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숄츠 "즉각 휴전, 철군해야" 압박.. 푸틴 "무기 지원 말라"

김표향 2022. 5. 29.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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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이 4개월째 접어들며 소모전으로 흐르는 상황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즉각적인 휴전과 병력 철수를 촉구했다.

독일 총리실은 성명에서 "프랑스ㆍ독일 정상은 푸틴 대통령에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직접 진지하게 협상을 할 것을 제안했다"며 "분쟁 해소를 위한 외교적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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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獨·러 3국 정상 전화회담서 우크라 사태 논의
우크라 곡물 수출 허용 요구에 러 제재 해제 요구
BBC "전쟁 출구전략 두고 서방 간 이견 드러나"
지난 9일 독일을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함께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 앞에서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브란덴부르크문은 유럽의 날을 맞아 우크라이나 국기 색상 조명으로 장식됐다. 베를린=AP 뉴시스

우크라이나 전쟁이 4개월째 접어들며 소모전으로 흐르는 상황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즉각적인 휴전과 병력 철수를 촉구했다. 전 세계 식량 위기 해결을 위해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허용하라”고도 요구했다. 푸틴 대통령은 식량난 우려에 공감을 표하면서도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지 말라”고 도리어 압박했다.

28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독일, 러시아 3국 정상은 이날 80분 동안 전화 회담을 가졌다. 마크롱 대통령과 숄츠 총리는 푸틴 대통령과 직접 소통이 가능한 몇 안 되는 서방 정상이다. 회담은 프랑스와 독일 측 요청으로 성사됐다. 독일 총리실은 성명에서 “프랑스ㆍ독일 정상은 푸틴 대통령에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직접 진지하게 협상을 할 것을 제안했다”며 “분쟁 해소를 위한 외교적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엘리제궁 또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끝내는 방안을 서둘러 협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크렘린궁도 별도 성명에서 “푸틴 대통령이 두 정상에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대화 재개를 위한 문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다만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간 직접 대화 가능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4월 초까지 평화협상을 진행했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수도 키이우 인근 부차에서 러시아군이 민간인을 학살한 사실이 드러난 이후 대화를 중단한 상태다.

마크롱 대통령과 숄츠 총리는 우크라이나 주민들이 처한 인도주의 위기에 대한 우려도 표명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동남부 마리우폴에서 항전하다가 러시아군에 전쟁포로로 잡힌 아조우스탈 제철소 전투원 2,500명을 석방하라고 푸틴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아조우스탈 군인들을 포로교환으로 데려오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러시아 의회 의원들은 이들을 전범재판에 회부하거나 처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포로가 된 우크라이나 군인을 국제법에 따라 대우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했다.

회담에선 국제 식량 위기 문제도 논의됐다. 마크롱 대통령과 숄츠 총리는 우크라이나가 흑해를 통해 곡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동부 오데사 항구 봉쇄를 하루빨리 풀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푸틴 대통령도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선적할 선박 접근과 이동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식량 위기 책임을 서방의 경제 제재와 잘못된 금융 정책에 돌리면서 대(對)러시아 제재 해제를 선결 조건으로 내걸었다. 또 “서방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지 말라”고 압박하며 “앞으로 상황을 더 불안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3자 회담은 우크라이나 전쟁 출구전략을 두고 서방 간 이견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특히 눈길을 끌었다. 프랑스와 독일은 즉각적인 휴전을 주장하고 있지만, 영국과 폴란드, 발트 국가들은 러시아가 대가를 치러야 한다며 우크라이나의 항전을 지지하고 있다. BBC는 “유럽연합(EU)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프랑스ㆍ독일 정상이 푸틴 대통령과 직접 대화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며 “서방 동맹의 분열은 아니더라도 서로 다른 입장이 노출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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