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고공 추락에 눈앞이 아찔..LGU+, 중대재해 예방 총력전

윤지원 기자 2022. 5. 29.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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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에 안전 체험관 개관..2500여명 교육 이수
"무사고·무장애·무결점 3無 사업장 만들 것"
지난 26일 찾은 대전 유성구 소재의 LG유플러스 대전 R&D 센터에서는 VR 기술을 활용한 안전 체험 교육이 이뤄지고 있었다. © 뉴스1 윤지원 기자

(대전=뉴스1) 윤지원 기자 = 고층에서의 작업을 위해 고소작업차에 몸을 싣고 올라갔다. 공중에 떠 있던 몸이 한순간 바닥으로 추락했다. 눈앞에 보이는 건 회색빛 콘크리트뿐이었다. 머리에 착용했던 가상현실(VR) 체험 기기를 벗자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왔다.

지난 26일 찾은 대전 유성구 소재의 LG유플러스 대전 R&D 센터의 '네트워크 스쿨' 안전 체험관에서는 VR 기술을 활용해 업종 공통 및 통신업 특화 안전 교육을 시행하고 있었다. LG유플러스는 네트워크 스쿨을 토대로 안전 교육을 강화해 '무사고·무장애·무결점' 3무(無) 경영 방침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권준혁 LG유플러스 네트워크부문장(전무)은 "무사고·무장애·무결점 사업장을 만들고 나아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전사적인 역량을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의 네트워크 스쿨 안전 체험관은 기업이 산재 예방을 위한 책임을 이행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 지난 2020년에 개관했다. 양무열 LG유플러스 네트워크 인사지원담당은 "설립 당시에 안전에 대한 기업의 책임을 바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사회적 인식이 변화하고 법도 바뀌어 왔다"며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올해 1월부터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통신사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통신망 구축이나 데이터 센터 설립 등 각종 공사 현장에서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기 때문이다. 올해 1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6년간 통신3사가 발주·수행한 사업의 산재 사고 사망자는 32명으로 집계됐다.

양 담당은 "유지 보수 업무를 예전에는 외주하다가 직고용하면서 대기업의 시스템을 갖고 외부 직원의 역량을 어떻게 끌어올릴지 고민했다"며 "이론적인 배경뿐만 아니라 실제 장비나 장애 상황을 만들고 실습적인 부분도 필요하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지난 26일 찾은 LG유플러스 네트워크 스쿨 안전 체험관에서 가상현실(VR) 기술을 적용한 안전 교육을 기자가 직접 체험해봤다. © 뉴스1 윤지원 기자

◇안전 사고 체험에 광케이블 연결까지 이후 네트워크 스쿨은 네트워크 부문 임직원 등을 대상으로 연간 40과정 및 100회차 이상의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개관 후 만 2년여 기간 동안 협력사를 포함한 2500여명이 안전 훈련을 받았다.

이곳에서는 통신 작업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 예방 교육이 진행되고 있었다. 교육생들은 Δ통신주 추락·전도 Δ사다리 전도 및 추락 방지 울타리 Δ지붕 미끄러짐 및 안전 블록 실습장 Δ감전 및 검전기 사용 Δ과전류·잠금장치 Δ밀폐공간(맨홀) 작업 안전 Δ생명줄 매듭법 Δ화재 진압 등을 체험하게 된다.

특히 안전대 추락 체험과 통신주 추락·전도 체험에는 VR 기술이 적용됐다. 교육의 몰입도를 높여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키우기 위해서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020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으로부터 교육업종 특화 교육과정으로 인정서를 획득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체험관 운영으로 안전 기준 위반 건수가 줄었다고 전했다. 양 담당은 "회사에서 규정한 기준의 이행률이 얼마나 되는지를 안전 패트롤이라는 사람이 불시에 돌아다니면서 관리한다"며 "네트워크 스쿨을 하기 전에는 두자릿수 이상의 위반 건이 들어왔는데 지금은 한달에 한건 있을까 말까 한다"고 밝혔다.

안전 사고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사고에 대응하는 교육도 시행되고 있었다. 광코어 체험관에서는 도로 굴착공사 등으로 끊어진 광케이블을 신속하게 복구하는 교육이 이뤄졌다. 광케이블이 단선되면 색깔이 제각각인 '코어' 288개를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연결해야 한다.

특히 유리 섬유로 된 코어는 머리카락 굵기만큼 가늘기 때문에 초고도의 집중력과 섬세한 맨손 작업이 필요하다. 이날 방문한 광코어 체험관의 교육생들은 야간 상황을 대비해 안전모의 플래시에만 의존한 채 이같은 작업을 수행하고 있었다.

26일 LG유플러스 네트워크 스쿨 내 광코어 체험관의 교육생들은 야간 상황을 대비해 안전모의 플래시에만 의존한 채 코어 연결 작업을 수행하고 있었다. © 뉴스1 윤지원 기자

◇지역사회·공공기관에 개방…"공사 정보 공유 체계 필요"

이밖에도 네트워크 현장에 장애가 발생했을 때 기지국 안테나를 비롯한 각종 유·무선 장비를 교체 및 복구하는 '무선·HFC 실습장'이 갖춰져 있다. IPTV와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의 개통 및 장애 복구를 교육하는 'IP·SOHO 실습장'도 마련됐다.

가입자가 이용하는 네트워크 장비 및 통신 품질을 검증하는 '홈 IoT 인증센터'와 '네트워크 연동시험실'도 운영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통신 서비스를 집안 어디에서나 끊김 없이 이용하도록 아파트 내부를 구현해 품질을 검증하고 있었다.

LG유플러스는 그간 코로나19로 중단된 오프라인 교육을 올해부터 재가동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올 하반기 또는 내년부터는 지역사회와 공공기관 및 기업에도 체험관을 개방해 교육을 시행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양 담당은 "자사 인원 연 1회가 우선이고 지역사회에 있는 영세업체들을 우선순위로 교육하려 한다"며 "그 다음에는 공공기관이나 비영리 단체 등에 수요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받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정부 및 국회에서 추진 중인 굴착 공사 정보 공유 시스템 구축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그는 "일부 지자체에서는 공사 정보나 전지 작업 정보를 올려놓으면 그걸 캐치하는 로봇(RPA)이 정보를 모으는데 그런 게 의무화가 안 돼 있어서 (케이블을) 끊어먹는 경우가 많다"며 "정부나 국회 차원에서 제도화를 준비하고 있는데 잘 됐으면 좋겠고 통신사에 적극 공유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g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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