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못 참아. 부모님 내가 지킬 것" 문다혜, 보수단체 사저 앞 시위 맹비판

"집 안 생쥐 꼴" "사람 바리케이트".. 집회 관련 게시물 올렸다 삭제

지난 26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주변에 문 전 대통령 비판 단체 시위로 인한 이지역 주민들의 피해 호소 현수막이 걸려져 있다. 뉴스1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씨가 문 전 대통령의 양산 사저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보수단체를 향해 “이게 과연 집회인가”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다혜씨는 28일 트위터에 문 전 대통령 사저 앞 시위대 사진을 올리며 “총구를 겨누고 쏴대지 않을 뿐 코너에 몰아서 입으로 총질해대는 것과 무슨 차이인가. 증오와 쌍욕만을 배설하듯 외친다”며 이같이 적었다.

그는 “확인하고 싶었다. (시위대를) 들이받을 생각하고 왔다”며 “나설 명분 있는 사람이 자식 외 없을 것 같았다. ‘구치소라도 함께 들어가면 그 사이라도 조용하겠지’라는 심정으로 가열하게 내려왔다”고 밝혔다.

이어 “현실은 참담과 무력. 수적으로 열세. 집 안에 생쥐 꼴이다. 창문조차 열 수 없다. 사람으로 된 바리케이트!”라고 불쾌함을 토로했다.

다혜씨는 “개인으로 조용히 살 권리마저 박탈당한 채 묵묵부답 견뎌내는 것은 여태까지 정말 잘했다. 더 이상은 참을 이유가 없다”면서 “이제 부모님은 내가 지킬 것”이라고 뼈 있는 말을 덧붙였다.

다만 해당 게시물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문재인 전 대통령 딸 다혜씨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글. SNS 

다혜씨는 전날(27일) 처음으로 트위터 계정을 개설하고 문 전 대통령 근황을 공개했다. 개설 당시 문씨는 트위터 소개창에 ‘슬하에 있길 즐기는 REAL딸♡ 아버지를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자칭 문파 1호’라고 적었다.

다혜씨는 첫 번째 게시글로 문 전 대통령이 낮잠을 자는 사진을 올리며 “얼마 전, 이제 예전에 쓰던 번호로 연락하라시기에 받은 번호를 눌러보니 ‘아빠’로 등록된 연락처. 괜스레 눈물이 났다”며 “다시 아버지로, 할아버지로 돌아와주셔서 감사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양산에 와보니 트위터도 보시고 독서도 하시고 짬이 생기셨다“며 “그리고 그 중 가장 반가운 건 오수(낮잠)에 드신 모습”이라며 “다시금 뭉클 눈물”이라고 전했다.

문 전 대통령 내외는 6·1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7일,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시 하북면에서 사전투표를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사전투표소 앞에서 보수단체 시위 관련 취재진 질문을 받고 “불편합니다”라고 짧게 답한 바 있다.

이에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집으로 돌아오니 확성기 소음과 욕설이 함께하는 반지성이 작은 시골 마을 일요일의 평온과 자유를 깨고 있다”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지난 10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 사저에 머물고 있다. 보수단체와 유튜버 등이 사저 인근에서 문 전 대통령을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보수단체는 사저에서 100여ｍ 정도 떨어진 도로에서 전날 낮 집회에 이어 밤새 박정희 전 대통령이 낭독하는 국민교육헌장을 반복해 트는 등 지속적인 소음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주민들은 소음 공해로 인한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시위 현장 인근에는 소음에 항의하는 주민들의 현수막이 걸리기도 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