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1박에 2000만원" 바이든이 묵은 그랜드하얏트 '프레지덴셜 스위트룸' 가보니

이신혜 기자 2022. 5. 2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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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은 투숙 불가한 대통령·월드스타 등 VIP 전용 객실
방에서 헬리콥터 착륙 가능한 옥상과 연결..보안 유리
일반 객실 크기의 10배 규모
한미 정상회담 때 경호원만 7200명..코로나에 경호인력 늘어나
2019년 하얏트 본사의 소유권 매각 후 PAG·인마크·KH그룹이 공동 소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미국 대통령의 첫 방한이자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한미 정상의 첫 만남을 앞두고 미국 대통령의 숙소에 관심이 쏠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투숙 장소로 그랜드하얏트 서울을 선택했다. 그랜드하얏트 서울은 남산 아래 고지대에 있어 보안 측면에서 좋고, 총 2개의 입구로만 호텔에 들어갈 수 있어 차량 통제가 가능하다는 점이 미국 대통령들의 선호 이유로 꼽혔다.

24일 오후 3시쯤 조선비즈는 지난 한미 정상회담 기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묵었던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서울 20층에 있는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을 둘러봤다.

그랜드하얏트 서울 최상층인 20층에 있는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은 325㎡(약 98평) 규모로 일반 객실 평수 30㎡(약 9평)에 비해 약 10배에 해당한다.

이곳은 1990년대 이후 방한한 모든 대통령이 한국을 찾았을 때 묵었던 객실이다. 국가원수나 월드 스타 등 VIP들만 묵을 수 있어 일반인 숙박이 불가능하다. 올해 그랜드하얏트 서울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의 1박 가격은 지난해 초(1800만원)에 비해 상향 조정된 2000만원이다. 프로모션 가격은 800만원에 판매되기도 했다.

그랜드하얏트 서울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의 침실과 옥상 헬리콥터 착륙장과 연결된 비상문. /이신혜 기자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에는 한강 전망의 침실, 개인 피트니스룸, 다이닝룸 등이 있다. 침실 근처에 헬리콥터 착륙이 가능한 옥상 비상문이 연결돼있어 비상시 빠른 이동이 가능하다. 국가 원수들이 많이 묵었던 방인 만큼 보안에 대비한 설계로 만들어졌다.

거실에는 텔레비전, 10인용 소파, 각종 주류가 배치된 2인용 바 테이블이 자리 잡고 있다. 거실과 이어진 다이닝룸은 12명이 앉을 수 있는 직사각형 테이블과 개방형 주방이 있다. 음식 조리 및 취식이 가능하다.

남산타워가 보이는 서재에는 전 세계 시간이 표기돼있는 세계지도 모양의 원형 시계가 배치돼 있다. 개인 피트니스 공간과 이어져 있는 남산 전망 욕실은 43㎡(약 13평)로 대리석으로 만들어졌다. 원형 석재 욕조와 두 개의 세면대, 샤워대가 마련돼있다.

그래픽=손민균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에서 묵은 유명 인사로는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찰스 황태자, 1990년대 이후 미국 대통령(빌 클린턴, 조지 H.W. 부시,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도널드 트럼프, 조 바이든), 해외 스타(톰 크루즈, 키아누 리브스, 소피 마르소) 등이 있다.

특히 이번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국내·외관심이 커지며 호텔 경비 인력도 증설됐다. 그랜드하얏트 서울 호텔 관계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방한 때보다 청와대 경비팀, 미국 측 경호팀, 용산경찰서 경비 인원이 최대 2배 정도로 늘어났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첫 미국 대통령 방문에 대한 관심이 쏠리며 경비 인력이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측은 한미 정상회담 당일 경호·경비 인력이 약 7200명이라고 밝혔다.

VIP 숙박 외에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은 대관이나 명품 브랜드 상품 출시 행사, 광고, 영화 촬영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블랙핑크 지수의 디올어딕트 립 제품 광고, 토크쇼 ‘유퀴즈 온 더 블럭’의 차준환 선수 인터뷰 장소로 활용됐다. 대관료는 인건비와 푸드 비용이 포함돼 2000만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그랜드하얏트 서울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의 남산 전망 서재와 욕실. /이신혜 기자

그랜드하얏트 서울의 소유주는 홍콩계 사모펀드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 호주계 인마크자산운용, KH그룹 등이다. 이들은 공동 투자 방식으로 2019년 그랜드하얏트 본사로부터 호텔 소유권을 인수했다.

현재 그랜드하얏트 본사에서 운영권을 가지고 있지만, 호텔 관계자에 따르면 사모펀드 관계자들이 경영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랜드하얏트호텔 서울 관계자는 “하얏트 본사가 소유권을 매각한 이후 호텔 운영이 조금 더 현지화된 측면이 있다”며 “임원급이 한국인들로 많이 채워졌고, 근무 분위기도 바뀌었다”고 밝혔다.

대주주 중 하나인 KH그룹 계열사 KH필룩스 관계자는 “운영이나 인사권에는 개입하고 있지 않지만 사기 진작 측면에서 호텔 임직원에게 복지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KH그룹은 최근 또 다른 공동 투자자인 PAG, 인마크가 소유한 그랜드하얏트 서울 지분을 추가 확보하고 있다. 다만 계약 조건상 한 법인의 지분이 50%를 넘을 수는 없다는 것이 KH그룹 관계자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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