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이상해요" 논란에 초등 교과서 삽화 다시 그리는 중국 [특파원24시]

조영빈 2022. 5. 2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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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삽화'가 논란 거리로 떠올랐다.

초등학교 6학년 자녀를 둔 한 학부형도 펑파이에 "뉴스를 통해 논란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접한 뒤 아이들 교과서에 실린 삽화를 다시 찾아봤다"며 "실제로 그림체가 이상하고 미학적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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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교과서 삽화 속 아이들
"졸려 보인다",  "중국스럽지 않다" 비판
"예전 삽화는 아름다웠다" 추억하기도
중국 인민교육출판사가 만든 초등학교 4학년 수학 교과서에 실린 삽화(사진). 중국인의 정서와 거리가 있는 화풍 탓에 비판을 받고 있다. 웨이보 캡처

중국에서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삽화'가 논란 거리로 떠올랐다. 다소 우울한 느낌의 화풍에 "중국적이지 않다", 품격이 없다", "기괴하다"는 비판론이 거세졌고, 해당 교과서를 제작한 출판사는 결국 삽화를 다시 그리기로 했다.

웨이보를 비롯한 중국 주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교과서 삽화'가 지난 26~27일까지 인기 검색어 상위권에 머물렀다. 일부 블로거들이 캡처한 삽화 이미지가 온라인상에 퍼졌고, 네티즌들이 "국가의 품격을 담아내지 못한 추한 그림이 교과서에 버젓이 실렸다"고 비난하며 논란 거리로 떠오른 것이다.

중국 인민교육출판사가 만든 초등학교 4학년 수학 교과서에 실린 삽화(사진). 중국인의 정서와 거리가 있는 화풍 탓에 비판을 받고 있다. 웨이보 캡처

현지 매체 펑파이 등에 따르면, 해당 삽화는 인민교육출판사가 출간한 초등학교 4학년 교과서에 실렸다. 친구들끼리 놀며 대화를 주고받는 등 평범한 내용이었지만, 화풍이 문제였다. 학부모와 네티즌들은 "두 눈 사이가 멀어 마치 다운증후군 환자를 묘사한 것 같다", "혀는 왜 내밀고 있는 것인가", "아이들이 졸려 보인다", "한마디로 추하다"는 반응까지 쏟아졌다.

판즈창 난징대학교 문화소통센터 소장은 "초 ·중등학교 학생은 아직 판단력과 이해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미지를 통해 세상과 접촉한다"며 "따라서 교과서에 실리는 삽화 하나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최근 교과서 삽화)는 중국 청년들의 활기찬 정신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중국만의 느낌이 없다"고 비판했다. 초등학교 6학년 자녀를 둔 한 학부형도 펑파이에 "뉴스를 통해 논란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접한 뒤 아이들 교과서에 실린 삽화를 다시 찾아봤다"며 “실제로 그림체가 이상하고 미학적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성조기와 비슷한 그림이 그려진 셔츠를 입고 있는 아이, 술래잡기 놀이 중 남자 아이가 여자 아이의 치마를 붙잡는 모습, 남자 아이들의 특정 부위가 유독 돌출된 그림 등 문제가 될 수 있는 삽화를 새롭게 찾아낸 네티즌들은 "교과서가 중국 인민을 모독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980년대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 초등학교 교과서 삽화. 웨이보 캡처.

이에 일부 네티즌든을 1970~1980년대 교과서에 사용된 다소 근엄한 분위기의 옛 삽화들을 끄집어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지금의 교과서 삽화와 비교하며 “예전 삽화는 교육적인 것은 물론 그림 자체로도 아름다웠다"며 온라인상에서 그들만의 '삽화 추억'을 공유하는 광경까지 나타났다.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중국 교육부는 28일 초등·중학교 교과서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를 지시했다. 해당 교과서를 제작한 인민교육출판사도 성명을 내고 "교과서 삽화와 표지를 종합적으로 다시 평가한 결과 다시 그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출판사는 "화풍을 개선하고 예술적 수준을 높이는 동시에 교육적 역할을 충분히 담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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