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계획 다 짰는데 운항 취소.. 항공권 선판매에 소비자 '분통'

김우영 기자 입력 2022. 5. 2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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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A씨는 다음달 베트남 호찌민으로 휴가를 가기 위해 이달 11일 국내 한 저비용항공사(LCC)의 항공권을 예매했다.

오는 6월 여행사를 통해 다낭 항공편을 예매한 한 소비자는 2만원의 발권 수수료를 낸 뒤에야 환불을 받았고, 출국일 보름 전에 비운항 통보를 받았다는 또 다른 소비자는 다른 항공권을 구하지 못해 결국 전체 여행을 취소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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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항공사, 운항 허가 없이 항공권부터 판매

직장인 A씨는 다음달 베트남 호찌민으로 휴가를 가기 위해 이달 11일 국내 한 저비용항공사(LCC)의 항공권을 예매했다. 항공 스케줄에 맞춰 숙박 예약까지 마쳤지만 일주일 뒤 ‘해당 항공편이 비운항 처리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정부로부터 해당 노선의 운항 허가를 받지 못하면서 운항 일정이 취소된 것이다.

항공권 비용은 모두 돌려받았지만 예약해둔 호텔이 문제였다. 숙박 일정을 변경하거나 취소하려면 위약금을 내야 했다. 여행까지 2주를 앞둔 상황에서 비운항 통보를 받은 탓에 다른 항공권을 구하기도 어려웠다. A씨는 “운항 허가도 받지 못한 항공권을 판매해도 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지난 5월 16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계류장에서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뉴스1

국내 일부 LCC들이 운항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노선의 항공권을 선(先)판매하면서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매달 정부에 노선별 운항 허가를 신청해야 하는데, 운항 2~3주 전 운항 허가 여부가 결정되는 구조적 원인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소비자들의 피해 사례를 막기 위해 항공사들에 항공권 선판매를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091810)은 오는 6월 1일부터 22일까지 대구~태국 방콕 노선을, 30일까지 인천~베트남 호찌민 노선의 운항 계획을 취소했고, 진에어(272450)도 6월 30일 이후로 베트남 다낭 노선의 출발 일정을 미뤘다. 정부가 다음 달 해당 노선들에 비행기를 띄울 수 있는 운항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는 게 항공사들의 설명이다.

항공사를 통해 직접 항공권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전액 환불이 가능했지만, 여행사를 통해 항공권을 구매한 경우 발권 수수료를 내야 항공권 취소가 가능한 경우도 있다. 항공 일정에 맞춰 예약한 호텔·렌터카 업체들은 스케줄 조정이나 취소에 따른 위약금을 요구하고 있다.

온라인 여행 커뮤니티에는 항공편 비운항 관련 불만글이 속출하고 있다. 오는 6월 여행사를 통해 다낭 항공편을 예매한 한 소비자는 2만원의 발권 수수료를 낸 뒤에야 환불을 받았고, 출국일 보름 전에 비운항 통보를 받았다는 또 다른 소비자는 다른 항공권을 구하지 못해 결국 전체 여행을 취소했다고 토로했다.

지난 5월 18일 한 온라인 여행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 /네이버 카페 캡쳐

항공사들의 선판매 문제가 불거진 것은 달라진 운항 허가 구조의 영향이 크다. 국토교통부는 코로나19 이후 항공 운항 횟수를 제한하면서 반기 단위였던 운항 허가 심사를 매달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항공사가 6월 운항 일정을 5월 초에 신청하면, 1~2주가량 심사를 거쳐 운항 여부가 결정되는 방식이다. 6월 초 출국 예정이었던 소비자 입장에선 출국을 보름 앞두고 운항 취소 통보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항공사와 여행사들은 최소 3달 전부터 항공권 예매를 받아야 고객을 모을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운항 허가가 나오기 전에 미리 항공권을 판매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최소 3달 전부터 항공권 예매를 받아야 운항을 준비할 수가 있고 모객도 가능하다”며 “지금처럼 운항 허가가 나온 뒤에 예매를 받기엔 시간이 촉박하다”고 말했다.

항공사의 선판매를 법적으로 제재할 규정도 마땅치 않다. 국토부는 최근 항공사들에 공문을 보내 항공권 선판매를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매달 방역 당국과 협의해 국제선 공급량을 조절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일부 노선의 운항 허가가 안 나올 수 있다”며 “소비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항공권 선판매를 자제해달라고 공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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