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단오제] 전통주 계승자 76명 맛·향 경연..가장 한국적인 축제 멋·흥 더해
상품·대중화 가능성 확인 계기
2022 강릉단오제 창포주 선발대회
강원·서울·경기·경상·전라·충청 등
각지서 참가 전국대회 위상 제고
경기 의정부 김지원씨 대상 수상
"맛·밸런스 좋아 향 잘 어우러져" 호평
"수상작 품질 훌륭 창포주 고급화 기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면서 국가무형문화재 제13호인 강릉단오제는 술을 빚는 것으로 시작한다.
코로나19 여파로 온·오프라인으로 대폭 축소돼 열렸던 아픔을 겪은 뒤, 3년 만에 정상 개최하는 강릉단오제(5월30일∼6월6일)는 신주빚기를 시작으로 천년 축제의 서막을 알린다.
강릉단오제위원회와 강원도민일보가 매년 강릉단오제를 맞아 단오 절기의 계절 약초인 석창포(石菖浦)를 활용해 술을 담그는 ‘대한민국 창포주 선발대회’를 개최하는 것도 국내 대표 전통·문화축제에서 전통주의 맥을 되살리고, 가장 한국적인 축제의 흥과 멋을 고조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선조들은 단오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창포로 머리를 감고, 창포에 찹쌀, 누룩과 섞어 빚은 창포주를 마셨다.
강릉이 예로부터 5대 명주의 반열에 든 좋은 술이 있는 고장으로 이름 나 창포주 선발대회를 통한 전통주 전승·발전의 의미는 더욱 뜻깊다.
올해 대한민국 창포주 선발대회에는 76명의 전통주 전승자들이 참가해 맛과 향의 경연을 펼쳤다. 강원도 뿐만 아니라 서울·경기를 비롯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등 전국 각지에서 참가해 전국대회의 위상을 높였다.
올해도 술의 부재료인 석창포를 주최측에서 미리 배송해주고 참가자들이 석창포를 이용해 창포주를 출품토록 했다.
올해 대회에서는 김지원(경기 의정부) 씨가 대상(강원도지사·강원도민일보 회장 공동상)을 받았다.
최근 왕산면 소재 ‘수을향’에서 열린 전문가 심사에서는 대상과 함께 금상 1명, 은상 1명, 동상 1명, 장려상 4명 등 모두 8명의 입상자가 가려졌다. 심사위원들은 대상을 받은 김지원 씨의 술에 대해 “맛의 밸런스가 좋아 부드럽고, 창포가 갖고 있는 향도 잘 어우러졌다”고 평가했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송분선 수을향 대표, 김상현 강릉브루어리 대표는 “상을 받은 술들은 향과 맛, 색, 균형감, 목넘김에서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모두 훌륭했고, 이같은 추세로 간다면 고급화 된 창포주가 탄생할 것”이라며 “주류 시장의 트렌드처럼 내추럴 스타일의 창포주를 만들어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조선시대에도 단오때 창포로 머리감고, 목욕하고, 술에다가 넣어 마셨는데, 큰 의미가 있는 만큼 상품화된 창포주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며 “창포를 직접 길러서 술을 빚어 출고가 된다면 더 맛좋고 예쁜 창포주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우열 woo96@kado.net
[인터뷰] 허시명 심사위원장 “하나의 술 장르로 ‘창포주’ 발전시켜야”
“진달래주, 국화주처럼 창포주도 하나의 술 장르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2022년 강릉단오제 대한민국 창포주 선발대회 심사위원장을 맡은 허시명 술평론가(막걸리학교 교장)는 “맑은 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창포의 향과 맛을 살리려는 작품들이 많아지면서 상품·대중화 등 창포주의 가능성을 높게 봤다”며 “진달래, 국화, 인삼 등이 술의 장르가 된 만큼 창포주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뿌리와 잎 등 창포를 활용해 빚어지는 창포주가 많아지고, 이해하고 활동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녹아든다면 더욱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며 “생명력있게 잘 자라나는 창포를 우리의 생활문화 속으로 가져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알코올 도수 15도 안팎의 술들이 단맛, 쓴맛, 신맛 등의 밸런스가 균형을 갖추고 있는지, 맛이 단조롭고 직선적이지 않고 맛과 향의 여운이 있는지 등에 대해 직접 대중과 참가 희망자 등이 맛보고 콘테스트 등을 개최한다면 더 많은 술이 출품되고 더 큰 대회로 발전할 것”이라고 했다.
술을 빚는 팁(TIP)에 대해서는 “촉박하게 빚지 않고 일찍 빚어 10도 이하의 저온에서 숙성해야 술의 맛이 어우러지고, 숙성이 안되면 떫고 거친 맛들이 서로 조화롭지 않다”며 “약재를 잘 활용할 수 있는 경험을 충분히 갖고, 최대한 창포의 향기도 담아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우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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