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우승 이끈 구창모도 방황했다.."야구장에 있기도 싫었다"
참으로 오랜만에 서는 1군 마운드였다. 상대는 2년 전 그 때와 같은 두산이었다.
구창모는 지난 28일 창원NC파크에서 선발 등판해 5.1이닝 4안타 무실점 4삼진으로 팀의 5-0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이날 등판은 정규시즌은 2020년 10월30일 대구 삼성전 이후 575일만에, 포스트시즌까지 포함하면 2020년 11월2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 두산과의 경기 이후 551일만에 오른 마운드였다. 또한 2020년 7월18일 KT전 이후 679일만에 선발승까지 차지했다.
길고 긴 공백이었다. 2020시즌 정규리그 15경기에서 9승무패1홀드 평균자책 1.74를 기록한 구창모는 한국시리즈에서 2경기 1승1패 평균자책 1.38의 성적을 내며 팀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동시에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투수 중 한 명으로 떠올랐다.
시련은 가장 화려한 순간을 맞은 뒤부터 시작됐다. 다음 시즌을 맞이하기 전부터 왼쪽 척골 부상으로 재활군에서 2021시즌을 준비했다. 결국 7월에는 골반 뼈세포를 부상 부위에 이식하는 수술을 받으며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통증을 털어내고 올시즌 초 복귀를 노렸던 구창모는 차근차근 몸을 만들어왔지만 또 다시 불의의 부상에 부딪혔다. 3월 훈련 중 오른쪽 허벅지 근육이 손상됐다. 결국 구창모는 다시 공을 내려놔야했다.
구창모는 복귀전을 마친 후 힘들었던 시간을 다시 떠올렸다. 그는 “지난해에는 정말 힘들었다. 나 스스로도 힘들었고 팬들에게 희망고문을 안겨드린 것 같아서 더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가장 즐거웠던 곳이 가장 괴로운 곳이 되었다. 구창모는 “야구장에 있기도 싫었고 자존감도 많이 낮았던 상태였다”고 돌이켜봤다. 자신을 기다려준 이동욱 전 감독이 있을 때 돌아오지 못한 것도 그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이 모든 시간을 이겨내고 구창모는 1군 등판만 바라보고 던졌다. 지난 11일 상무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2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첫 실전 경기를 치른 구창모는 이어 17일 KIA전에서는 3이닝 무실점, 22일 삼성전에서는 4.2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점차 이닝수를 늘려갔다. 그리고 28일 1군에 등록돼 자신을 기다려온 사람들 앞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큰 무대 경험이 많은 구창모였지만 이날 경기만큼은 긴장감이 컸다. 1회초 첫 타자 김재호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첫 아웃카운트를 잡은 구창모는 호세 페르난데스에게 바로 좌전 안타를 내줬다. 강승호를 유격수 뜬공으로 잡은 구창모는 4번 타자 김재환을 시속 134㎞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첫 이닝을 끝냈다.
구창모는 “1회에는 정말 긴장을 많이 했다. 첫 아웃카운트를 잡고 조금 풀린 것 같다”며 “오랜만에 (양)의지 선배님과 호흡을 맞췄는데 역시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했다.
NC 타선도 구창모가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3점을 뽑아내며 지원했고 7회말에는 닉 마티니가 2점 홈런을 쏘아올리며 승리의 쐐기를 박았다. 구창모는 “복귀전에 승리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형들이 끝까지 잘해줘서 고맙다. 팀 동료들에게 공을 돌리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건강만 하다면 자신있다. 선발 투수로서 5이닝을 책임졌다는 것에 만족스럽고 전체적인 투구도 만족한다. 첫 경기를 잘 치렀으니 다음 경기도 더 자신감 가지고 하던대로 하면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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