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시대에 살아남기, 어떤 전략을 취할 것인가

이상구 2022. 5. 29.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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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를 통해 윤석열 정부는 '검찰과 기획재정부의 공동 정권'이라는 것이 확인되었다.

대통령이 검찰에 평생 몸담았기 때문에 같이 일했던 분들이 검찰뿐이라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한계이겠지만, 검찰 업무와 상관없는 자리도 검찰 출신들을 대거 임용했다.

윤석열 정부의 정책 방향을 전망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지표가 있다.

즉, 윤석열 정부에서는 재정의 자연증가 범위 내에서만 일을 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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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가 국민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공약 후퇴를 반복한다면, 이미 촛불혁명을 이룬 경험이 있는 국민들이 양극화 심화와 심각한 불공정을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5월12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위한 임시 국무회의에 참석하며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인사를 통해 윤석열 정부는 ‘검찰과 기획재정부의 공동 정권’이라는 것이 확인되었다. 대통령이 검찰에 평생 몸담았기 때문에 같이 일했던 분들이 검찰뿐이라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한계이겠지만, 검찰 업무와 상관없는 자리도 검찰 출신들을 대거 임용했다. 이제는 인사 검증도 검찰이 대거 포진하고 있는 법무부에서 담당하게 되었다. 앞으로 정부 부처의 공직 기강은 일사불란해지고, 대통령 지시에 반발하는 일은 공직사회에서는 없어질 것이다.

기재부의 약진도 눈에 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임명 등 경제 관련 부처뿐 아니라, 대통령비서실장으로 기재부 출신이 임용되고, 정부의 중요 보직에 기재부 출신들이 광범위하게 배치되었다. 이러한 인사는 그동안 기재부가 가져온 ‘재정 건전화’와 ‘민간 중심’이라는 정책 방침이 국정 전반에 반영되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정책 방향을 전망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지표가 있다. 인수위에서 선정한 110대 국정과제를 추진하는 데 소요되는 신규 재정이 209조원이라고 한다. 5년 동안 매년 평균 40조원 정도만 재정을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미 2023년 예산은 올해 본예산 607조7000억원에 정부가 2021~2025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제시한 연평균 총지출 증가율 전망치 5.5%를 단순 반영하면 약 640조원이 넘어, 전년 대비 33조원이 증가한다. 즉, 윤석열 정부에서는 재정의 자연증가 범위 내에서만 일을 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재정준칙’을 제정하여, 국가부채를 줄이고 재정 건전화를 달성하는 것을 인수위 국정과제의 하나로 발표했다. 이런 재정계획에서는 예산이 들어가는 대부분의 신규 공약 사업들은 시행이 불가능하게 된다. 병사 월급 200만원 당장 시행 등의 예산이 수반되는 공약이 모두 후퇴할 수밖에 없다.

인수위가 기재부와 협의한 내년도 예산편성 지침은, ‘코로나 지출’을 끝내고, 3년 전으로 되돌리는 것과 집행 부진 사업 등을 삭감하여 지출을 10~50% 줄여나가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고용유지지원금, 방역 지원사업, 소상공인 긴급금융지원 등과 관련된 지출이 모두 삭감될 터이다. 그나마 유지하던 공공부문 일자리도 줄어들고 서민들의 가계부채는 악성 채무로 전환되지 않을지 우려된다.

반면 감세정책은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국회를 통과하지 않아도 되는 시행령을 개정하여, 취임식 당일부터 다주택자에게 부과되는 82.5% 양도세율을 45% 수준으로 낮추었다. 다주택 소유자가 20억원 차익을 남기고 주택을 매매한 경우, 약 4억원 이상의 세금을 내지 않게 되었다. 주식양도소득세는 아예 폐지하겠다는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시행한 부자감세 정책의 후유증은 심각했다. 국회 예산정책처 계산으로도 최소 87조원 이상의 세수 감소를 초래했는데, 다시 그와 같은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재정 자연증가 범위 내에서만 일하겠다는 것인가

국민의힘 후보들의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전망도 밝지 않다. 새 정부가 국민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공약 후퇴를 반복한다면, 이미 촛불혁명을 이룬 경험이 있는 국민들이 양극화 심화와 심각한 불공정을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가계부채에 시달리는 서민들, 복지 축소로 그동안 받던 혜택조차 빼앗긴 국민들, 일자리를 잃은 시민들은 스스로 살길을 찾아 나서게 되고, 윤석열 시대의 살아남기 전략으로 ‘행동’을 선택할 수 있다. 현 상태대로라면 앞으로 나라가 시끄러워지리라 예상된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도 폐지되어, 이제 광화문광장이 다시 붐빌 수 있다. 그 과정에서 희생이 너무 크지 않기를 바라야 하는 상황이 올 것 같아 걱정이다.

이상구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운영위원장)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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