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빈 "아역 이미지, 굳이 깰 필요 있나요?" [인터뷰M]

백승훈 2022. 5. 29. 12: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배우 박지빈에게 따라붙는 수식어 중 하나는 '정변의 아이콘'이다. 무려 21년 차 배우이지만, 대중들에게 그의 모습은 아역 배우로서 훨씬 선명하다. '살인자의 쇼핑목록'에서 트랜스젠더 역할을 맡아 파격 연기를 펼쳤지만 이미지 변신에 조급해하지 않는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최근 박지빈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iMBC연예와 만나 tvN 수목드라마 '살인자의 쇼핑목록'(극본 한지완·연출 이언희)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살인자의 쇼핑목록'은 평범한 동네에서 발생하는 의문의 살인사건을 마트 사장, 캐셔, 지구대 순경이 영수증을 단서로 추리해 나가는 슈퍼마켓 코믹 수사극이다.

박지빈은 극 중 MS마트 생선 코너 담당이자 생선 역을 맡았다. 초반부터 소심한 모습에 의심스러운 행동들로 일찍이 살인자 용의 선상에 올랐지만, 사실 범인이 아닌 성전환증을 가진 트렌스젠더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충격을 안겼다.

올해로 21년 차, 관록 있는 연기 경력을 갖춘 그에게도 트랜스젠더 역할은 "조심스러웠다"고. 박지빈은 "(트랜스젠더가) 미디어에 노출된 적이 많이 없지 않나. 그래서 본질에 가깝게 표현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스스로에게 도전이었던 작품이었다. 배우들 호흡도 좋았고, 굉장히 참신했던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iMBC 연예뉴스 사진

박지빈이 역할 소화에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여장이었다. 그는 "갑자기 여장을 한 인물이 나오는 상황이라, 극의 흐름을 깨서는 안 됐다. 그래서 (시청자들이) 거부감이 들지 않도록 해야 하는 점이 걱정이었다"고 이야기했다. 박지빈은 완벽한 여장을 위해서 유명 뷰티 크리에이터 이사배의 도움을 받았다.

"이사배와는 오랜 인연이 있다. 직접 화장을 하는 장면에서 이사배가 옆에서 코칭을 해줬다. 화장을 마치고 나니, 이사배가 너무 좋아하더라. 여장은 우려했던 것보다 잘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파격적인 변신에 주변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박지빈은 "'내가 여잔데 나보다 예쁘다'는 댓글이 기억난다. 그 반응이 제일 만족스러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박지빈은 JTBC 드라마 '구경이'의 금수저 빌런부터 KBS '붉은 단심'의 왕세자, '살인자의 쇼핑목록'의 트랜스젠더 역까지 연달아 변화무쌍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작품 선택 기준에 이미지 변신에 대한 갈증이 있는지 묻자, 박지빈은 "날 필요로 하는 작품에 참여할 뿐"이라고 이야기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그는 "배우는 쓰임이 있어야 하는 존재다. 그래야 하고 싶은 걸 하지 않겠나. 그런 점에서 우리는 상품이기도 하다"며 "더 좋은 데 쓰이려고 노력해야 한다. 내가 작품에 필요한 이유를 자꾸 찾으려 한다. 어쩔 땐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는 과정의 무한한 반복이 배우의 일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2001년 뮤지컬 '토미'를 시작으로 배우의 길에 첫발을 내딛은 박지빈. 이후로도 영화 '다시, 봄', '안녕, 형아'를 비롯해 드라마 '매직키드 마수리', '이산', '꽃보다 남자', '선덕여왕', '메이퀸', '돈의 화신' 등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넘나들며 열연을 펼쳐왔다. 어느덧 서른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아역을 오래 했다는 점과 더불어 어릴 때와 비슷한 '판박이 비주얼' 탓에 많은 이들에게 여전히 아역 이미지로 굳게 남아있다.

이와 관련 박지빈은 "어려 보이는 이미지에 대한 스트레스는 예전부터 없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어머니의 눈에는 어른인 자식이 아직도 아이로 보이는 것처럼, 내 성장기를 지켜봐 준 팬들에게는 내가 마흔이 되도 어려 보이지 않을까"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그 이미지에 대해) 깨고 싶지도 않고, 설령 깬다 한들 뭐가 달라질까 싶다. 계속 활동해서 좋은 모습으로 얼굴을 비추면 또 다른 모습으로 각인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iMBC 연예뉴스 사진

박지빈은 "현장에서 자주 놀림을 당한다"며 고연차 배우로서의 부담도 장난스럽게 토로했다.

"배우진 중 진희경 다음으로 내가 제일 연차가 높다. 나이로는 위인 이광수가 '지빈 선배님'이라고 자주 부르기도 했다. 현장에 가면 스태프들이 더 어리더라. 이젠 나보다 어린 친구들이 있다는 게 신기하다."

연기자로서 지난 20년을 돌아본 박지빈은 앞으로의 목표를 언급했다. 그는 "지금 당장은 청춘 멜로 장르가 하고 싶다. 20대 초반에는 센 역할을 많이 해보고 싶었는데, 지금은 자연스러운 감정들을 더 연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반전을 거듭하며 극에 긴장감을 더한 박지빈의 '살인자의 쇼핑목록'은 지난 19일 8회를 끝으로 종영됐다.

iMBC 백승훈 | 사진제공 커즈나인엔터테인먼트

Copyright © MBC연예.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