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 박찬욱·송강호, 감독상·남우주연 최초 동반 수상 '영예'(종합) [Oh!칸 현장]

김보라 2022. 5. 29.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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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칸(프랑스), 김보라 기자] 한국영화가 전 세계 속에서 다시 한번 위상을 높였다.

박찬욱 감독과 송강호 배우가 올해 열린 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각각 감독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같은 해 시상식에서 한국 영화인이 동반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8일 오후 8시 30분(현지 시간)부터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제75회 칸영화제 폐막식이 열린 가운데, 박찬욱은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송강호는 영화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호명하는 순간 국내 기자들도 한마음으로 기뻐하며 그들의 수상을 축하했다.

무엇보다 올해 박 감독의 감독상은 지난 2009년 영화 ‘박쥐’의 심사위원상 이후 13년 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또한 송강호가 데뷔 후 처음으로 칸 남우주연상을 차지했다는 점에서 역사에 남을 기록을 세웠다. 앞서 배우 전도연이 ‘밀양’(감독 이창동)으로 2007년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이후 국내 배우들 가운데 칸에서 주연상을 받았던 적이 없었기 때문.

송강호 개인으로서도 기쁜 일이겠으나, 한국 영화사에 새로운 족적을 남겨 세계 속에서 우리나라 영화의 위상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송강호가 주연을 맡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제공배급 CJ ENM, 제작 영화사 집)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영화다. 송강호는 이혼 후 세탁소를 운영하는 브로커 상현을 연기했다.

송강호는 시상식 남우주연상 부문에서 호명된 이후 기쁨에 찬 얼굴로 무대에 올랐다. 그는 “가족들도 이 자리에 함께 왔는데 굉장히 뜻깊은 선물이 될 거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 배두나, 강동원, 아이유, 이주영 배우에게 감사드린다. 그들이 있어서 제가 대표로 받은 거 같다”고 연기 시너지를 낸 후배들에게 공을 돌렸다.

수상 직후 송강호는 각국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후 프레스 센터를 찾아 국내 취재진과 간단하게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올해의 감독상을 받은 박찬욱 감독도 함께 자리했다.

송강호는 “제가 박찬욱 감독님과 오랫동안 작업했던 배우라서 남다른 감정”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물론 저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의 ‘브로커’로 이 상을 받았지만 같은 식구들이 받아서 뿌듯하다”고 했다. 앞서 송강호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박쥐’(2009)에 남자 주인공으로 출연했던 바. 이 영화는 그해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차지했다.

이어 송강호는 “감독님 눈빛을 보는 순간 너무 좋았고, 서로 축하하는 순간의 그 감동을 잊을 수 없다”고 웃으며 말했다. 두 사람 모두 만면에 미소를 띠며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을 이어나갔다.

그는 한국의 남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가져간 것에 대해 “상을 받기 위해 연기를 할 수도 없고, 그렇게 하는 배우도 없다”며 “좋은 작품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최고의 영화제에 초청받고, 그곳에서 격려받고 수상도 하는 일련의 과정 자체가 있을 뿐이다. 수상이 절대적 가치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물론 매우 행복하고 영광스럽지만 수상이 목표가 되진 않는다”고 밝혔다.

송강호는 ‘브로커’에 함께 나온 배두나, 강동원, 아이유, 이주영에게 공을 돌리며 “저뿐만 아니라 깨알 같이 보석과 같은 배우들의 열연과 앙상블이 있었다. 제가 대표해서 받은 거 같다. 그분들의 가치는 정말 소중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송강호는 “이 상이 앞으로 (더 나아가는 데) 작동하지 않길 바란다. 저는 변함이 없다”며 “상을 받고 나서나, 받기 이전이나 저는 그냥 좋은 얘기로 관객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노력을 변함없이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가 하면 박찬욱 감독의 신작 ‘헤어질 결심’(배급 CJ ENM, 제작 영화사 집)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박 감독의 수상 역시 뜻깊다. 지난 2016년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던 그의 영화 ‘아가씨’가 무관에 그쳤는데, 6년 만인 올해는 본상 트로피를 사수하면서 명예를 높일 수 있었다.

호평 후 무대에 오른 그는 “너무 감사하다.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CJ ENM에게 너무도 감사드린다”며 “박해일, 탕웨이 배우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진심을 담아 얘기했다.

박 감독은 “저희가 같은 영화로 왔다면 동시에 받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한 영화에서 감독상과 주연상을 같이 주지 않으니까 저희가 다른 영화로 와서 동시에 받게 된 거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앞서 박찬욱 감독은 57회 칸영화제에서 영화 ‘올드보이’(2004)로 심사위원대상을, 62회 칸영화제에서 영화 ‘박쥐’(2009)로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이날 박 감독에게 ‘황금종려상을 받지 못 해서 아쉽진 않느냐’고 묻자, “평점이 수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우리가 경험이 많아서 잘 알고 있다”고 답했다. ‘헤어질 결심’은 지난 23일 오후 6시(현지 시간)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월드 프리미어를 통해 공개됐던 바. 이튿 날 오전 전세계 취재진 및 평단에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박찬욱 감독은 감독상 수상에 대해 “제가 데뷔 30주년에 축하선물을 받은 기분이 든다”고 오히려 감독상에 큰 의의를 뒀다.

‘헤어질 결심’은 6월 29일, ‘브로커’는 6월 8일 극장 개봉 예정이다.

/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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