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남우주연상 송강호 "상 받기 위해 연기한 적 없다..다이나믹 한국 덕에 수상"
배우 송강호씨(55)가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한국 배우가 이 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아시아 배우로서도 네번째다.
뱅상 랭동을 위원장으로 한 올해 칸영화제 심사위원단은 28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대극장에서 진행된 폐막식에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브로커>에 출연한 송강호씨를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송씨는 옆자리에 있던 강동원씨, 고레에다 감독과 포옹한 뒤 복도를 건너 달려온 박찬욱 감독과도 껴안았다.
무대에 오른 송씨는 “감사하고 영광스럽다. 고레에다 감독과 배우 강동원, 이지은(아이유), 이주영, 배두나씨에게 깊은 감사를 보내고 이 영광을 함께 나누고 싶다. 영화사 집의 이유진 대표와 CJ ENM 관계자에게도 심심한 감사를 전한다”며 “이 자리에 저의 사랑하는 가족 또한 같이 왔다. 큰 선물이 된 것 같아 기쁘다. 트로피의 영광과 영원한 사랑을 바친다. 끝으로 한국의 수많은 영화팬들께 이 영광을 바친다”고 수상소감을 말했다.
<브로커>는 고레에다 감독이 송강호·강동원·이지은·배두나·이주영씨 등 한국 배우 및 제작진과 함께 만든 영화다. 베이비박스를 두고 얽힌 이들이 함께 예기치 못한 여정을 떠나면서 서로 가족이 되는 이야기다. 송씨는 아기를 파는 브로커 상현 역을 맡았다.
송씨는 2006년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감독주간에 초청받으면서 처음 칸영화제를 찾았다. 이후 2007년 이창동 감독의 <밀양>을 시작으로 경쟁부문 4번, 비경쟁부문 3번 등 총 7차례 칸으로부터 공식 초청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한국인으로서는 5번째였고, 한국 남자 배우로서는 최초였다. 여러 번 레드카펫을 밟으면서도 그가 단독으로 상을 수상한 적은 없다. <밀양> <박쥐> <기생충> 때도 강력한 남우주연상 후보로 평가받던 그는 4차례 경쟁부문에 진출한 끝에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누누이 하는 얘기지만 상을 받기 위해 연기를 할 수도 없고 그렇게 하는 배우도 없습니다. 그냥 좋은 작품에 끊임없이 도전하다보면 최고의 영화제에 초청받고, 그곳에서 격려받고 수상도 하는 과정이 있을 뿐입니다. 그게 절대적인 가치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남우주연상 수상이) 행복하고 영광스럽지만 이게 목표가 되진 않습니다. 그건 변함없습니다.”
시상식이 끝난 뒤 ‘팔레 드 페스티벌’에 위치한 기자실을 찾은 송씨는 한국 기자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은 빨리 변하고, 국민들은 항상 열심히 하기 때문에 다이내믹하지 않으면, 정체돼 있으면 발전할 수 없다. 저희(영화인)들도 단 한순간도 나태할 수 없고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그런 긍정적인 환경”이라며 “한국의 많은 팬분들이 끊임없이 예의주시하고, 때론 격려하고 때론 질타해주신 덕분에 한순간도 쉼없이 노력해서 그렇게(이 상을 받게) 되지 않았나 싶다. 다시 한번 한국의 팬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2009년 영화 <박쥐>로 함께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송강호씨와 박찬욱 감독은 13년 만에 각자 다른 영화로 칸영화제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박 감독이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받음으로써 경쟁부문에 오른 한국영화 2편이 각기 본상을 받는 기록도 남겼다.
칸|오경민 기자 5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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