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격전지] '광주사람' 주기환 국힘 후보의 첫 정치 도전.."'통합·발전' 바람 일으킬 것"

광주광역시=정현진 기자 2022. 5. 2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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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불모지' 광주에서 첫 정치 도전
尹대통령과 광주지검서 인연 맺어..인수위 활동
"'민주당 독점' 정치지형 바꿔야 한다는 시민 많아"

12만4511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 광주광역시에서 얻은 표 숫자다. 선거 과정에서 높여 잡은 목표 득표율 30%에는 크게 부족했지만, 역대 보수정당 대선 후보 중 가장 높은 12.7%라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대선 후에도 국민의힘은 서진(西進)정책을 이어갔다. 윤 대통령 새 정부 장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비롯한 의원 거의 전원은 KTX 열차를 특별 편성해 광주로 내려가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서울로 돌아오는 열차 안에서는 점심으로 주먹밥 도시락을 먹었다. 5·18 당시 계엄군에 맞서 시민들이 밥을 지어 시민군들에게 식사를 제공한 것에서 착안한 것이다.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19일 오전 광주 북구 광주역 앞 광장에서 국민의힘 주기환 광주시장 후보가 유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험지인 호남에도 광역단체장 3명 공천을 조기에 마무리하며 선거 준비를 서둘렀다. 전남지사 후보에는 순천시 재선의원 출신인 이정현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대표가 나섰고, 전북지사 후보에는 민주당 출신으로 4선 의원을 지낸 조배숙 전 의원이 공천을 받았다.

주기환 광주시장 후보는 이정현·조배숙 후보와 함께 국민의힘의 호남 공략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정치 신인이지만, 윤 대통령과 관계 측면에서는 가장 가깝다, 2003년 윤 대통령이 광주지방검찰청 특수부에서 재직하던 2년간 검사와 수사관 관계로 만나 인연을 맺었다. 주 후보는 조선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검찰수사관으로 31년간 근무했고, 2020년 광주지방검찰청 수사과장을 끝으로 정년 퇴임했다. 지난 제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정무사법행정분과 전문위원을 맡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2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 5·18 유가족의 손을 꼭 잡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7일 오후 광주 서구 상무지구에 있는 선거사무소에서 만난 주 후보는 “평생을 광주에서 산 광주사람 주기환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당은 광주시민들이 마음을 덜 주는 국민의힘 소속이지만, 뿌리는 같은 땅에 내리고 있다고 강조하려는 듯 보였다.

주 후보는 1960년 광주 광산구 동곡동에서 태어나 단 한번도 광주를 떠나지 않았다. 그는 “군대에 있을 때를 빼고는 평생을 광주에 살았다”면서 “광주에서 민주당 독점 체제에서 벗어나려는 ‘변화의 바람’을 지금처럼 이만큼 강하게 느낀 적이 없다”고 했다. 주 후보는 “광주에서 변화의 초석을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선거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저음의 목소리는 오랜 유세로 쉬어 있었지만, 잠겨 있는 목소리 속에서도 보수정당 역대 최고 득표율을 얻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주 후보는 여론조사 결과 강기정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주겠다는 뜻을 굳히지 않은 시민들이 많다면서, “중도층 표심이 아직 남아 있다”고 했다.

지난 29일 주기환 국민의힘 광주광역시장 후보가 북구 말바우시장을 방문해 상인과 대화하고 있다. /정현진 기자

◇주기환 후보와 일문일답

─국민의힘 불모지 광주에서 첫 정치도전을 하게 된 계기가 있나.

“광주는 소위 ‘민주화의 1번지’로 불린다. 그런 광주가 민주당 독점이 됐다. ‘민주 시민’이었던 광주시민이 다시 독재 체제의 시민이 된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이 정치 구조에서 벗어나 시민 통합을 이루고 견제와 균형을 통해 광주를 발전시키겠다는 마음으로 출마를 결심했다. 이는 윤석열 정부의 국민통합 정신과도 이어진다.”

─현장에서 듣는 광주시민들의 목소리는 어떤가.

“오늘(27일) 아침에 사전투표를 했는데, 시민들의 표정과 보내주시는 응원을 보고 많은 분들이 저와 뜻을 같이 한다는 것이 느껴져서 나름 고무적인 상태다. 유세를 나가면 ‘이젠 바뀌어야 한다’는 말씀을 가장 많이 듣는다. 우리 당은 광주에서 후보를 아예 내지 못한 경우도 있고, 그동안 광주시장 선거에서 최고 득표율이 14.2%(민선 5기)에 그쳤다. 이번에는 그 숫자는 훨씬 상회하지 않을까 기대한다.”

─지난 26일에 나온 방송3사 여론조사를 보면 강기정 후보가 56.1%인 반면 주 후보는 9.2% 지지율에 불과했는데.

“17개 광역단체장 중 전국 최저 지지율이더라(웃음). 예전 같으면 보수당 후보 지지율이 9%일 때 민주당 후보는 70~80%가 나와야 한다. 하지만 50% 중반이지 않나, 약 30%가 중도층이라는 거다. 이 중에 일부만 가져와도 나름의 쾌거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번 선거에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견제와 균형이 없는 정치는 아무 의미가 없다. (민주당) 독점 체제의 광주 정치구도를 타파하는 초석이라도 만들어야 하지 않나. 거기에 가장 큰 의미 부여를 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주류가 된 정치 지형으로 바뀌어야 광주의 미래도 보인다.”

─광주에서 만난 청년들은 만나 보니 기성세대와 정치 견해가 다르더라.

“저 같은 기성세대는 부모의 틀에 맞춰지는 인생을 살았다. 수직적인 관계였다. 그러나 지금은 부모와 자식 관계가 수평적이다. 자기만의 캐릭터를 갖고 있다.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를 앞서가고 있다.”

주기환 국민의힘 광주시장 후보 선거공보물 캡처

─선거공보물을 보니 ‘중앙정부 직통’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과의 관계도 각별하다. 선거에 나간다니 대통령이 말해준 게 있나.

“출마 과정에서 대통령과 협의를 하거나 말씀을 나눈 적은 없다. 하지만 대통령은 (광주지검에서) 함께 근무할 때부터 광주 발전에 대한 관심이 많으셨다. 이번 5·18기념사에서도 인공지능(AI)과 첨단 기술기반 산업의 고도화를 이룰 곳으로 광주와 호남을 낙점하시지 않았나. 윤석열 정부는 광주를 대한민국의 실리콘밸리로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고, 이는 광주를 인공지능 도시로 만들겠다는 내 공약과도 상통한다.”

─광주에서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한 가지를 꼽자면.

“군 공항 이전 문제, 무등산 문제, 복합쇼핑몰 문제 등의 이야기를 하는데, 딱 하나를 꼽는다면 AI 관련 산업을 제대로 확충시키는 것이다. AI 데이터센터와 AI반도체 특화단지를 조성하고 이를 첨단산업융복합연구소와 연계해 융복합 산업벨트를 구축하는데 약 10조가 든다. 이미 지난 지방정부에서 약 4000억원을 투입해 AI 융합 집적단지를 조성 중인데,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 이미 공사현장에 방문해 ‘돈이 없어서 못한다는 얘기는 안 나오도록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부분이 해결되면 광주는 청년들이 떠나는 도시가 아니라 청년들이 돌아오고, 외부에서도 청년이 유입되는 도시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주 후보는 “시민들의 열린 마음을 이끌어내는 것이 가장 이번 선거의 가장 큰 목표”라면서 “선거운동을 하는 동안 ‘국민통합’의 명분을 잃지 않고 광주에서 변화의 바람을 이끌어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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