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전의 핵심전력, 지휘통제 체계(하) [밀리터리 동서남북]

이종윤 입력 2022. 5. 28. 23:58 수정 2022. 5. 29. 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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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지능형 지휘통제 체계 중에서 AI 軍 참모 기술은 핵심 코어 기술로써 전장상황에서 수집되는 다양한 정보를 분석·요약하고 대응방책을 제공, 지휘관이 올바른 상황인식을 통한 적시적인 전투지휘 및 결심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인공지능 기술이다. AI 전장 분석관은 전장의 극한·열악한 환경에서 전투자원에 부착된 다양한 웨어러블 센서로부터 정보를 수집하고 교전상황을 실시간 분석·예측하여 지휘관의 의사결정을 지원해 주는 기술로 발전하고 있다. 사진=육군 우주력 홍보 영상·한화시스템 홈페이지 캡처 합성
미래의 지능형 지휘통제 체계는 지휘관의 의사결정과 전장관리를 지원하는 핵심전력 체계로 전장 인식, 지휘통제, 전력 운용을 위해 지휘소의 정보처리 및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자동화 체계로써 다양한 감시·정찰 자산으로부터 적시 적절한 의사결정과 전장관리를 지원함으로써 합참, 작전사령부, 군단, 사단 등 지휘관의 작전지휘를 지원한다.

또한 현재 수집된 전장 정보를 실시간 분석해 적의 위협을 평가하고, 최적의 방어·공격 수단을 결정해 명령을 하달·공유하는 체계로 전장상황 인식을 위해 네트워크 기반의 신속·정확한 정보의 수집, 처리, 전파 및 지식관리체계 구축과 의사결정자에 작전환경에 대한 체계적 지식을 제공하며 전장의 가시화, 전장상황의 공유, 다차원 공간에서의 다양한 무인체계까지 연동하는 동시·통합전 수행을 위한 지휘통제 기능을 제공한다.

군사전문가들은 오늘날의 전장은 지휘관들의 과도한 지휘 충동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고 한다. 이는 정보기술의 혁명과 함께 C4I 체계의 발달로 아군과 적군의 전황이 명확하게 가시화된 지휘수단이 발달함에 따라, 상급부대 지휘관이 예하제대의 모든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켜 마치 스타크래프트 게임처럼 마우스 컨트롤하듯 사사건건 간섭하게 되는 경우다.

그러나 현대의 대규모 국지전 및 전면전에선 수십만명의 부대가 지·해·공 수중에서 동시다발적 교전이 발생하고 수백 수천 곳에서 전투가 벌어지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남북한은 대규모 특수부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상대방의 측 후방에 특수부대가 동시에 뿌려져 침투하는 상황이 현실화 한다면 전선은 부분적 일시적으로만 형성될뿐 비선형 전투가 곳곳에서 벌어져 아무리 지휘통신수단이 발달해도 불확실성과 우연이 지배하는 전장의 안개를 극복하기란 불가능한 측면이 있다고 보고 있다.

KCTC(과학화전투훈련장, Korea Combat Training Center)에 참여한 훈련군의 대대급 지휘 사례에서도 일선에서의 지휘관이 전황파악을 게을리하고 통신체계에 의존하다가, 오보고를 포함한 막대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중요한 정보를 선별하지 못하고 패배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렇다고 일선 부대에 지나친 임무형 자주성을 부여하면 이는 변화하는 전장에서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임무형 지휘의 근간이자 가장 중요한 개념이면서도 가장 큰 위험 요소이기도 하다.

2차대전의 최고의 명장들이자 지략가들도 휘하의 일선 지휘관들이 전황 판단에 실수를 범하는 순간, 그 실수가 전략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끼쳐 한순간에 전장 전체에 재앙급의 피해를 끼칠 확률이 매우 높았다고 전한다.

그러나 그들은 초인적인 정신력으로 단 하루도 예외 없이 직접 전선 시찰, 휘하 참모들에게 자기가 세워놓은 기준을 충족하는 세밀한 보고서를 매일 제출할 것을 요구했고, 이런 정확한 정보들을 기반으로 방대한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는 전투들을 파악하고 수백km 전역에서 수십만 규모의 부대를 완벽하게 컨트롤할 수 있었다고 전한다.

따라서 이를 근거로하면 현대·미래전도 'C4I 체계의 고도화와 더불어 일선 부대의 임무형 자주성 사이의 균형점'이 전쟁양상의 승패를 좌우한다고 해석된다. 다만, 이를 수행할 최고위 지휘관부터 일선 부대원까지 어느 쪽이 더 우수하고 체계적인 훈련과 무기체계를 갖추었는가 하는 것이 관건 임은 물론이며 유사시 전황파악에서 디지털 방식과 아날로그 방식을 포함한 고도의 신뢰도를 높이는 신경망으로써 강력한 C4I 체계를 구축·유지·보호·강화하는 전력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전쟁의 기본은 '기만' 즉 속임수다. 또 전장의 기본원칙은 '먼저 보고, 먼저 쏘고, 먼저 격파하라'이다. C4I와 같은 지휘통제 체계의 진화와 더불어 AI, 빅데이터, 양자컴퓨팅과 같은 최첨단 기술의 발달로 전장 공간에 드론이나 로봇, 가볍고 효율적인 휴대용 미사일의 발달 등 신무기체계가 도입되고 있으므로, 개별전투원들이 얼마나 더 빨리 전장 공간을 인지하고 판단해 대응하느냐에 따라 생존 및 승패가 갈리게 된다. ‘먼저 보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시각지능은 비전 센서로부터 수집된 센싱정보를 처리하여 적군·아군·민간인의 위치 및 피아식별, 무기 등 객체를 식별하는 기술이다. 전쟁 상대의 전투복으로 위장하는 것은 기본이고 실제와 거의 유사하며 적외선 포트로 구분이 안 되는 정밀한 군용 더미(military dummy:위장 헬기의 경우 프로펠러가 회전하고, 위장 탱크의 경우 포탑회전과 이동이 가능하다) 등으로 가리고 위장이 빈번한 전투현장에서 적군의 일부만 보이더라도 객체의 식별이 가능해야 한다. 사진=한화시스템 홈페이지 캡처 합성
북한의 핵전술, 특히 고공 핵폭발도 주목해야 한다. 미국의 군사전문가인 블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최근 핵무기 자체가 핵 폭팔시 발생하는 EMP(전자기 펄스, ElectroMagnetic Pulse=HPEM, High Power Electromagnetic) 무기의 하나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북한이 이미 핵실험 과정에서 상당한 지식과 역량을 축적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핵탄이 30km 이상의 고공에서 폭발하면 인명 피해가 거의 없는 대신 강력한 X-선과 전자기펄스(EMP)가 발생해 아래 넓은 지역의 레이더와 통신망, IT 기기들을 무력화하고, 폭발지역을 반복 통과하는 인공위성의 수명을 크게 단축시킨다.

이는 EMP에 의한 방호대책이 없는 상태에서 EMP 공격을 받는다면 일순간에 정보체계, C4I 체계가 마비되거나 운용이 제한돼 전장의 승리를 보장할 수 없게 될 수 있다는 얘기다.

EMP탄은 탄두 재진입이 필요 없고 정확도가 낮아도 무방하므로, 방사포와 같은 비교적 낮은 성능의 미사일도 사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최근 북한의 핵투발 수단이 ICBM·SRBM 등으로 다종화, 고도화 양상을 보임에 따라 유사시 반드시 소형화된 핵EMP탄 또는 비핵EMP탄을 전시 초기 또는 전쟁 수행간 필요시 수차례에 걸쳐 사용한다고 보고 이에 반드시 대비책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남북간 첨단 IT기기의 발달 및 사용 측면에선 북한이 비교할 수 없이 열세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상호 EMP탄 공격을 동시에 감행한 상황을 가정했을 때 군과 민간 시설을 막론하고 역설적으로 한국은 세계적인 IT 대국이면서 대도시 밀집도와 노출 정도가 크고 고공 방어망이 취약해 우리에게 특히 위협적인 전술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은 이미 1960년대 군사력 증강을 위한 4대 군사기본노선을 제시하고 '전 지역의 요새화'로 주요시설과 웬만한 군시설은 특기인 땅굴 기술로 모두 지하화해 구축해 상대적으로 EMP 방어에 유리할 수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나오고 있다.

우리 군은 모든 지략을 동원해 적군의 장점을 역이용해 지하화한 이를 시설을 무력화할 수 있는 특화된 전략과 전술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지난해 6월 VOA(Voice of America)에 따르면 미 의회 자문단체인 국가국토안보에 대한 EMP TF(Task Force) 사무총장(前 CIA 러시아 분석관) 피터 빈센트 프라이 박사는 최근 공개한 북한의 EMP 위협평가 보고서에서 북한은 이미 초강력 EMP탄과 비핵 EMP 대포 개발을 완료했다고 평가했다.

이 보고서에선 북한이 보유한 초강력 EMP탄은 100kV/m(1m당 100킬로볼트)이상의 출력을 낼 수 있으며, 미군 시설의 EMP 공격 방어기준 50kV/m(1m당 50킬로볼트) 기준 2배 이상 초과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강력 EMP탄 기술에 깊이 관여했던 전직 러시아의 장성 2명의 증언을 인용해 북한에 관련기술이 유입됐으며, 수년 내 '북한이 EMP 무기체계를 완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특히, 보고서는 '북한은 한국을 향한 EMP 공격을 수년에 걸쳐 해왔다'며 '북한이 이미 재래식 EMP 대포 시험 도발을 실시해 한국 내 지난 2010~2012년 3년간 대규모 통신장애가 발생한 것이 그 원인이었다'고 밝혔다.

우리 군도 그동안 상당한 EMP에 관한 공격과 방어 전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지만, 북한의 최근 약 2만3000명에 달하는 인원으로 알려진, 정예 사이버 전사에 의한 '제4의 전장인 사이버 교란 공격'과 함께 '비대칭 전력인 핵 또는 비핵 EMP 무기체계'를 이용한 공격에 대비해 현시점에서 전시를 가정한 우리군의 지휘통제 체계 유지에 문제점이 없는지 냉철하게 면밀히 점검하고 이에 확실한 대비를 갖추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관련 전문가들은 국가 차원에서도 관련 법령을 정비하고, EMP 방호 가이드라인과 대국민 홍보와 교육, EMP 대응체계와 역량 강화를 위한 방호체계의 보완 구축 등 국가 총력적인 예방과 대비·대응·복구 등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우리 군도 유사시 북한의 EMP 공격으로부터 피해를 최소화하고 지휘통제 체계의 전력을 유지함으로써 국가안보를 굳건히 해야 할 것이다.

군사전문가들은 한국군의 C4I 체계는 △자주성 측면에서 소부대에서 대부대에 이르기까지 독자적인 정찰감시 능력과 정보체계를 확실하게 갖추고, △합동성 측면에선 합동참모본부와 각 군의 C4I 체계를 효과적으로 구축·연결하는 전략과 △연합성 측면에서 한·미 동맹관계의 위상변화 및 군사지휘관계에 대한 합의를 통해 연합 C4I 체계의 상호연동 수준을 정밀화 고도화하는 방향으로 발전, 고도화 되어야 한다고 그 방향을 분석·제시하고 있다.

핵 또는 비핵무기에 의한 강력한 EMP는 단 한 발로도 광대한 지역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전기·전자·통신 등 군사부분의 C4I 시설과 장비뿐만 아니라 전력·통신·교통 등 국가 기반시설을 포함해 사회 전 부분이 EMP 공격으로부터 영향을 받을 것이다. 가능한 정밀한 북한의 EMP 위협분석을 바탕으로 한국은 EMP 방호를 위해 국가위기관리 차원의 방호계획 수립과 연구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EMP탄은 강력한 전자기펄스를 뿜어 타격 반경의 적에게 무차별적인 대량 피해를 준다. 전자기기의 금속도체에 도달하면 순간적으로 강력한 전류로 바뀌는데 전자기기에 번개가 흐르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과전류로 회로자체를 영구적으로 파괴하기 때문에 전자기기는 전원을 꺼 놓아도 겉은 멀쩡하지만 내부회로는 완전히 타버린다. 그래픽=네셔널 인터레스트(national interest)캡처, 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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