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1의 정윤주가 되고싶어요"..더욱 각별한 두 번째 걸음

권수연 2022. 5. 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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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10월 16일, 흥국생명 정윤주가 GS칼텍스와의 개막전에서 3세트 교체 출전하며 첫 프로데뷔전을 치렀다ⓒ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흥국생명 레프트 정윤주(19)의 각오가 당차고 남다르다.

대구여고 출신 정윤주는 지난 2021-22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3순위로 흥국생명에 지목됐다. 대구여고 에이스로 맹활약하던 정윤주는 프로무대에 와서도 두각을 뚜렷이 드러내며 신인왕 후보로 주목받았다. 

지난 해 개막전 3세트에 교체투입되고 첫 득점을 올리며 성공적인 프로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총 27경기 70세트를 뛰며 공격 140점, 서브 4점, 블로킹 12점으로 도합 156점을 기록했다. 이는 신인선수들 중 가장 높은 득점이다. 

최근 본지와 통화를 가진 그는 프로로서 보낸 첫 시즌을 "그 전에 고등학교때 했던 배구는 배구의 'ㅂ'자도 아니었다"고 회고했다. 

이전까지 고등부 에이스로 활약했지만 프로무대는 결이 완전히 다르다. 소감을 물어보니 아직 애띤 말투의 그는 "프로무대에 와서 고등학교때와 가장 다르다고 느꼈던게 바로 비디오판독이었다, 경기 중에 내가 넣은 서브가 아웃인줄 알고 초조해했는데 비디오판독으로 인 판결이 나서 득점했을 때 새삼 실감했다"며 웃었다. 

정규시즌 개막전도 그에겐 감회가 새롭다. 첫 데뷔전이자, 프로로서 첫 득점을 올린 소중한 경험이다. 

정윤주는 "(개막전 당시) 박미희 전 감독님이 갑자기 "너 준비해!"라고 말씀하시는데 깜짝 놀랐다, 코트에 막 들어갔을 때는 정신이 없었는데 포인트를 내니까 눈 앞이 갑자기 맑아졌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좋은 활약을 보여준 정윤주는 올 시즌 시상식에 한국도로공사 이윤정, 페퍼저축은행 박은서와 함께 신인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비록 4표차이로 밀려나 배구인생 한 번 뿐인 상은 안아볼 수 없었지만 이미 저력을 충분히 입증한 그를 기다리는 상은 앞으로도 무수하다.

흥국생명 정윤주가 서브를 시도하고 있다ⓒ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정윤주의 포부는 제법 뚜렷했다. "상을 놓쳐서 아쉽다"는 말은 없다. 그는 "그런 상(신인상)후보에 올랐다는 것 자체가 동기부여가 된다, '왜 저 사람이 신인상 후보지?'가 아니라, '저 사람이니까 후보에 올랐다'는 실력을 갖추기 위해 더욱 분발하게 되더라"고 말했다. 그의 밝은 목소리에는 듣는 사람을 기분좋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올해 비시즌을 처음으로 함께 보내게 된 권순찬 감독에 대한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지난 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막 뽑혀 곧장 정규리그에 데뷔한 정윤주는 박 전 감독과는 비시즌 손발을 맞춰볼 새가 없었다. 그는 권 감독의 훈련에 대해 "쉴 땐 쉬고, 잡을 땐 확 잡는 분"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박미희 감독님이 마음을 섬세하게 잡아주시는 타입이라면 권순찬 감독님은 남들이 쉴 때 더 해야하고, 훈련할땐 늘 100%를 끌어내라고 하신다"며 "대신 훈련이 끝나면 자유롭게 풀어주시는 타입이다"라고 덧붙였다. 

그에게는 팬이라는 존재가 한층 더 각별하다. 정윤주는 "나는 일개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는데 데뷔하고 경기를 치르고 나니 갑자기 SNS 팔로워 수도 엄청 늘어났다, 내가 이런 사랑을 받아도 좋은건지 얼떨떨했다"고 털어놓았다. 

뭐든지 새롭기에 처음 생긴 팬 또한 더욱 깊이 남을 수밖에 없다. 정윤주는 "경기를 끝내고 나오면 보통은 언니들 이름이 적힌 팻말이 많이 보인다, 그런데 그 사이에 '신인왕 정윤주'라는 팻말을 들고 서 계신 어떤 분이 보였다, 그분이 내 첫 팬이셨다"라며 "이렇게 팬들의 큰 사랑을 받으니 자연스럽게 행동을 조심하게 되고, 배구도 좀 더 신중하게 하게 된다"고 말했다. 

비시즌은 약점이던 리시브와 수비 보완에 치중할 계획인 정윤주는 "두 번째로 치를 이번 시즌은 좀 더 나은 배구를 보여드리고 싶다"며 "팬분들의 애정에 걸맞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니 더욱 사랑해주시면 좋겠다"는 말이 말꼬리에 경쾌하게 따라붙었다.

아울러 그는 "제2의 누군가가 아니라 제1의 정윤주가 되고싶다"고 한층 뚜렷하게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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