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해결사..'8번 푸이그'는 진짜 신의 한 수가 되나
야시엘 푸이그(32·키움)는 지난 21일 고척 한화전에서 3타점을 올렸다. 2회 무사 1·2루에서 적시 2루타, 3회 2사 1루에서 2점 홈런을 쳤다. 푸이그가 한 경기에서 2타점 이상을 올린 것은 이날이 두번째로, 만루홈런을 쳐 4타점을 올린 4월12일 고척 NC전을 제외하면 처음이었다.
21일 한화전은 푸이그가 8번 타자로 처음 출전한 날이다. 이후 푸이그는 28일 사직 롯데전까지 7경기에서 13타점을 올렸다. 앞서 개막 이후 42경기에서 13타점에 머물던 푸이그가 더 이상 아니다.
푸이그는 개막 이후 꾸준히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계속 부진하자 10일 두산전부터 10경기에는 2번 타자로도 나섰지만 또 침묵하는 경기가 이어지자 아예 8번으로 옮겼다.
푸이그 같은 타자를 8번 타순에 세워야 하는 상황을 홍원기 키움은 비교적 유연하게 받아들였다. 타격을 회복하면 중심타선으로 복귀시킬 것이 아니라 잘 치는 자리에 아예 그대로 둘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홍원기 감독은 “잘 해주기만 하면 계속 8번에서 쓸 생각도 있다. 푸이그가 8번에서 잘 하면서 타선에 연결고리가 생겼다. 공포의 하위타순 같은 느낌도 들었다”고 말했다.
푸이그는 LA 다저스에서 파워 넘치는 공격력과 수비력, 맹수 같은 에너지를 뿜어내는 뜨거운 타자였다. 당시 다저스에서 뛰던 류현진의 동료로 한국에 너무나 익숙한 푸이그는 ‘유명세’로만 따지면 그동안 KBO리그를 거친 외국인 타자를 통틀어도 가장 위에 있다.
공격력을 보고 영입하는 외국인 타자를 하위타순에 기용하는 것은 대부분 ‘실패’를 의미한다. 엄청난 기대를 모으며 KBO리그에 입성한 푸이그가 8번 타순까지 내려간 것은 일종의 굴욕이다. 푸이그 같은 선수를 영입했으니 교체를 결정하기도 쉽지 않다. 키움으로서도 ‘8번 푸이그’는 일종의 마지막 수다.
그런데 푸이그가 돌변하고 있다. 8번 타자가 된 뒤 안타 없이 침묵한 것은 24일 잠실 LG전이 유일하다. 3개가 펜스 앞에서 잡혔지만 좋은 타구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이후 26일 LG전에서는 3회 적시타에 이어 6-3으로 앞선 7회초에는 만루에서 싹쓸이 2루타를 뽑아 4타점을 올렸고, 27일 롯데전에서는 7회 1사 2루에서 적시타 뒤 8회 쐐기 3점 홈런을 때리며 또 4타점을 올렸다. 타점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는 타자로 갑자기 변신했다. 이 7경기에서 푸이그는 타율 0.308(26타수 8안타)를 쳤다. 안타 8개 중 홈런이 2개, 2루타가 4개다.
홍원기 감독은 “푸이그가 지금쯤은 메이저리거라는 생각은 지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KBO리그에 와서 개막 두 달이 돼가도록 부진을 벗지 못했던 현실을 받아들였을 것이라는 의미다. “8번 타순에 선 뒤 표정이 매우 진지해졌다”고도 했다. 푸이그는 스스로 “4번 타자는 별로”라며 8번 타순에서 더 ‘체질’을 과시하고 있다.
키움 타선은 최근 질주 중이다. 28일 롯데전까지 최근 7경기에서 팀 타율 0.316을 쳤다. 5월 비교적 잠잠하던 3번 이정후가 이 기간 타율 0.367로 되살아났고 푸이그 대신 4번 타자로 나선 김혜성(0.321), 2번 김휘집(0.321), 김웅빈(0.350) 등이 앞에서 밥상을 차려놓으면 8번 타자 푸이그가 나가 쓸어담고 있다.
타자들의 동반 상승세 속에 공교롭게 자리를 옮기면서부터 푸이그가 살아나기 시작해 타선 전체가 활력을 얻고 있다. 푸이그가 이대로 일어서기만 하면 역대급 명성의 외인 타자를 8번에 기용한 키움의 고육지책도 ‘신의 한 수’로 탈바꿈 할 수 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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