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야구단 하차, '김동연 유욱현 신일호'를 응원한다.
(MHN스포츠 김현희 기자) 야구 미생들의 프로무대 도전을 그린 다큐멘터리, '청춘야구단 : 아직은 낫아웃'이 KIA 타이거즈 퓨쳐스팀(2군)과의 맞대결이 그려진 가운데, 청춘야구단이 선취점을 내고도 수비 실책이 빌미가 되어 1-2로 아쉽게 패하는 장면이 방송됐다. 그리고 이 경기를 통하여 첫 번째 방출자가 발생, 보는 이들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방송 이후 선수들은 입을 모아 "우리 활약상에 비해 방송 시간이 너무 짧은 것 같아 아쉽다."라며, 40분 이내에 모든 이야기를 풀어가야 하는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러한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KBS가 선택한 것은 '유튜브'지만, 전 국민들이 두루 보기에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방송으로 모두 담기 어려운 부분은 다양한 매체를 통하여 보도하는 것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끝을 알면서도 도전하는 김동연,
부상으로 인한 방출 유욱현, 현역 입대 신일호의 미래를 응원한다.
좌완투수로 KIA 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조부겸은 방송 이후 "KIA 타자들을 상대로 삼진 2개를 잡았는데, 그 부분이 빠져서 너무 아쉽다."라며, 본인의 장점이 노출될 수 있는 중요한 장면이 포착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는 한편, "하지만, 프로 2군과의 경기에서 시야가 넓어지는 측면도 있다. 배우는 부분이 많다."라며, 프로 선수들과의 맞대결에 대한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그만큼 독립리그 선수들에게 잠시나마 '프로의 물'을 맛볼 수 있게 해 주는 것은 중요하다. 청춘야구단 외에도 각각의 독립리그 구단들이 프로 2~3군들과의 경기 주선에 애를 쓰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는 가운데, 청춘야구단 첫 번째 방출자가 발생한 장면은 많은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청각 장애인 야구 선수로 알려진 김동연(22), 무릎 부상으로 인하여 정상적인 훈련 소화가 어려운 투수 유욱현(25)이 안타까운 장면의 주인공들이었다.
KIA 퓨쳐스팀과의 경기에서 9회 대타로 들어선 김동연은 김병현 감독의 번트 지시를 듣지 못하고 타석에 서서 3연속 헛스윙으로 삼진을 당했다. 이에 김 감독은 당황해 하면서도 잘 듣지 못하는 김동연의 상황을 이해한다는 제스쳐를 취했다. 그러나 야구에 대한 열정이 야구에 대한 재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잘 듣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 그리고 야구로 인생을 살아가기에는 다소 어렵다는, 정말 현실적인 이야기를 전달할 수밖에 없는 것이 코칭스태프의 일이기도 했다. 결국 김동연은 김병현 감독으로부터 야구에서 배웠던 것을 다른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현실적인 조언과 함께 방출을 통보했다. 안타까우면서도 당연할 수밖에 없던, 참으로 슬픈 장면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김동연은 녹화 이후 어떠한 생활을 하고 있을까? 이후 바로 야구를 그만 두고 다른 삶을 계획하고 있을까? 방송 이후 손성권 PD에게 연락, 김동연에 대한 근황을 물었다. 원 소속 독립리그 구단에서도 퇴단했는지를 묻는 질문이었다. 손 PD는 "올해까지는 꿈을 쫓아가 보겠다고 한다. 원 소속 구단인 가평에서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라는 근황을 전해 왔다. 그렇다. 꿈을 쫓아 보고, 본인이 미련 없이 야구를 '잘' 그만둘 수 있는 것, 그것 또한 독립리그의 존재 이유일 것이다. 꿈을 쫓는 사나이, 김동연의 앞날을 응원한다.
그러나 방출자는 김동연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유욱현 역시 방출자 명단에 올랐다. 무릎 부상으로 인하여 이렇다 할 훈련 스케줄을 소화하지 못하면서 어쩔 수 없이 내보낼 수밖에 없었다. 휘문고 졸업 이후 2년제 대학인 강릉영동대를 거쳐 제주국제대로 편입하는 등 어떻게든 야구 인생을 이어왔던 유욱현이었지만, 청춘야구단에서의 인연은 여기까지였다. 하지만, 그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원 소속팀에서 부상을 치유한 이후 다시 마운드에 서겠다는 각오를 펼친 유욱현이다.
그리고 방송에서는 다뤄지지 않았지만, 또 한 명의 청춘이 불가피한 사정으로 하차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었다. 이미 유튜브를 통하여 먼저 알려졌지만, 1루수 신일호가 군 입대로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서울고에서 4~5번을 치면서 거포로서 좋은 모습을 보인 신일호는 고교 졸업 이후 독립리그에서 실력을 키워가다 청춘야구단에 합류했는데, 1회 녹화만에 바로 하차라는 결정을 했던 것이다. 김병현 감독도 그렇지만, 손성권 PD 역시 장타력을 갖춘 신일호의 입대를 안타까워했다는 후문이다.
김동연과 유욱현, 그리고 신일호 모두 아직 20대 조, 중반의, 꿈이 많은 청춘들이다. 어떠한 방향으로 야구 인생이 흘러가건 간에 향후에도 좋은 모습으로 다시 만나기를 기원해 본다. 인생을 야구의 9회로 본다면, 이들은 아직 2회 초 수비에도 들어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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