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2% 체육회 예산 확보, 엘리트 선수촌 건립 추진..앞서가는 강원도체육회
세수의 2%가 체육예산. 모든 지방 체육회가 꿈꾸는 그림이다. 그걸 강원도가 전국에서 가장 먼저 해냈다.
강원도의회는 지난 3월 강원도 체육진흥조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체육회 예산을 보조할 수 있다’에서 ‘지원하여야 한다’는 의무조항으로 조례를 고친 것이다. 구체적인 예산 액수에 대해서는 ‘전전년도 도세 수입결산액의 100분의 2에 해당하는 금액 이내로 한다’고 명기됐다. 강원도 세수는 1조7000억원 정도다. 그중 최대 2%가 체육회 예산으로 의무적으로 배정된다는 의미다. 양희구 강원도체육회장은 “강원도가 전국 최초로 조례를 개정해 체육회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했다”며 “이는 강원도 시군체육회는 물론, 전국 지방체육회 지원 조례를 만드는 데 단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체육회는 대부분 재정이 부족하다. 체육회가 민선화했지만 재정 중 상당 부분을 지자체에 의존하는 구조는 여전하다. 체육회 예산 자체가 적은 데다, 추경조차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적잖다.
강원도 체육회는 증가한 예산을 바탕으로 스포츠 마케팅에 적극 나선다. 강원도 재정자립도는 24.5% 수준으로 전국 평균(45.3%)에 크게 밑돈다. 강원 18개 시군 평균 재정자립도도 14.3%에 머문다. 결국, 타지역 사람들이 강원도로 와서 돈을 쓰게 해야만 부족한 재정을 메울 수 있다. 양민석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은 “강원도체육회는 스포츠 이벤트를 많이 개최하고 기존 대회 규모도 키우는 등 본격적으로 스포츠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원도는 도내 18개 직장운동부가 훈련할 수 있는 선수촌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직장운동부가 다양한 시설이 집적화한 곳에 모여 함께 훈련하는 곳으로 국가대표 진천선수촌과 비슷한 개념이다. 강원도는 관내 학생 운동부뿐만 아니라 강원도로 전지훈련을 오는 팀에게도 선수촌을 개방하는 등 다양한 활용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강원도는 오는 7월 영월에서 강원도체육회장기 제1회 여성종합체육대회도 개최한다. 종합대회가 여성 전문대회로 열리는 것은 무척 이례적이다. 강원도는 이 대회를 전국 대회로 키울 생각도 하고 있다.
늘어난 체육회 예산은 도민 건강 증진을 위해 일하는 생활체육지도자 처우 개선에도 쓰인다. 생활체육지도자는 전국에 약 2800명 정도가 있다. 월급은 200만원 안팎이다. 근무연수와 무관하게 액수는 거의 동일하다. 강원도에 있는 생활체육지도자는 약 200명 선이다.
강원도체육회가 안정적인 예산을 확보했다는 소식은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른 지자체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구체육회도 강원도처럼 지방세 1~2% 가량을 체육회에 의무적으로 지원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대구시 지방세는 3조5000억원가량이다. 대구시체육회는 대구 시장 후보자들과 만나 체육계 현안을 설명하고 안정적인 예산확보를 위해 조례를 개정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여러 지방체육회가 선거 후보자들을 초대해 체육발전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체육회 민선화 시대에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자치단체장에게 체육정책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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