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하는 김영훈, 현대모비스 선택한 이유는?
KBL은 28일 자유계약선수(FA) 영입의향서 접수 결과를 발표했다.
김현민(보수 8000만원, 계약기간 1년)과 정해원(5000만원, 1년)이 각각 현대모비스와 오리온을 인수할 예정인 데이원자산운용으로 옮긴다.
김영훈은 유일하게 현대모비스와 데인원자산운용 두 팀에게 영입의향서를 받았는데 보수 7000만원(연봉 6000만원, 인센티브 1000만원), 계약기간 2년을 제시한 현대모비스와 계약하기로 했다.
김영훈은 2014년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6순위로 DB의 부름을 받은 이후 지금까지 DB에서만 활약했다. 프로 데뷔 후 첫 이적이다.
김영훈은 28일 전화통화에서 현대모비스를 선택한 이유를 묻자 “두 팀 다 좋은 조건을 제시해주셨다. 너무 감사 드린다”며 “현대모비스만의 시스템 농구도 있고, 유재학 감독님께 배우고 싶다. DB에서도 이상범 감독님께 잘 배웠다. 현대모비스의 조직적인 부분을 봐서 기회가 된다면 배우며 뛰고 싶었기에 현대모비스를 선택했다”고 답했다.
김영훈은 정규리그 통산 133경기에 출전해 3.0점 1.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공격보다는 수비 등 궂은일에 힘을 더 실었다.
김영훈은 “DB에 입단한 뒤 3년간 경기도 못 뛰어 힘들어할 때 이상범 감독님께서 오신 이후 경기도 뛰고, 지난(2020~2021) 시즌 54경기를 다 뛰어서 감사하다. 재계약이 되지 않았지만, 그렇게 뛰게 해주셔서 이번에 영입의향서를 받았다. 정말 감사한 마음이 크고, 더 잘 했어야 하는데 죄송하다”고 DB에서의 생활을 돌아봤다.
김영훈은 “기억에 남는 건 이상범 감독님께서 오신 직후인 2017~2018시즌”이라며 “정말, 진짜 한 경기, 한 경기가 모두 재미있고, 소중했다. 시즌 개막 전에 밖에서 보던 평가와 달리 우승까지 해서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이상범 감독은 DB 지휘봉을 잡은 뒤 경기에 출전하고 싶은 간절함을 가진 선수들에게 출전기회를 줬다. 그 기회를 잡은 선수 중 한 명이 김영훈이다. 이상범 감독 부임하기 전까지 3시즌 동안 3경기 출전에 그쳤던 김영훈은 2017~2018시즌 36경기 출전했다.
김영훈은 “그 때 정말 간절했다. 그 시즌이 잘 풀려서 상무도 운 좋게 갔다 왔다. 다녀와서 기회도 받았다. 그 때 플레이 덕분에 저를 좋게 봐주신다. 기회를 주신 감독님, 코치님 마음을 알고 지난 시즌에도 초심을 잃지 않고 간절하게 기회를 얻고자 했지만, 잘 하고 싶은 마음처럼 되지 않는 게 있었다”고 했다.
2020~2021시즌 54경기를 모두 출전했던 김영훈은 지난 시즌 38경기에만 나섰다. 출전시간도 평균 17분 49초에서 10분 27초로 줄었다. 여러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김영훈은 “그 전 시즌에는 54경기를 다 뛰고 FA를 앞두고 있어서 더 잘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는데 오히려 부담이 더 컸다”며 “데뷔 후 가장 잘 했던 2020~2021시즌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이려는 마음이 강하고, 결혼도 앞두고 있어서 심리적으로 부담감이 컸는데 이제는 다 털어내고 밑바닥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지난 시즌 부진의 이유를 설명했다.
김영훈은 “자율 협상 기간 동안 연락이 없어서 초조했다. 현대모비스에는 어린 선수들이 많은데 저도 열정에선 뒤지지 않는다. 예전에 기회를 받으려고 할 때 마음을 되새기며 밑에서 시작한다는 자세로 잘 해야 한다”며 “결혼이 6월 11일이다. 현대모비스와 계약을 해서 팀이 있는 상태에서 결혼을 해 다행이다”고 했다.
김영훈은 상대팀으로 만난 현대모비스를 어떤 팀으로 느꼈는지 묻자 “부상이나 이탈 선수가 있어도 평균이 있는, 조직적이고, 약속된 플레이가 좋았다. 쉽게 지지 않고, 쉽게 볼 수 없는 팀이었다”며 “저도 현대모비스의 시스템 농구와 농구의 길을 배운다면 다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거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김영훈은 “저는 주전급 선수도 아니다. 서명진, 이우석, 김국찬 등 어리면서도 잘 하는 선수들이 많다. 더욱 열심히 해서 기회를 받는다면 그 선수들을 뒤에서 지원하며, 지금까지 그랬듯이, 정말 코트에서 죽듯이 뛰어다니며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며 “상대 에이스를 막으라고 하면 끝까지 따라다니고, 공격에서 기회 때 한 방씩 넣어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사진_ 점프볼 DB(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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