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1st] 대표팀 도전자 김진규 "황인범 따라잡으려면 필요한 건 터프함"

윤효용 기자 2022. 5. 29.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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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완주] 윤효용 기자= 전북현대의 미드필더 김진규는 대표적으로 공을 예쁘게 차는 선수다. 상대가 쉽게 공을 뺏을 수 없다. 부드러운 탈압박과 공격 찬스로 이어지는 패스 한 방이 김진규의 가장 큰 장점이다. 


여기에 터프함을 더하는 것. 그게 김진규의 다음 목표다. 올해 A대표팀에 처음 발탁되고, 전북현대로 이적하면서 더욱 '터프함'의 필요성을 느꼈다. 이제 대표팀에서 경쟁해야 하는 황인범과 자신의 가장 중요한 차이점으로도 터프한 플레이를 꼽았다. 황인범도 공을 잘 다루는 유형의 선수지만 유럽 진출 후 더 단단해졌고 대표팀 주전이 됐다. 


26일 전라북도 완주군 봉동에 위치한 전북현대 클럽하우스 '풋볼리스트'가 김진규를 만났다. 진한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김진규는 '상남자' 이미지를 풍겼다. 스스로를 '애늙은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성격은 이미 터프한 김진규로부터 전북 생활부터 대표팀, 다음 목표에 대해 들어봤다.


-전북에서도 김문환과 단짝이라고 들었다


그 형이 챙겨야 하는 구석이 있다. 자주 빼먹고 그래서 항상 지켜보고 챙겨야 한다. 문환이 형이 있어서 적응이 빨리 됐다.


-여전히 둘만 다닌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맞기도 한데, 그럴 수밖에 없던 이유가 있다. 문환이 형이 차가 얼마전에 나왔다. 그 전에는 타고다닐 게 없었다. 우리집과 멀지않아서 데려다주고 태우고 오다보니 더 붙어다닌 게 된 거 같다. 문환이 형은 미국에 있다와서 차가 없었다. 요즘 차 출고에 오래 걸린다. 그래서 데리고 다니는 기간도 길어졌다.


-원래 주위 선수를 잘 챙기는 편인가?


다른 선수들이 나를 좀 챙겨야 하지 않을까(웃음). 처음 왔을 때는 다 잘 챙겨줬다. 문환이 형이 오고는 내가 문환이 형을 챙겼고.


-전주와서 삶은 어떻게 바뀌었나. 부산 때와 차이가 있나


부산은 아는 곳도 많아서 이리저리 돌아다녔는데, 전주는 부산에 비하면 작은 도시이기도 하고 밥 먹는 거 빼고는 집에만 있는 거 같다. 갈 곳 있으면 가는데 크게 가볼 만한 곳은 못 찾았다.


-전북 온 뒤 경기가 더 많아져서 돌아다닐 시간도 없을 것 같다


그냥 외부 생활을 별로 안하는 거 같다. 밖에 덜 나가고 웬만하면 집에서 쉬고 잔다. 빡빡한 일정으로 경기를 치르면 몸이 힘들어서 나가기 싫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것도 하기 싫고 자고 싶다는 생각 밖에 안든다. 여자친구와 밥은 주로 같이 먹는다. 잘 챙겨먹고 있다. 나가도 밥만 먹고 들어온다. 커피는 사서 들어온다. 카페에 앉아있는 것도 힘들다.


-카페에 있으면 알아보는 사람이 많으니까?


별로 없던데. 그런 시선을 느껴본 적이 없다.


-전북에 빨리 적응하고 곧바로 많은 경기를 뛰고 있다. 비결은?


훈련 때나 경기 때나 팀에 보탬이 되려고 노력을 하고, 그런 부분을 감독님께서 좋게 봐주신다. 아직은 확실히 전북 스타일에 녹아 들지 못한 거 같아서 빨리 녹아들 수 있게 생각하고 그래야 할 거 같다.


-전북의 스타일?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워낙 개인 기량이 뛰어나기도 하지만 중요한 경기, 큰 경기에서 상대 팀과 기량적으로 비슷할지 몰라도, 투지나 상대를 물어뜯는 모습이 보였다. 전북 스타일이라고 생각했다.


-수원FC 전에서 수훈선수로 뽑힌 뒤 "터프해져야 한다"고 했는데, 그런 점도 전북 스타일과 연관되나


그런 모습이 많이 없었다. 전북이라는 팀은 특히 그런 부분을 강조한다. 사실 어느 팀에 가도 그런 걸 안 좋아할 지도자는 없다. 내가 장점에 그걸 더하면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어릴 때부터 지적을 받았고, 많이 발전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김상식 감독이 특별히 주문하는 부분은 어떤 건가


미드필더에서 쉽게 볼처리를 하길 원하신다. 터프한 부분, 전북 스타일을 이야기해주셔서 최대한 쉽게 하려고 생각한다. 터프함을 가지려고 많이 생각하고 있다.


-대표팀에서 백승호와 발을 먼저 맞췄고 이제는 전북에서 함께 뛰고 있다. 잘 맞는 편인가


워낙 유명한 곳에서 축구를 배운 선수다. 생각하는 축구 스타일이 비슷하다. 경기를 하면서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비슷한 스타일이고, 어떻게 보면 다른 스타일이다. 호흡은 잘 맞다. 같이 경기하면 정말 편하고 좋다.


-다른 점이란?


승호가 더 수비적인 면이 강하다. 나도 짧게 짧게 하는 걸 좋아하고 승호도 그렇다. 승호는 중거리 한 방이 있고, 나는 긴 패스 한 방이 있다. 어떻게 보면 비슷한데 다르다.


-대표팀도 함께 간다. 2022년 들어서 계속 대표팀에 발탁되고 있는데


아무래도 전지훈련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게 도움이 된 거 같다. 그래서 계속 선발해주시는 거 같다.


-벤투 감독이 특별히 주문한 부분이 있다면


따로 그런 건 없다. 그냥 시키는 걸 열심히 한다. 그 당시에는 처음 들어갔을 때고 부산에 있을 때였는데, 부산 감독님과 전술적으로 추구하는 게 똑같았다. 완전 똑같아서 나로서는 엄청 적응하기 편했다. 다 알고 있는 것들이었다. 내가 하던 걸 그대로 하는 거라 내 모습이 더 잘 나온 거 같다.


-6월에 만나는 상대들은 브라질, 칠레, 파라과이, 이집트다. 기대되는 상대는?


당연히 브라질이다. 내가 살면서 가장 강한 상대를 만나는 거 같은데, 슈퍼스타 선수들이 얼마나 잘할지 궁금하기도 하고, 기회를 받게 된다면 내가 여태 해오던 게 과연 통할지도 궁금하다. 그런 경기를 경험함으로써 좀 더 성장하는데 도움이 되고 새로운 걸 많이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브라질 미드필더들과 맞대결도 기대가 될 거 같다. 누구랑 가장 붙어보고 싶나.


카세미루와 맞대결이 궁금하다. 나는 공격형이고 카세미루는 수비형이다. 그러다보니 부딪힐 일이 많지 않을까. TV에서만 보고 게임에서만 쓰던 선수와 경기하는 거니까 어떨지 궁금하다. 상대해 본 문환이 형(2019년 평가전, 0-3 패)한테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너무 힘들고 호흡이 계속 머리 끝까지 차있었던 기억밖에 없다고 해주더라.


-롤모델은 모드리치라고 들었다. 카세미루도 언급한 걸보니 레알팬인가?


아니다. 나는 맨시티 팬이다. 사실 맨시티라기보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축구를 좋아한다. 자꾸 그 분이 계시는 팀을 챙겨보다보니 좋아하게 됐다. 모드리치를 좋아하는 건 개인 성향이다. 그 선수를 좋아하지만 그 팀은 좋아하진 않는다. 예전부터 바르셀로나 축구를 좋아했다. 맨시티, 바르셀로나 축구를 좋아한다. 맨시티에서는 케빈 더브라위너를 좋아한다. 실력이 출중하다.


-모드리치를 좋아하는 이유는?


롤모델이 자주 바뀌는 편이다. 예전에는 차비, 이니에스타를 좋아했다. 좀 지나고는 티아고 알칸타라, 프렝키 더용도 좋아한다. 요즘은 모드리치다. 노장인데도 꾸준히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고 여러 부분에서 팀에 관여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오랫동안 기량을 유지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다.


-경기전 모드리치 하이라이트를 보기도 하는지


어릴 때 많이 봤고 쉴 때도 봤다. 챔피언스리그 4강, 결승 등 큰 경기를 하면 다 챙겨본다. 스페셜 영상보다는 90분 경기를 보는 걸 좋아한다.


-다시 대표팀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역할상 황인범과 겹친다. 팀의 핵심 선수와 경쟁해야 하는데.


자신은 있다. 인범이는 워낙 K리그에서 잘하고 유럽에 나간 선수다. 보여주고 증명한 게 많다. 대표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훈련하는 걸 보면 정말 잘한다고 느낀다. 그 속에서 배워야 할 부분을 배우려고 한다. 내가 기회를 받는다면 나름대로 내 스타일, 장점을 보여주려고 항상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팀에서 요구하는 걸 잘 수행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황인범과 다른 점은


인범이도 공을 이쁘게 차는 편이었다. 그러나 해외 생활을 하면서 터프함이 많이 생긴 거 같다. 그래서 나도 그런 부분을 가져야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릴 때부터 그런 부분을 지적받아왔다. 수비 상황에서 더 저돌적으로 해주길 원한다. 그런 건 보완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웨이트 비중을 늘리는 게 방법이 될 수 있겠다


요즘 경기가 많다보니 웨이트를 자주 하진 못한다. 그러나 꼭 웨이트를 많이 한다고 해서 운동을 잘하고 특별해지는 건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 힘을 잘 쓰느냐가 중요하다. 너무 한쪽에 치우치다보면 내 색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이제는 대표팀 동료인 조규성도 예전부터 김진규를 '좋아하는 형'이라고 하더라


나도 안다. 나를 많이 좋아한다. 그냥 만나면 느껴진다. 영상 통화도 자주 하고 이번에도 만난다. 근데 규성이가 이제 너무 잘나가서 예전처럼 나를 봐줄지 모르겠다. 만나면 그 덩치에 '형, 형'하면서 친하게 한다. 생긴 건 규성이가 형인데.


-유럽 진출의 꿈이 있나?


지금은 상무를 빨리 해결하는 게 우선이다. 그 후에 기회가 되면 어느 리그든 한 번 나가보고 싶긴 하다. 굳이 어디에 따지지 않고 어느 리그든 나가서 경험을 해보고 싶다. 규성이가 상무에 빨리 오라고 한다. 나는 "너 있을 때는 안갈 거야"라고 한다. 괴롭힐 게 뻔하다.


-상무에서 축구에 더 집중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 다른 것보다 헬스장이 워낙 잘 돼 있다고 들었다. 거기는 다른 운동부도 많고 더 크고 잘 돼 있다. 다른 운동선수들과 웨이트를 같이 해보고 싶기도 하다. 다른 운동부에 비하면 축구는 헬스장에서 옷을 못 벗고 다닌다. 가게 되면 좋은 시간이 되도록 노력해보겠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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