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군위군, 지방선거 '복마전 고장' 불명예 위기

김용민 2022. 5. 29.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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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2만3천여 명의 경북 군위군이 6·1지방선거를 앞두고 '복마전'이라는 불명예를 뒤집어쓸 위기에 처했다.

경북 군위경찰서는 지난 28일 마을 주민 몰래 거소 투표를 대리로 한 혐의(공직선거법위반)로 군위군 한 마을 이장 B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장 B씨는 최근 80대 A씨 등 5명 안팎의 마을 주민들을 임의로 거소 투표 대상자로 등록한 뒤 이들 몰래 대리투표를 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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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대리 투표·위장전입 의혹에 금품 수수까지


군위군청 [연합뉴스 자료사진]

(군위=연합뉴스) 김용민 기자 = 인구 2만3천여 명의 경북 군위군이 6·1지방선거를 앞두고 '복마전'이라는 불명예를 뒤집어쓸 위기에 처했다.

경북 군위경찰서는 지난 28일 마을 주민 몰래 거소 투표를 대리로 한 혐의(공직선거법위반)로 군위군 한 마을 이장 B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장 B씨는 최근 80대 A씨 등 5명 안팎의 마을 주민들을 임의로 거소 투표 대상자로 등록한 뒤 이들 몰래 대리투표를 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피해 주민 A씨 등은 "사전 투표소에 갔더니 이미 거소 투표를 마친 것으로 돼 있어 투표할 수 없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비슷한 일은 다른 마을에서도 발생해 군위군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26일 해당 마을 이장 C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이장 C씨는 거소투표 신고 기간 중 주민 5명에게 의사를 확인하지도 않고 거소 투표 신고서를 임의로 서명 또는 날인해 이들이 거소투표 신고인 명부에 오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 25일에는 60대 남성이 특정 후보 지지를 부탁하며 주민들에게 돈을 건넸다가 구속된 일도 있었다.

경북경찰청은 이날 유권자들에게 군위군수 선거에 나선 특정 후보 지지를 부탁하며 돈을 건넨 혐의로 D씨를 구속했다.

모 후보의 처남인 D씨는 이달 초 지역 유권자 여러 명에게 자기 매형을 지지해 달라며 수 백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이것 말고도 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인구가 늘면서 위장 전입 의혹이 불거져 경찰과 선관위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군위군은 지난해 12월(2만2천945명) 2만3천명 아래였던 인구가 올해 들어 지난 1월 2만3천8명, 2월 2만3천53명, 3월 2만3천258명, 4월 2만3천314명 등 매달 50∼200명씩 늘었다.

인구 소멸 위험지역에 손꼽힐 만큼 인구가 지속해서 줄어드는 곳에서 선거를 앞두고 최근 6개월간 485명이나 증가했다.

'지역에 주소 갖기 운동' 등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교롭다는 지적이다.

경찰과 선관위도 군위에 아무 연고가 없으면서 주소를 옮긴 사람이 최소 수 십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이들이 투표를 목적으로 위장전입 했는지 여부를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군위군에서는 4년 전인 2018년 지방선거 당시에도 선거 직전 반짝 인구가 늘었다가 선거가 끝나자마자 220여명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이처럼 선거를 앞두고 군위에서 온갖 추문이 발생하는 것은 무소속으로 나선 현직 군수와 국민의힘 후보 간 경쟁이 과열된 데 따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주민은 "두 후보 간 지지율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 보니 불미스러운 일이 자꾸 발생하는 것 같다"며 "삼국유사의 고장이라는 곳이 선거 복마전으로 전락하지나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yong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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