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과 이후 모든 미국 정부가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중국의 경제성장을 봉쇄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에 대해서는 “그렇다면 왜 아직 대중국 관세를 취소하지 않고, 중국 첨단 기술 기업을 억압하느냐”고 반박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28일자 사설 격인 종성(鐘聲)에서 블링컨 장관의 연설에 대해 “냉전적 사고를 고수하며 중국을 압박해 미국의 패권을 보호하려는 집요함을 반영하고 있다”며 “중미 관계가 최근 심각한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 AP뉴시스
블링컨 장관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조지워싱턴대학에서 약 45분간 진행한 중국 전략 연설에서 중국에 대해 “국제질서의 가장 심각한 장기 도전”이라며 “중국은 성공을 가능하게 한 법과 합의, 원칙, 기구를 강화하기 위해 힘을 사용하기보다는 이를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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