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 국민배우→글로벌 배우 '우뚝'..韓 최초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

강주일 기자 2022. 5. 29.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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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영화제 영화 ‘브로커’ 상영회 도착한 송강호. 칸 AFP=연합뉴스.


배우 송강호가 ‘국민배우’를 넘어 명실상부 ‘글로벌 배우’ 자리에 우뚝 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송강호는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5회 칸영화제 시상식에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로 칸 영화제 7번째 도전만에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세계 최고 배우의 자리에 올랐다.

송강호는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양 옆에 앉아있던 배우 강동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차례로 끌어안았다. 또 무대로 향하는 길 ‘헤어질 결심’의 박찬욱 감독, 배우 박해일과도 감격의 포옹을 나눴다.

그는 무대에 올라 “메르시 보꾸”(Merci beaucoup·감사합니다)라고 불어로 수상 소감을 시작한 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을 향해 ‘위대한 예술가’라고 칭하며 깊은 감사를 전했다.

이후 ‘브로커’에 함께 출연한 배우 강동원, 이지은, 이주영, 배두나, CJ ENM 관계자, 가족들을 언급한 뒤 “감사와 영광을 같이 나누고 싶다”고 했다. 또 “대한민국 수많은 영화 팬분들께 이 영광을 바칩니다”라며 한국 팬들에게 감사 인사로 소감을 마쳤다.

송강호는 올해 칸 영화제 강력한 남우주연상 수상 후보로 꼽혀왔다. ‘괴물’(감독 주간), ‘밀양’(경쟁부문),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비경쟁부문), ‘박쥐’(경쟁부문), ‘기생충’(경쟁부문), ‘비상선언’(비경쟁부문)으로 이미 여섯 차례나 칸 무대를 밟았으나 수상은 하지 못했다. 특히 2019년 영화 ‘기생충’ 출연 당시 심사위원장 알레한드로 이냐리투가 송강호를 강력한 남우주연상 후보로 꼽았으나 황금종려상과 남우주연상을 동시에 줄 수 없다는 영화제 원칙에 따라 수상이 불발된 사실이 알려지며 올해 수상에 기대가 모아졌다.

한국 남자 배우가 칸 영화제에서 연기상을 받은 것은 송강호가 최초다. 앞서 배우 전도연이 2007년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송강호는 1991년 연극무대를 통해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1997년 이창동 감독이 영화 ‘초록물고기’ 판수 역에 캐스팅하면서 영화계에 발을 들여놓게됐다. 특히 같은해 ‘넘버3’에서 불사파 두목 조필로 출연, “내 말에 토 달면 배신이야 배반”이라는 대사로 주목 받았다. 그는 그 해 대종상영화제 신인남우상, 청룡영화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이어 ‘쉬리’(1999), ‘공동경비구역 JSA’(2000), ‘살인의 추억’(2003) 등 작품성과 흥행을 모두 잡은 작품에 잇따라 출연했다. 이후에도 ‘괴물’(2006), ‘밀양’(2007),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박쥐’(2009), ‘설국열차’(2013), ‘관상’(2013), ‘변호인’(2013), ‘밀정’(2016),‘택시 운전사’(2017) 등의 작품에서 깡패, 군인, 형사, 신부, 국정원 요원, 변호사, 왕, 택시 운전사 등 다양한 역할을 연기해왔다. 그는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송강호 특유의 코믹과 진중함을 오가는 전매특허 연기를 선보이며 국민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제 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한국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송강호. 연합뉴스.


특히 2016년 ‘밀정’ 개봉 당시 한국 영화 사상 처음으로 ‘주연작 누적 관객 수 1억 명 돌파’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명실상부한 국민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또 2019년에는 ‘기생충’이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아시아 배우 최초로 로카르노 국제영화제에서 ‘액설런스 어워드’를 수상했다. LA 비평가협회상 남우조연상, 미국 영화배우조합(SAG) 앙상블상도 받았다. 2020년에는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선정한 ‘21세기 최고 배우 25인’에 뽑히기도 했다. 그와 함께 ‘기생충’을 찍은 봉준호 감독은 송강호를 ‘위대한 배우’라고 칭하며 “그가 없었다면 한 장면도 찍지 못할 영화였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송강호에게 남우주연상을 안긴 ‘브로커’는 일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로 교회 베이비 박스에 버려진 한 아기를 통해 만난 사람들이 하나의 가족이 되어가는 이야기다. 송강호는 이 영화에서 아이가 필요한 부부에게 버려진 아기들을 판매하는 브로커 상현 역을 소화했다.

송강호는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 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영화에 대해 “유사 가족이든 친가족이든 가족의 형태를 중하게 여기는 게 아니라 그 가족을 중심으로 해서 빚어지는, 우리가 살아가는 데 가장 소중하고 고귀한 감정들이 무엇인지, 우리가 놓치고 있는 감정들이 무엇이고 어떤 걸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지를 찾아가는 일련의 과정들이 굉장히 섬세하고 무서울 정도로 현실적”이라면서 “그래서 더 감동적이고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하는 것 같다”고 작품에 담긴 메시지를 설명했다.

강주일 기자 joo102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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