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참사' 계기로 각성? 퇴출 위기→3G 연속 호투. 154km 생명연장 불꽃투 [SC포커스]

김영록 2022. 5. 29.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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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나마 눈을 뜬 걸까.

글렌 스파크맨이 3경기 연속 좋은 모습을 보이며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스파크맨은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등판, 6이닝 3실점을 기록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날 스파크맨은 1~3회 완벽한 모습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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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부산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 스파크맨이 투구하고 있다. 부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2.5.28/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늦게나마 눈을 뜬 걸까. 글렌 스파크맨이 3경기 연속 좋은 모습을 보이며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스파크맨은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등판, 6이닝 3실점을 기록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투구수는 97구. 시즌 2승에는 실패했지만, 올시즌 2번째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어린이날 참사'가 계기가 된 걸까. 스파크맨은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 사직구장을 가득 메운 부산야구팬들 앞에 '못볼꼴'을 보였다. 선발로 등판해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5안타 2볼넷 1사구를 내주며 무려 6실점한 뒤 교체된 것. KBO 역사상 '0아웃 최다 실점' 2위(1위 2008 쿠비얀 7실점)에 해당하는 참담한 경기였다.

이날의 충격이 약이 된 걸까. 그대로 퇴출됐어도 무방한 상황이었지만, 롯데 구단은 추가 기회를 부여했다.

그리고 이후 무너지는 팀과는 별개로 한결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때 '투피치 투수'로 불릴 만큼 직구 외엔 슬라이더 하나에 의존하는 스타일이었지만, 최근 들어 커브의 구사 빈도를 높인게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5월 11일 NC 다이노스전은 '헤드샷 사구' 때문에 3이닝만에 교체됐을 뿐, 나쁘지 않은 구위를 선보였다. 17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6이닝 1실점(0자책)으로 생존 신고를 했고, 이후 두산 베어스전 5⅓이닝 2실점에 이어 이날 키움 상대로도 QS를 달성했다.

롯데 구단은 사실상 스파크맨의 교체 준비를 마친 채 현장의 큐사인만 기다리던 상황. 하지만 스파크맨의 역투가 이어지면서 추가적인 액션을 취하지 않고 있다. 특히 반즈와 박세웅이 5월 들어 부진한 만큼, 스파크맨의 반등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전부터 래리 서튼 감독은 "스파크맨은 더 공격적인 피칭을 가져갈 필요가 있다"면서도 퇴출 가능성에 대해선 언급을 꺼려왔다.

이날 스파크맨은 1~3회 완벽한 모습을 과시했다. 1번 예진원부터 7번 김웅빈까지 삼진 2개 포함 범타로 처리했고, 푸이그에게 볼넷을 내준 뒤에도 삼진과 2루 땅볼을 이끌어내며 좋은 구위를 뽐냈다. 팀 타선도 1회 3점을 선취하며 선발의 어깨를 가볍게 하는듯 했다.

하지만 제구력이 갑자기 흔들리는 고질병이 문제였다. 4회 1사 후 갑자기 이정후 김혜성에게 연속 볼넷, 김수환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1점차로 추격당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6회에도 연속 안타에 이은 번트로 1사 2,3루 위기를 맞이했지만, 희생플라이로 1실점하며 동점을 내줬지만, 추가 실점 없이 잘 버텼다.

하지만 키움은 10회초 터진 이정후의 3점 홈런으로 롯데를 5연패에 빠뜨렸다. 구위를 되찾은 불꽃남자는 추락하는 롯데를 지탱하는 버팀목이 될 수 있을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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