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단오제] "춤·소리 어우러진 종합예술 단오굿, 내 인생 한부분"

이연제 2022. 5. 29.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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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살부터 강릉단오제 인연 이어져
인간문화재로 단오굿 총책임자
굿 선입견에 젊은 이수자 부족
전수자 육성 재정 지원 확대해야
종교 구분없이 시민 모두 소통
▲ 과거 빈순애 강릉단오제보존회 회장이 강릉 단오장에서 굿을 펼치고 있는 모습.

인간문화재(강릉단오제 단오굿 예능보유자)로 인정받은지 올해로 23년째인 빈순애(65) 강릉단오제보존회장. 그는 천년의 역사인 강릉단오제의 산증인으로 지난 2020년부터는 강릉단오제보존회 수장을 맡아 60여명의 회원들을 이끌며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이에 본지는 빈순애 강릉단오제보존회 회장을 만나 강릉단오제의 발전 방향 등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빈 회장은 “강릉단오제는 그간 자신이 걸어온 발자취이자 눈감는 날까지 같이 가야할 내 인생의 한 부분”이라며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 빈순애 강릉단오제보존회 회장

- 강릉단오제보존회장 취임 시기가 코로나와 맞물린 탓에 활동에 영향을 받았을 것 같다.

“맞다. 코로나19 여파로 전국적으로 지난 2년간 힘들었지 않나. 단오제도 축소되고, 전반적으로 활동이 제한되면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못해 미안한 마음이 크다. 강릉단오제보존회 회장직을 유지하는 동안 보존회 회원들과 시민들로부터 빈순애가 회장을 맡은 후 강릉단오제를 위해 무언가를 일궈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고, 이는 앞으로의 목표이기도 하다. 코로나로부터 차츰 안정화를 찾아 일상회복에 들어선 시기인 만큼 남은 기간 열심히해서 우리 보존회가 강릉단오제를 빛낼 수 있도록 잘 이끌어 나가겠다.”


- 강릉단오제와의 인연이 깊은데, 회장님에게 단오제는 어떤 의미인가.

“18세 어린 나이에 시어머니를 따라 강릉단오장을 처음 찾은 후 지금까지 맥을 이어오고 있으니 벌써 40년도 넘는 인연이다. 아무래도 인간문화재이다보니 주변 이목부터 신경쓸 부분들이 많지만 이것마저도 숙명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이며 살고 있다. 과거 맹장수술 후 회복이 되기 전 단오현장에 나와 공연을 진두지휘 하기도 했는데 그만큼 단오굿 총책임자로 막중함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고 있다. 강릉단오제는 그간 걸어온 나의 발자취이자 눈감는 날까지 같이 가야할 내 인생의 한 부분이다.”

- 강릉단오제의 산증인이시다. 옛 단오는 어땠는가.

“옛 기억을 떠올리면 예쁜 치마저고리를 입고 성남동 뚝방에서 펼쳐졌던 단오장 곳곳을 둘러봤던 기억이 가장먼저 떠오른다. 지금은 행사 부스들이 가설극장처럼 튼튼하게 잘 꾸며졌지만 과거 굿당 등 부스들은 흰천과 각목을 이용해 세워지다보니 많이 허술했다. 옛날에는 굿당 옆에서 수리취떡과 메밀묵, 올챙이국수, 감자전을 팔아 허기가 질 때면 시민들이 너도나도 신문지나 고무신을 깔고 앉아 끼니를 해결하기도 했다. 또 아침부터 저녁까지 굿을 구경하던 할머니들 중 집이 먼 사람들은 굿당 안에서 하룻밤을 지새고 가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겠지만, 어떤 날은 굿당 안에서 밤새 춤판이 벌어지기도 했다.”


- 강릉단오제를 이어나갈 이수자와 전수생이 부족하다.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

“아무래도 굿이라는 이미지와 인식에 선입견이 있다보니 젊은 친구들이 쉽게 문을 두드리지 않는게 현실이다. 게다가 굿은 춤, 소리 등이 어우러진 하나의 종합예술이라 해석 자체가 어렵다보니 관심을 가지고 배우러 온 젊은 친구들 중에서도 중도에 포기하는 이들이 많다. 또 현실적으로 짚자면 전수자 육성 사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재정 지원이 확대될 필요성이 있다. 이수자와 전수생들이 경제적으로 안정적이어야만 배움에 집중할 수 있지 않겠나. 일단 기본 생활이 될 수 있는 안정적 기반 마련이 우선적으로 돼야한다.”


- 마지막으로 3년 만에 정상개최되는 강릉단오제를 즐기러 오는 시민들에게 한 마디 하자면.

“강릉단오제에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고 힘을 실어주셨으면 한다. 천년의 역사를 이어온 강릉단오제 속 전통행사들은 하나의 종합예술이다. 강릉단오제는 시민들의 것이니 종교에 구분을 두지 말고 많이들 오셔서 같이 소통해나갔으면 한다. 우리도 있는 힘껏 개인의 건강과 가정의 평안 등 시민들을 위해 기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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